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이 올해 상반기 금융업계의 판을 흔드는 실적을 거뒀다. 상반기 순이익은 3조 원에 육박했고 2분기에는 증권업계 최초로 두 분기 연속 1조 원대 순이익을 기록했다. 자기자본 16조 원 시대를 연 가운데 해외사업과 자산관리(WM)·연금 등 주요 사업이 성장하며 글로벌 투자은행으로의 체질 변화가 숫자로 표출되고 있다.
이 같은 변화의 중심에 김미섭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부회장이 있다. 그는 1998년 미래에셋에 합류한 뒤 홍콩·싱가포르·브라질 등 해외 현장을 누빈 글로벌통으로 박현주 회장의 해외 진출 전략을 가장 가까이서 실행해 온 인물이다. 미국 ETF 운용사 글로벌X 인수와 인도 쉐어칸 인수 등 굵직한 해외사업을 이끈 경영 방식은 국내 시장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투자 영토를 개척하는 데 맞춰져 있다.
역대급 실적이 하반기에도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스페이스X 등 투자자산 평가이익이 실적을 크게 끌어올린 만큼 시장 상황에 따른 변동성 관리가 리스크로 떠올랐다. 미래에셋증권이 하반기에 글로벌·디지털 금융회사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외 현장서 만든 글로벌 경영
김미섭 부회장은 미래에셋의 성장사와 궤를 같이해 온 전문경영인이다. 1968년생으로 전북 전주 영생고와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하나은행에서 금융권 경력을 시작했으며 1998년 미래에셋자산운용에 합류했다. 미래에셋그룹이 해외로 사업 영역을 넓히기 시작한 초기부터 현장을 지킨 만큼 그룹 내부에서 대표적인 ‘미래에셋맨’으로 평가받는다.
그의 경쟁력은 해외 현장에서 축적됐다. 홍콩·싱가포르·브라질 법인 대표를 거쳤고 글로벌사업부문을 총괄하며 신흥시장과 선진시장을 두루 경험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 시절에는 미국 ETF 운용사 ‘글로벌X’ 인수를 주도하며 글로벌 자산운용 사업의 영토를 넓혔다. 단지 해외에 지점을 세우는 수준을 넘어 현지 금융회사와 플랫폼을 통째로 확보해 새로운 수익원을 만드는 미래에셋 특유의 전략을 실무에서 직접 구현해 온 인물이다.
김 부회장이 2021년 11월 미래에셋증권으로 자리를 옮긴 후에도 이 글로벌 전략은 고스란히 이어졌다. 미국과 홍콩, 런던 등 선진 금융시장에서는 트레이딩과 투자사업을 확대하고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는 WM(자산관리) 기반을 키우는 방식으로 해외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했다. 특히 인도 시장에서 현지 10위권 증권사인 ‘쉐어칸’을 2024년 11월 최종 인수하며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신흥국 금융시장에 직접 진입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상반기 3조원 ‘어닝 서프라이즈’
이러한 글로벌 영토 확장은 압도적인 실적이라는 결과물로 증명됐다. 올해 상반기 미래에셋증권의 세전이익은 3조8863억 원, 순이익은 2조9072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349%, 338% 폭증했다. 2분기 순이익은 전분기보다 90% 늘어난 1조9052억 원을 기록했다. 회사가 가진 돈으로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익을 냈는지 보여주는 수익성 지표인 연환산 ROE(자기자본이익률)는 상반기에 무려 39.5%에 달했다.
이 같은 성적표는 김 부회장이 주도해 온 자기자본투자(PI) 성과가 가시화된 덕분이다. 특히 글로벌 혁신기업에 선제적으로 투자해 온 전략이 빛을 발했다. 미국 우주항공 기업 스페이스X 관련 평가이익이 2분기에만 1조6242억원 반영되며 실적을 수직 상승시켰다.
물론 상반기 성과를 일회성 지분가치 상승으로만 설명하긴 어렵다. 해외 법인의 순수한 영업 창출력과 국내 본업의 성장세가 탄탄하게 받쳐줬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2분기 해외법인 세전이익은 약 6091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50% 증가했다. 미국(37%), 홍콩(35%), 런던(18%), 인도(5%) 등 특정 지역에 치우치지 않은 균형 잡힌 수익 구조도 완성됐다.
여기에 주식 위탁매매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6256억원)이 전분기 대비 36% 증가하고 금융상품 판매 수수료(1310억원)가 역대 최대를 기록하는 등 국내 본업의 기초체력도 훌륭했다.
