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이징 컨센서스’는 미국 경제가 휘청이고 있는 틈새를 이용해 보다 더 세계적 헤게모니를 쥐어보려는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뒷받침 아래 전 지구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중이다.
최근 들어 우리의 국제사회에 대한 관심사는 중국에 집중되어 있다.
가까이는 서울 핵 안보 정상회담 때 중국의 후진타오 주석이 밝힌 북한 미사일 발사 반대 천명을 들 수 있고, 제주도 해군 군사기지 건설 논쟁, 중국 5세대 지도부 출범을 앞둔 내부 권력 투쟁에 이르기까지, 중국 문제는 이미 우리에게 일상화되어 버렸다.
게다가 머지않아 실무 작업에 들어갈 한∙중 FTA 체결 문제도, 그 비중이 결코 만만치 않은 난제라고 할 수 있다.
▲ 케임브리지대 국제연구소 연구원이 쓴 ‘베이징 컨센서스’는 중국적 발전 모델이 세계 개발도상국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있다. 종래 서구적 시각에서 중국을 바라보는 것에도 반대한다. 북한에 중국식 모델이 접목될 것인지도 나름대로 분석이 가능하다.
여태까지 미국이 세계의 패자로서 미국식 모델인 ‘워싱턴 컨센서스’를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이른바 하드파워 전략을 구사해 왔다면, 2008년 미국 발 글로벌 경제위기 이래로 중국은 경이로운 경제발전을 통해 G2의 위상을 확보함으로써, 이른바 중국식 모델인 베이징 컨센서스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베이징 컨센선스라는 표현이 처음 등장한 것은 2004년 미국 금융회사 골드만삭스에 의해서였다.
골드만삭스의 고문인 조슈아 레이먼은 자신의 글에서 신자유주의 경제, 서구식 민주화, 인권으로 대변하는 워싱턴 컨센세스에 대해, 공산주의 체제의 권위주의와 정부가 시장경제를 주도하는 중국식 국가 모델인 베이징 컨센서스를 대척점(對蹠點)에 내세웠다.
그동안 미국은 워싱턴 컨센서스를 앞세워, 그들 방식의 인권이나 민주화의 기준에 어긋날 경우 군사력까지 동원해 침공도 불사하는, 세계 경찰국가의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다.
이러한 패권주의는 주로 제3세계를 중심으로 하는 중동이나 아프리카 국가들로부터 배척받는 주요 원인이 되었다.
▲ 중국의 깨어난 학자들은 이른바 ‘베이징 컨센서스’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중동이나 아프리카 국가들이 베이징 컨센서스에 깊은 관심을 기울일 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자국의 경제발전 모델로 정식 채택하는 나라도 생겨났다.
실제로 중국이 동남아나 중동, 아프리카 국가에 대한 투자는 상상을 초월하는데, 교육면에서만 국한하더라도 중국 정부의 장학금을 받는 동남아, 중동, 아프리카 등지의 수많은 유학생들을 중국내 어느 지역에서든 너무나 손쉽게 만날 수 있다. 그중에는 미국에 적대적인 이슬람 국가의 유학생들도 많이 포함되어 있다.
이처럼 중국이 미래의 친 중국적인 우호 세력을 확보하기 위한 일종의 포석으로 투자를 아끼지 않는 반면, 한국은 동남 아시아인들을 값싼 노동력을 제공하는 창구로만 인식한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하겠다.
▲ 중국은 이제 충칭 모델을 ‘베이징 컨센서스’로 정식화 해 전 세계에 확산시킬 기세다. 지난 3월 15일, 보시라이가 충칭시 위원회 서기직에서 해임됐지만 충칭 모델이 민영화 없이도 국유기업을 살려내고 민생 경제의 활력까지 이끌어낸 중국의 경험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니었다.
과연 머지않은 장래에 동남 아시아에서 중국에 우호적인 국가가 많을까, 아니면 한국에 우호적인 국가가 많을까.
또 한 가지 예를 들자면, 필자가 공부하던 중국 최서남부 운남성은 동남아시아 진출의 거점(據點)으로서, 현재 운남성의 성도인 쿤밍에서 미얀마, 라오스 등을 거쳐 싱가포르까지 이어지는 고속철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지금도 대부분의 동남아 국가들이 화교 경제권에 편입되어 있는데, 만약 고속철로 이어진다면 대중화 경제권의 가공할 위력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상상조차도 하기 싫은 상황이라 하겠다.
중국이 나날이 발전하면 할수록, 우리나라는 필연적으로 전략적인 선택을 구사해 나갈 수밖에 없다.
해양세력인 미국과 대륙세력인 중국이라는 양대 세력 속에서, 우리는 생존을 위한 전략에 나라의 장래를 걸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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