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례(洗禮)는 성찬(聖餐)과 함께 개신교에서는 중요한 성례(聖禮) 중 한 가지다. 가톨릭에서는 7성사(七聖事) 중 한 가지에 속한다. 이들 종교의 신자라면 ‘세례’라는 말이 ‘계란 세례’ ‘돌멩이 세례’처럼 쓰이는 경우를 반길 리가 없다. ‘주먹세례’ ‘몽둥이세례’가 표준국어대사전 표제어로 등재돼 있다고 해도 말이다.
오래전 가톨릭에서 협조 문서를 각 언론사에 보내 종교적 목적 외에는 사용을 만류한 ‘고해성사(告解聖事)’도 그렇다. 고해성사는 신자가 죄를 뉘우치고 신부에게 고백함으로써 신에게 용서받는 성스러운 행위이다. 따라서 ‘정치인의 고해성사’ ‘검사의 고해성사’처럼 쓰이는 경우를 가톨릭 신자는 결코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불교 의식에서 염불할 때 외는 ‘나무아미타불’은 감탄사로 분류된다. 그러나 표준국어대사전에는 ‘공들인 일이 헛일이 됨’이라는 추가 뜻풀이도 올라 있다. 그래서 나온 ‘십년공부 나무아미타불/도로 아미타불’ 같은 속담 또한 자제할 필요가 있다. 성스러운 말은 성스러운 곳으로 돌려보내야 하지 않을까.
한국어문교열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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