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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배의 ‘소통과 열음’…[6]소통열음 인성열음-<2>열음·나눔·키움
소통을 통해 작은 소통 반성하고 큰 소통 키워야
소통의 문제를 소통으로 다스린다…‘안 좋은 소통’ 자성하며 ‘좋은 소통’ 찾는 과정
이하배 필진페이지 + 입력 2015-05-23 20:24:22
 ▲ 한국소통문화아카데미 이사장(성균관대학교 전 유학·동양학부 교수) ⓒ스카이데일리
이통치통(以通治通)
 
아무리 작은 현상이나 사물도, 그에 대한 물음과 대답은 한없이 불어날 수 있다. 그렇다고 이들을 어떤 것으로 축소하여 고정하며, 정해진 물음과 정해진 대답을 찾아 답하기보다는, 이에 대한 묻는 방법, 생각하는 방법을 끊임없이 찾아가는 일이 중요할 것이다.
 
떡을 하는 방법을 습득하기가 더 중요하듯이, 소통의 문제도 일회적인 답이나 내용보다는 지속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을 찾아가고 익히는 일이 중요하다. 그럴 때, 소통의 현실을 유연하게 묻고 대처하며 능동적으로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만남과 소통의 크기를 묻고 키우는 물음에서, 제도나 관습, 문화전통과 맞물려 정신적 물질적으로 보이게 안 보이게 나뉘는 분리와 벽, 경계선들을 잘 묻고 드러내면서, 벽을 헐고 분리를 이어가는 일이 중요하다.
 
소통문화의 문제를 이런 세상크기에서 떼어, 개인들의 생각크기, 인성크기로 환원하여 접근한다면, 이는 일종의 ‘가까운 것에 갇힘’ 혹은 ‘사실을 비틀기’라 할 수 있다. 이는 세상크기의 문제를 먼저 혹은, 적어도, 함께 말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하나로의 환원이 문제라 함이, 이 ‘하나’의 의미를 축소하고 배제함은 아니다.
 
결국, 인식과 실천의 문제다. 자신들이 만나고 소통하는 ‘작은 함께’의 모습과 더불어 그 재생산의 조건과 방식에 대하여 생각을 열고 나누고 키우면서 보다 나은 소통문화를 찾고 실천하는 길을 열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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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당사자들이 소통을 통해 소통의 모습을 되돌아보면서, 문제를 묻고 발견하고 넘어서는 방식이다. 문제를 밝힘으로써 문제를 되풀이하지 않고 줄여가면서, 문제 적은, 문제없는 소통의 방법을 찾고 익혀가는 계기다. 그리하여 소통현실을 반성하는 소통에서, 보다 나은 소통의 방법이 나오고, 보다 나은 소통의 방법에서 다시 보다 나은 소통이 나오는 계기다.
 
하나의 소통을 통하여 하나의 소통 크기를 반성하고 키워가는 이러한 방법을 우리는 이통치통(以通治通)의 방법이라 명명할 수 있을 것이다. ‘소통의 문제를 소통으로 다스린다’는 뜻이다.
 
이는 생각 열음과 생각 나눔, 생각 키움의 계기 속에, 다름을 만나고 다름을 이해하며, ‘다름이 같음의 다름 아님’을 몸소 겪어보고, ‘남’ 그리고 ‘함께’를 함께, 스스로 머리로 생각하고 피부로 느껴보면서, 우리의 소통문화를 되돌아보고 키워갈 수 있는 소통의 장을 열어가는 일이다.
 
이는 또한 이론과 실천이 그리고 ‘사람크기’와 ‘세상크기’가 서로를 강화하면서, 소통크기 키우기에 문제의 당사자들이 함께, 스스로 하는 길이다. 다름들을 같이 열고 나누면서 ‘안 좋은 소통’을 반성하며 끊임없이 찾아가는 ‘좋은 소통’은 방법인 동시에 목적이 된다.
 
이는 소통을 반성하면서 소통을 찾고, 찾으면서 반성하는 방법이다. 따라서 일종의 대면적 초월의 방법일 것이며, 다양성(다름1)과 평등성(같음1)이 같이 하고, 이론과 실천이 함께하는 계기라 할 것이다.
 