역대급 성과를 이끈 공로로 김미섭 부회장은 올해 상반기 총 23억4400만 원의 보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반기 실적 지속 가능성 과제
김 부회장이 허선호 부회장과 함께 이끄는 각자대표 체제의 시너지도 발휘됐다. 김 부회장이 글로벌·IB(투자은행: 기업금융 및 대형 투자 업무)를 중심으로 외연을 넓히는 동안 허 부회장은 WM·연금 등 국내 고객 기반 확대를 맡아 안살림을 단단히 굳혔다. 그 결과 연금자산은 올해 6월 80조원을 넘어섰고 국내외 총 고객자산은 784조원까지 증가했다. 글로벌 투자로 새 수익원을 확보하는 동시에 연금 자산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하방 지지력을 갖추는 성장축이 동시에 작동한 것이다.
다만 하반기 경영 환경은 녹록지 않다. 투자자산 평가이익은 장부상 실적을 일시에 끌어올리지만 반대로 시장 상황에 따라 주가가 하락하면 실적 변동성을 키우는 양날의 검이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스페이스X 지분가치 변동이 향후 미래에셋증권의 분기 실적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미래에셋증권의 하반기 과제는 명확하다. 글로벌 투자로 얻은 일회성 성과를 매달·매분기 들어오는 ‘반복 가능한 경상수익’으로 전환하고 시장 변동성에 흔들리지 않는 견고한 사업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글로벌 금융인의 주거공간
김미섭 미래에셋증권 부회장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진 ‘판교푸르지오그랑블’은 판교를 대표하는 주거단지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에 위치한 이 단지는 2011년 7월 준공되었다. 최고층 25층, 총 14개동 948가구 규모다. 전용면적 97.71㎡부터 139.72㎡까지 전 세대가 중대형으로만 구성된 게 특징이다. 용적률 199%, 건폐율 16%로 동간 거리가 넓다. 지상 공간의 절반 이상을 조경과 녹지로 꾸며 쾌적한 주거환경을 자랑한다.
김 부회장은 이 중 전용면적 117.5193㎡(약 35.5평)의 2층 호실을 임차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층 조망 대신 저층을 선택한 배경에는 단지 내 풍부한 녹지와 아름다운 조경을 정원처럼 가까이서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해당 평형의 매매가는 44억 원 수준(실거래가 41억 8000만 원)이며 전세가는 약 17억~18억 원, 월세는 보증금 10억 원에 월 350만 원 선으로 판교 상급 주거지의 위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 단지가 호평을 받는 이유는 지상에 차가 없는 아파트라는 점과 보안 시스템 때문이다. 차량은 진입 즉시 지하 주차장(지하 1~3층)으로 연결되며 세대당 1.81대의 넉넉한 주차 공간과 문콕을 방지하는 설계가 적용됐다. 판교역과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인접한 입지 특성상 외부 차량과 보행자 출입을 관리하는 보안 시스템도 운영된다.
단지 밖 인프라 역시 눈에 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을 비롯해 아비뉴프랑, 롯데마트 등이 인접해 도보권에서 모든 생활이 해결된다. 신분당선·경강선 판교역과 도보 10분 거리의 GTX-A 성남역, 판교IC 등을 통해 서울 강남권 및 수도권 전역으로의 접근성이 뛰어나다.
네이버·카카오 등 IT·첨단기업이 밀집한 판교테크노밸리가 가까워 고소득 전문직 유입에 따른 주거 수요가 탄탄하다. 단지 앞 운중천 자전거길을 따라 서판교 판교원마을 단지 방면으로 달리면 도심의 편리함과 서판교의 한적한 자연환경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금융 전문가인 김 부회장이 40억 원이 넘는 아파트를 소유하지 않고 ‘임차’를 선택한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수십억 원의 자금을 부동산에 묶어두기보다 금융자산의 유동성을 확보해 글로벌 투자 기회에 유연하게 대응하면서 최고 수준의 주거 품질을 누리는 자산 배분 전략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금융시장을 오가며 시간 효율성과 생활 안정성을 동시에 중시해야 하는 전문경영인에게 판교푸르지오그랑블은 업무와 생활의 균형을 확보할 수 있는 주거공간이다. 특히 판교가 IT·벤처·금융 등 미래 산업의 중심지라는 점은 글로벌과 혁신을 중시하는 그의 경영 행보와도 묘하게 겹친다.
상반기 미래에셋증권은 사상 최대 수준의 실적을 거두며 글로벌 사업 확대 전략의 성과를 숫자로 보여줬다. 하지만 진짜 승부처는 하반기부터다. 김미섭 부회장이 글로벌 사업의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투자자산 변동성이라는 과제를 어떻게 풀어낼지 또 한 번 미래에셋의 성장 방정식을 증명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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