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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현대자동차가 발표한 31조 원(약 210억 달러) 규모의 미국 투자는 단순한 해외 공장 확대가 아니다. 이는 한국의 강성 노조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던지는 동시에 기업의 생존 전략을 명확히 보여주는 신호다. 미국은 현대차의 대규모 투자에도 오히려 높은 관세를 부과했다. 국내 자동차 산업과 제조업 전반에 큰 타격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현대차 노조는 노동자들의 생존권 보호가 아니라 정치적 이슈를 내세우며 또다시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노동조합의 존재 이유를 의심케 하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다음 달 3일부터 미국에 수입되는 모든 외국산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영구적으로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현대차가 31조 원이라는 천문학적 금액을 투자하고도 관세 면제나 유예 혜택을 받지 못한 것은 글로벌 무역 환경의 냉혹한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자동차가 한국의 대미 수출 1위 품목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는 국내 자동차 산업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
현대차가 현재 미국 앨라배마와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 중인 차량을 늘리고, 루이지애나에 270만 톤(t) 규모의 제철소를 신설하여 미국 내 공급망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은 국내보다 미국을 더 중요한 생산 거점으로 삼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결국 한국 내 자동차 제조업과 부품 산업의 일자리가 위협받는 현실이 코앞에 닥쳤다는 뜻이다.
이처럼 자동차 산업이 중대한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도 현대차 노조는 정치적 투쟁에 몰두하고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현대차 노조와 한국지엠 노조는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과 관련하여 정치적 요구를 내걸고 파업을 강행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기각할 경우 모든 조합원이 참여하는 총파업을 벌이겠다고 예고했다.
노동조합의 본질적 역할은 노동자의 권익 보호이며, 이를 위한 협상과 합법적 투쟁 권한은 충분히 보장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대차 노조는 이러한 본연의 역할을 망각한 채 정권 퇴진과 탄핵 문제를 내세워 노동 현장을 정치 투쟁의 장으로 변질시키고 있다.
현 시점에서 현대차 노조가 기억해야 할 교훈이 있다. 1980년대 미국 자동차 산업은 강성 노조의 무리한 요구로 경쟁력을 급격히 상실했고, 그 결과 일본 자동차 기업들이 시장을 점령하게 되었다. 전미자동차노조(UAW)의 과도한 요구는 기업의 유연성을 제한하고 생산성을 떨어뜨려 결국 미국 자동차 산업의 몰락을 불러왔다. 이후 미국은 노조 문화를 개혁하고 협력적 노사 관계를 구축하면서 다시금 경쟁력을 회복했다.
하지만 한국의 강성 노조는 여전히 변화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현대차의 국내 공장은 높은 인건비와 낮은 생산성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잃고 있다. 생산성 개선 없이 무리한 요구만을 반복하는 노조의 태도는 결국 현대차의 해외 생산 확대를 더욱 가속화할 것이다.
현대차의 대규모 미국 투자는 노조에 대한 경고다. 기업은 지속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만약 현대차 노조가 지금처럼 정치적 투쟁과 무리한 요구를 계속한다면 기업은 점점 더 국내 생산을 줄이고 해외로 눈을 돌릴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노동자들의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노조가 진정으로 노동자의 미래를 위한다면 이제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미국은 1980년대의 실패를 교훈 삼아 노조 문화를 변화시켰다. 강성 노조의 시대는 끝나 가고 있다. 변화하지 않는다면 결국 소멸할 수밖에 없다. 현대차 노조가 변하지 않는다면 현대차는 더 이상 한국에 남아 있을 이유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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