소통하는 함께의 크기를 묻고 키움에서 ‘다름 열음’이 핵심이다. 다름 열음은 상대의 다름을 열어 보거나 나의 다름을 열어 보이는 일이다. 이것은 만남의 상대, ‘다른 사람’을 나와 일정한 방식으로 ‘같은 사람’으로 인정하고 경청하면서 소통의 크기를 키우는 데로 이어진다.
 
열음은 고정, 붙들림, 갇힘, 닫힘, 막힘, 불통, 수직의 반대편에 서있다. 열음은 다름을 만나고, 다름과 ‘열정적인 소리내기’인 열음(熱音) 속에서, 생각을 나누며 소통하면서, 서로의 다른 생각으로써 서로의 작은 생각을 기워주고 키워주려는 열정이기도 하다.
 
구체적인 문제를 구체적으로 묻고 풀어가면서, 구체적인 열매, 열음(實)을 찾아가는 열음의 방법은, 사변적이고 추상적인 관념이나 이론에 갇히고 정주(定住/停住)하는 것을 경계한다. 일종의 실학(實學)일까?
 
세상크기를 키워 사람크기를 키우고, 사람크기를 키워 세상크기를 키우려는 열음은, 키움과 성장의 계절 여름으로도 이어진다. 열음에 기초하여 다른 입들, 다른 나들, 다른 사람들, 다른 삶들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다-입’, ‘다-나’, ‘다-사람’, ‘다-삶’의 함께하는 자세가 현대적 인의(仁義)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는 현대적 예(禮) 내지 지(智)와도 이어질 것 같다.
 
생각의 열음과 나눔, 키움에서 사리, 논리, 윤리, 정리(情理)의 존중 속에, 누름과 눌림이 없고 부담이 없는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말하기와 듣기가 중요하다. 이치에 맞음, 부합함이 합리(合理)다. 이런 ‘이치’는 어떤 고정된 것이라기보다, 오히려 구체적으로 생각을 함께 열고 나누고 키우면서 끊임없이 찾아가야 하는 어떤 것이라고, 우선은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데서도 그렇겠지만, 소통의 기술이나 방법에 대한 어떤 생각도 완성일 수는 없다. 완성의 완(完)은 다름을 열음이 아닌 ‘제일’(元)에 ‘가둠’( )으로 나갈 수 있다. 한 사회의 구성원들이 남의 말을 ‘잘’ 들을 수 있고, 나의 말을 ‘잘’ 할 수 있다면, 그들의 소통크기와 함께 사람크기, 삶의 크기는 크게 커질 것이다.
 
같음으로, 일방으로 밀어내고 눌러 내리며 강제하는 크고 작은 폭력의 기회도 줄어들게 될 뿐만 아니라, 함께하는 삶에 필요한 새로운 생각을 계속 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대화와 소통의 여러 기술들이 이론적으로 실천적으로 말해지고 있다. 여기에서 다양한 ‘잘’, ‘좋음’들이 있다. 일정한 생각크기, 이성크기, 감성크기 혹은 세상크기를 전제하는 이 기술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나와 상대의 ‘잘 듣기’와 ‘잘 말하기’일 것이다.
 
예를 들어, 하버마스는 ‘지배로부터 자유’와 ‘상호주체성’ 속에서 ‘합의’를 합리적으로 이끌어내는 의사소통의 전제로 ‘이해가능성’, ‘진실성’, ‘진리’, ‘정당성’ 등 네 가지의 ‘타당성 요청들’을 말한다.
 
그리고 그 규범으로 ‘참석자들의 원칙적인 평등’, ‘모든 주제와 주장들에 대하여 원칙적으로 문제로 다룰 수 있기’, ‘원칙적으로 모든 청중들에 열기’를 말한다. 또, 한 번 말하고 두 번 경청하고 세 번 맞장구치라는 카네기(Carnegie, 1835~1919)의 화술 ‘123의 법칙’ 등은 인구에 많이 회자되는 화술 가운데 하나다.
 
이런 법칙들을 기계적으로 외워 실천함에서도, 조금의 효과는 있을 수도 있겠지만, 구체적인 문제를 살아있는 맥락에서, 다양한 다름들이 스스로 그리고 함께 생생하게 되돌아보는 일이 훨씬 중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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