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다가 갑자기 다리에 쥐가 나서 혼났어요. 무슨 문제가 있는 걸까요?” 십수 년간 수강생들에게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다. 이 ‘야간 국소성 근육경련’은 50대 이상의 장·노년층 10명 중 6명 정도가 경험할 정도로 흔하다. 쥐가 았던 경험이 한 번이라도 있다면 평소의 자세와 운동 습관을 즉시 점검해야 한다는 신호다.
‘쥐가 난다’는 건 발이나 종아리·허벅지 부위 근육이 뒤틀리거나 딱딱하게 뭉치면서 경련이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한참 자던 중에 예고 없이 갑자기 찾아오는 예리한 통증은 그야말로 ‘사람 잡는다’. 잠시 잠잠해졌다가 연달아 두세 번 더 생기는 날이면 잠은 애당초 포기해야 한다. 이러한 증상이 잦아지면 수면장애와 만성피로로 이어져 삶의 질 또한 기대하기 어렵다.
잠자는 동안 근육이 격렬히 수축하며 돌발 단독 행동을 하는 이유에 대해선 아직 의학적으로도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다리에 있는 심장’이라고 불리는 종아리 근육의 중요성을 이구동성으로 강조한다.
종아리 근육의 건강은 무엇보다 평소의 자세와 운동 습관이 좌우한다. 자신이 선호하는 종류의 운동만 하면 근육의 질이 떨어진다. 예를 들어 남성들 중에는 달리기나 웨이트 트레이닝처럼 근육에 강한 힘이 가해지는 운동만 하는 사람이 많다. 지압·마사지 요법이나 스트레칭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그러면 근육이 순간적인 힘을 발휘하는 수축력만 강해지고 이완력은 제로에 가깝게 된다. 이완력이란 몸에서 힘을 뺐을 때 근육이 부드러운 상태를 말한다. 이완력이 없으면 몸에서 힘을 빼도 종아리가 돌덩이같이 딱딱하다.
근육의 이완력과 수축력이 균형을 이뤄야 혈액순환과 신경의 활동성이 개선된다. 겉으로 보이는 근육의 크기와 힘만 키우면 쉬거나 잘 때도 근육은 계속 긴장 상태에 놓이게 된다. 이는 근육의 기본 값 자체가 수축 상태임을 의미한다. 우리가 자는 동안 혈액순환을 위해서 뇌가 근육에게 수축 명령을 내릴 때 더 이상 조여질 공간이 없다 보니 경련 반응으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여성들은 이와 반대되는 경향을 보인다. 주로 유연성 운동만 하다 보니 근육의 수축력이 현저히 약하다. 스트레칭만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통증을 달고 사는 경우를 심심찮게 본다. 근력 운동은 제외하고 스트레칭만 하면 근육이 과하게 늘어져서 오히려 긴장이 발생한다. 주로 실내에서 생활을 하며 앉거나 누워 있는 시간이 많은 고령층 여성들도 근육의 질이 나쁘다. 몸이 뻣뻣해지며 여기저기가 아프고 쥐가 나기 쉽다.
쥐 나는 걸 예방하려면 운동이 필요하고 운동의 비율 또한 중요하다. 근육의 이완력과 수축력 중 자신이 취약한 쪽 운동의 비중을 높여서 6:4 또는 7:3 정도로 안배하는 게 좋다. 또 다른 핵심 포인트는 운동의 순서다. 남녀를 불문하고 지압과 마사지 요법으로 굳은 근육을 푸는 게 우선되어야 한다. 지압으로 근육을 이완시킨 후에는 스트레칭으로 짧아진 근육의 길이를 복원시킨다. 마지막 순서는 근육 강화 운동이다. 이런 운동 순서를 무시하고 다짜고짜 덤벨부터 들거나 무작정 달리면 운동했다는 뿌듯함은 잠시, 자다가 다리에 쥐가 나기 십상이다.
잘못된 자세도 쥐나는 데 일등공신이다. 평소에 어깨와 등을 새우처럼 굽히고 배를 앞으로 내민 채 서 있지 않은지 체크해 보자. 이 자세는 현대인들에게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스웨이 백(sway back·척추만곡증) 체형으로 굳어진다. 이 체형에서는 복부와 엉덩이 근육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체중을 여러 신체 부위가 골고루 나눠서 감당해야 하는데 배와 엉덩이는 놀고 있고 종아리 근육이 독박을 쓰게 되는 형국이다.
특히 등산이나 걷기 운동을 많이 한 날, 자다가 발이나 종아리에 쥐가 난다면 이 체형의 부작용일 가능성이 높다. 스웨이 백 체형인 사람은 등·복부와 골반 주변 근육을 잘 풀어 주고 강화시켜 주어야 한다. 바른 자세가 몸에 배이게 하는 것은 필수다.
쥐가 났을 때 하는 흔한 응급처치법은 발끝을 당겨서 종아리를 스트레칭해 주거나 주물러 주는 것이다. 보통은 1~2분 내로 잦아든다. 만약 쥐 나는 증상이 자주 나타나거나 한 번에 5분 이상 지속된다면 다른 질환이 원인일 수 있으니 병원 검사를 받아야 한다.
특별한 질환이 없더라도 쥐 나는 증상은 근육이 보내는 옐로카드다. 이 증상은 밤낮의 기온차가 커지는 환절기에 더 자주 나타난다. 지압과 마사지 → 스트레칭 → 근육 강화의 3단계 운동 순서를 지키며 실천하자. 바른 자세를 자주 리마인드 하고 근육의 균형을 되찾는 운동을 시작한다면 환절기에 자다가 깜짝 놀라는 일은 줄어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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