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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형석 교수의 부동산 진단&분석
대출규제로 내 집 마련 ‘의지’ 꺾어선 안 된다
해외엔 집값 99% 빌려주는 상품 있어…한국 3년간 집값 0.4% 떨어져
심형석 필진페이지 + 입력 2020-07-06 19:31:02
▲ 심형석 미SWCU교수(우대빵부동산연구소 소장)
직업 특성상 해외의 주택을 보러 다닐 기회가 많다. 1~2년 전 해외부동산투자 붐이 일었을 때는 특히 그랬다. 한국분들이 좋아하는 상품이 아파트이고 그중에서도 새 아파트를 좋아하니 분양현장을 자주 방문한다. 
 
일본의 예를 들면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분양하는 아파트는 중도금이 없다. 10%의 계약금만 내면 입주할 때 나머지 90%의 잔금을 담보대출로 전환하게 된다. 우리처럼 건설회사가 중도금 대출을 알선한다든지 이런 일은 없다. 개발업자(시행사)가 자본력이 있어 개발 사업을 시작할 때 이미 자금조달을 완료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대출규제 또한 미국 등 선진국이 유연하다. 미국은 대부분 계약금(down payment) 이외는 모기지(mortgage)로 해결한다. 계약금은 집값의 20%가 일반적이지만 상품에 따라서는 이보다 더 적은 경우도 흔하다. 사회 초년생들에게 적은 돈으로 집을 구입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려는 것이다. 2016년 이후 경기가 본격 회복되자 모기지 업체들이 새로운 상품을 공격적으로 출시했다. 미국의 대형은행인 웰스파고, 뱅크오브아메리카 등은 2016년부터 주택구매자가 집값의 3%만 내면 나머지 97%를 빌려주는 모기지 상품을 내놨다. 퀵큰론스(Quicken Loans)는 한술 더 떠서 주택 매수자가 집값의 1%만 내면 나머지 99%를 빌려주는 상품도 출시했다. 물론 과거와 달리 소득증명을 철저하게 따지고 다양한 견제장치(재정교육 등)를 마련하여 문제를 사전에 예방한다.
 
대출 줄어 집 구입 못해
 
한국은 정반대의 상황이다. 규제 일변도 정책으로 주택대출시장은 얼어붙었다. 투기과열지구의 경우 9억원 이하의 주택의 경우 LTV는 40%, 15억원이 넘으면 대출 자체가 안 된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현재(지난달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9억2509만원이다. LTV 40%로 모두 대출을 받는다고 가정해도 본인이 마련해야 하는 자금이 5억원이 훌쩍 넘는다. 특히 1주택 가구 또한 신규주택 구입을 위한 주택담보대출이 원칙적으로 금지되며 기존주택을 2년 내 처분하고 전입하면 가능하다. 대부분의 주택 구입자들이 대출을 활용해서 집을 구입하는데 이제는 쉽지 않다는 말이다.
 
이런 대출 규제가 선진국에서는 가능할까. 있긴 하지만 우리처럼 이렇게 심각하지는 않다. 중국은 대도시의 투기수요 억제와 중소도시의 규제를 완화하는 이원화 정책, 캐나다는 중국 등 해외 투기자금 차단을 위한 외국인 취득세 인상, 빈 집세 부과 등으로 안정세가 유지됐고, 호주도 은행의 대출 심사 강화 등 지속적인 대출 규제 정책으로 하락세로 전환된 상황이다.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 선진국의 경우는 자유시장경제 체제 내에서 대출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은행의 자율에 맡기는 방향이 정상이다. 그리고 집값이 과열되지 않는다면 이런 규제는 애초부터 하지 않는다. 최근 3년간 한국의 주택가격 연평균 변동률은 마이너스다. 이 기간 OECD국가들은 2% 넘게 상승했다. 특정지역의 집값 상승을 우려해 얼마 전까지 미분양 지역이던, 정부정책 풍선효과로 단기간 다소 값이 올랐던 지방 중소도시까지 대출 규제를 시행하는 것이 정상적이지 않다는 말이다. 
 
 
오히려 선진국에서 집값을 잡는 방법은 공급확대와 세금면제 등 인센티브를 통해 집값을 잡으려 한다. 독일과 영국의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 전까지는 세계에서 주택시장이 가장 안정된 나라로 꼽혔다. 하지만 10년간 독일 7대 도시의 주택가격은 118.4% 상승했고 영국 또한 OECD 주요 20개국 중 주택가격 상승률이 6번째로 높다. 하지만 영국 정부는 주택시장 불안의 근본 원인을 공급 부족으로 진단하고 공급확대 방안을 담은 종합 부동산정책을 시행하는 중이다.
 
국민의 거주권 인정해야
 
우리나라의 대출규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주택가격과 상관없이 全 규제지역에서 주택 구입을 위한 담보대출을 받았을 때 6개월 내 전입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1주택자의 경우에는 기존 주택을 6개월 내 처분하라는 의무까지도 더해졌다. 무주택자의 경우 집을 구입하기 아주 힘든 상황을 만드는 것이며 1주택자에게는 거주이전의 자유를 박탈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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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주거안정은 정부의 가장 중요한 존재 이유다. 정부는 국민들의 주거안정을 위해 집을 살 수 있도록 만들어주어야 한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되도록 집을 사지 말라고 한다. 제대로 된 임대주택 체제도 갖추지 않은 나라에서 무주택자나 1주택자가 집을 편하게 살 수 있도록 만들어 주지 않는 것은 국가의 의무를 저버리는 행위다. 
 
투기자를 포함한 어떤 사람도 현재처럼 집값이 불안해지는 상황을 원하지 않는다. 집값이 물가상승률과 소득 수준 이상 올라주면 된다. 하지만 정부의 심각한 규제로 거래 가능한 아파트가 줄어들면서 집값이 요동친다면 언젠가는 폭락의 위험도 존재한다. 집값이 예측 가능하도록 움직이는 것을 모두 좋아하듯이 정부의 규제 또한 예측 가능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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