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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의 생활명상 즐기기] 호흡 관찰로 나와 타인을 치유할 수 있다
당신은 자신과 타인의 심신을 치유할 수 있는 사람이다
김성수 필진페이지 + 입력 2023-11-17 06:31:10
▲ 김성수 작가 마음과학연구소 대표
무릎 관절통이 심해서 고통을 호소하는 분을 만난 적 있다. 죽어도 수술하긴 싫으니 진통제로 견딜 수밖에 없었다. 나는 호흡 명상으로 치유를 시도해 보자고 제안했다. 통증이 거듭될 때 그에 따른 심리적 불안감 또한 확장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그의 등을 소파에 기대고 편히 앉도록 했다. 그가 눈을 감자 내가 말했다. “숨을 깊이 들이쉬면서 ‘무릎 관절통이 있는 모든 사람의 아픔을 제가 받겠습니다’라고 가만히 읊조려 보세요.” 그가 숨을 깊이 들이쉬면서 그렇게 했다. 나는 말했다. “이제 숨을 천천히 내쉬면서 나와 세상 모든 사람의 무릎 통증이 바람에 흩어지는 낙엽처럼 사라지는 모습을 그려 봅니다.”
 
당신은 자신의 호흡만으로 자신과 타인의 심신을 치유할 수 있는 사람이다. 거짓이 아니다. 그렇게 하고자 하는 의지만 있으면 된다. 내가 조금 더 아프더라도 타인의 외상이나 상처가 좋아질 수 있다면…. 티벳에서는 이와 같은 호흡법을 ‘통렌 수행’이라고 한다. 자신의 아픔을 세상 치유의 기회로 삼는 것이다. 자신의 아픔이야말로 상대의 아픔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 조건이므로 호흡을 통해 같은 상처를 끌어안음으로써 자신과 같은 아픔이 사라지기를 염원하는 호흡법이다.
 
컨베이어 벨트 위 자동화된 내 호흡 알아차리기
 
호흡만으로 누군가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다면 당신은 누구를 대상으로 하고 싶은가. 나는 우선 나 자신을 치유하고 싶다. 대학입시에 실패하고 세상 끝에 선 기분으로 거리를 쏘다니던 청년기의 나에게 지금이라도 응원의 숨결을 보내고 싶다. 그날, 찬바람 부는 개천을 따라 상처 입은 짐승처럼 밤새워 걷던 그 청년을 ‘지금’의 따스한 날숨으로 감싸 주고 싶다.
 
나는 그 생각만으로도 깊은 들숨을 들이쉬게 된다. 만약 당신 자녀가 수능이나 국가고시를 앞두고 있다고 치자. 그럴 때 자녀의 불안을 나의 들숨으로 흡입하고 날숨으로는 맑고 안정된 마음을 보내 준다고 상상한다면 어떨까. 무엇보다도 호흡하는 당신의 마음이 지극히 평안해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한 의도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더 분명한 효과는 당신의 몸 상태가 호전되는 일이다. 이런 조건에서 가슴이나 달싹이는 얕은 호흡을 하고 있을 리 없기 때문이다. 당신은 자신도 모르게 아랫배가 볼록해지는 호흡을 하게 된다. 물론 당신의 그 마음은 자녀에게 반드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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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이 무엇인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숨을 못 쉬면 5분도 안 돼 죽는 거잖아요? 바깥 공기가 몸에 들어와서 두뇌와 몸에게 산소를 공급해 주는 거잖아? 문제는 호흡에 대한 우리의 이해가 이처럼 관념적인 수준에서 멈춰 있다는 점이다. 호흡은 당신이 직접 경험하는 사건일 때 진정한 ‘호흡’이다. ‘직접 경험’을 다른 말로 하면 ‘알아차림을 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호흡을 관심 없이 내버려둬도 저절로 굴러가는 자연의 이치 정도로 취급한다.
 
그러니 ‘지금 여기’에서 자신의 호흡을 알아차리는 사람이 적을 수밖에 없다. 그것은 마치 물고기가 물이라는 생명의 결정 변수를 의식하지 못하고 사는 것과 같다.
 
호흡을 활용한 치유의 유일한 전제 조건은 지금의 호흡을 알아차리는 일이다. 사실 이 정도 의지를 실행하는 것은 결정적인 삶의 팁치고는 놀라울 정도로 미미한 노력으로 가능하다. 자신의 배가 팽창하는 감각이나 양 콧구멍의 맨 앞 부위에서 찬 느낌과 더운 느낌을 알아차리는 일이 호흡 관찰이기 때문이다. 지금 소개하는 치유적 호흡은 일반적인 호흡 관찰 위에 나와 세상을 돕고자 하는 마음을 살짝 얹는 일이다.
 
자신의 호흡으로 자신과 세상을 돕는 방법은 단순하다. 자신의 고통을 통해 타인의 고통을 백 프로 공감한다는 점에서 자신과 타인을 둘로 나누지 않는 마음의 발현이다. 찢어지고 빠개질 듯한 자신의 무릎 통증을 가장 잘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겠는가. 이보다 더 아플 수 없을 것 같은 당신의 고통까지도 모두 껴안을테니 그대는 부디 평안하시라. 이런 마음으로 세상의 모든 무릎 통증을 흡입하고 나의 이 선한 의도가 그들의 통증을 씻은 듯 가라앉혀 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날숨을 쉬는 것이다.
 
이제라도 컨베이어 벨트 위 자동화된 자신의 호흡을 끄집어내 보자. 평생 생명수를 누리면서 그 물이 자신의 생명과 어떤 관계인지조차 모르고 사는 물고기처럼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다. 나의 고통을 통해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고, 그것을 내가 먼저 통째로 끌어안는 마음으로 호흡한다면 나의 고통조차 치유되는 체험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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