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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형의 아침 동화
꽃이 되고 싶은 미미 <65> 타이탄, 꽃을 피우다
최문형 필진페이지 + 입력 2022-06-03 08:45:51
 
 
 
다음날 해가 높이 떠오를 때를 기다려 미미와 일행은 타이탄을 만나러 떠났다. 도중에 마이갓을 만났다. 마이갓은 아직 숲을 떠나지 않고 이 나무 저 나무를 옮겨 다니며 먹을 것을 찾고 있었다. “마이갓, 안녕!” 미미가 먼저 인사했다. “오 마이갓! 지금 인간들이 있을 땐데 이렇게 돌아다님 어떡하려 그래?” 마이갓이 부리부리한 눈을 찡그리면서 말했다.
 
“오늘은 특별한 날이야, 마이갓. 그래서 괜찮아.” 래빗이 대답했다. “무슨 일이 있어? 다들 기분이 좋아 보이는데?” “곧 좋은 일이 있을 거야. 마이갓, 너도 같이 가지 않을래?” 미미가 물었다. “어디 가는데?” “조금만 더 가면 파샤에서 가장 높은 곳이 있어. 거기에 우리가 특별한 식물을 심었거든. 타이탄이라고. 타이탄을 만나러 가는 거야.”
 
“타이탄? 정말 타이탄이라고 했어, 미미? 그 아인 전설의 식물이야. 7년하고도 4개월이 지나야 꽃을 피우거든. 엄마한테 타이탄 이야기를 들었는데 나도 같이 가. 타이탄을 꼭 보고 싶어.” 마이갓은 거대한 날개를 펄럭이며 아래로 내려왔다. “미미, 내 등에 타. 나랑 가면 더 빨리 갈 수 있어.” 미미와 빅은 마이갓의 등에 올랐다.
 
그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해는 조금 더 높아졌다. 미미와 친구들은 인간의 눈에 띠지 않게 아주 조심하면서 타이탄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들이 숲의 중앙에 도달했을 때 타이탄은 없었다. 대신 타이탄이 있던 자리에 처음 보는 거대한 꽃대가 올라와 있었다. 얼마나 키가 큰지 인간들이 만든 전봇대 높이만 했다.
 
“클로버야, 너 새싹 타이탄 봤어? 누가 타이탄을 해친 거 아냐?” 걱정이 된 미미가 클로버에게 물었다. “미미, 저기 있는 키 큰 아이가 타이탄이야. 오늘 아침 해 뜰 때부터 갑자기 쑥쑥 자라났어. 나도 내 눈을 믿을 수 없었어. 생전 처음 보는 광경이거든.” “오! 세상에!” 미미가 탄복했다. 타이탄과 이야기를 나누려면 꽃대의 높이까지 올라가야 했다.
 
“내가 드디어 전설의 타이탄을 보는구나!” 마이갓의 음성이 떨려왔다. 미미를 태운 마이갓이 타이탄 가까이에 다가갔다. 그때였다. 타이탄의 꽃잎이 서서히 열렸다. 은잔처럼 생긴 거대한 꽃잎이 열리면서 뜨거운 열기가 밖으로 뿜어 나왔다. 미미는 타이탄에게 말을 걸 수 없었다. 타이탄은 온 힘을 다해 꽃잎을 열고 있었다.
 
잠시 후 타이탄이 꽃을 활짝 피우고 나서 노래를 불렀다. “나의 사랑하는 프레들아. 너희들이 기다리던 타이탄이 피어났어. 너희들을 만나려고 7년이란 세월을 기다렸어. 이제 너희를 만날 수 있어. 땅 위의 햇빛과 공기와 물, 땅 속의 양분과 수분이 숙성되어 나는 이제 피어났어. 오직 너희들과 성대한 축제를 즐기려는 마음으로 나는 여러 번의 더운 여름과 추운 겨울을 참고 이겨냈단다.
 
이제 우리의 시간이야. 이제 우리의 때가 되었어. 나의 친구들, 나의 연인들이여. 나의 노래를 듣고 있지? 어디에 있든 내게 와 줘. 일편단심 너희들만 기다린 나 타이탄에게! 잠시도 망설이지 말고 달려와 줘.” 확성기처럼 생긴 꽃잎이 타이탄의 노래를 멀리 보냈다.
 
타이탄의 열기 덕분에 노래는 더 멀리까지 퍼져나갔다. 게다가 타이탄은 숲의 가장 높은 곳에 있었다. 멀리서도 타이탄의 아름답고 거대한 꽃과 열기와 냄새를 느낄 수 있었다. 잠시 후 사방에서 프레들이 날아왔다. 프레들은 정신없이 타이탄의 꽃잎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수백, 수천 마리의 프레 떼가 타이탄을 만나러 숲의 동서남북에서 모였다. 윙윙거리는 소리, 그들의 날갯짓이 일으키는 바람과 함께 주변이 온통 새까맣게 물들었다.
 
[글: 최문형 / 그림: 정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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