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운동 열심히 해도 뱃살은 안 빠지네요” “변비가 심한데 이것저것 해 봐도 소용이 없어요” “늘 소화불량에 명치 부위가 답답해요” “복식호흡이 좋다는데 조금만 해도 머리가 띵 해요” “자주 우울해요”
이런 다양한 증상에 모두 통하는 비법이 하나 있다. 일명 ‘복부 풀기’다. 복부를 푼다는 건 오장육부에 쌓인 긴장과 경직을 부드럽게 풀어 주는 것을 말한다. 예로부터 심신수련 전통에서는 ‘복부 풀기’를 핵심 건강법으로 보았다. 아이처럼 말랑말랑한 배를 만들어야 몸도 마음도 편안해질 수 있음을 강조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현대인 배 속은 ‘돌덩어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시간 등을 구부정하게 하여 앉아 있으면 소화불량이나 변비가 생기고 가스가 차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게다가 스트레스를 풀겠다고 매일 ‘먹방’을 찍으니 장 건강에는 이미 응급벨이 울린 상황이다. 복부 팽만감·소화·배설 문제를 해결하려면 복부를 풀어야 한다.
장부가 굳으면 뱃살 빼기도 어렵다. 소화와 배설의 대사 과정이 매끄럽지 않기 때문이다. 뱃살을 빼는 데는 운동이 필수지만 뱃살이 빠질 만큼 운동하려면 힘들어서 쉽게 포기하게 된다. 매일 복부 풀기를 병행하면 덜 고생스럽게, 점점 슬림해지는 배 둘레를 흐뭇하게 바라볼 수 있다.
또 장부가 부들부들하지 않으면 부정적인 감정에 빠지기 쉽다. 행복 호르몬이라 불리는 ‘세로토닌’은 90% 이상이 장에서 만들어진다. 스트레스 조절에도 관여하는 세로토닌이 부족하면 우울감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장이 굳으면 자주 짜증이 날 수밖에 없다. 장과 감정의 밀접한 관계는 오래전부터 동서양 모두 강조하고 있다.
굳은 장부로는 림프 순환도 기대하기 어렵다. 자잘한 림프들이 장기에 들러붙어 있어서 림프액이 잘 흐르려면 장부가 부드러워야 한다. 림프는 ‘면역을 지키는 청소부’로 불린다. 림프계를 순환하는 림프액이 노폐물·바이러스·세균·암세포 등을 처리해 주기 때문이다. 성인 면역의 80%가 장에 달려 있으니 복부 풀기야말로 ‘면역 지킴이’라고 부를 만하다.
호흡 수련도 복부풀기가 먼저다. 호흡 수련을 지도할 때 1·2분만 심호흡을 해도 속이 울렁거린다거나 머리가 띵하다는 수강생이 많다. 그들의 복부를 눌러 보면 예외 없이 배가 단단하고 아파한다. 장부 근육이 긴장되고 가스가 차 있어 호흡 근육인 횡격막이 잘 움직이지 못하고 뇌로도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 이런 상태에서 갑자기 심호흡을 하면 머리가 띵할 수밖에 없다.
굳은 장(腸)에는 단단한 도구 위에 엎드리는 게 약
복부 풀기는 공복 상태에서 해야 한다. 그러므로 취침 직전이나 기상 직후에 하는 것이 가장 좋다. 복부 풀기는 흔히 앉거나 누워서 손끝이나 딱딱한 도구로 배의 여러 부위를 지압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방식은 경험상 힘들어서 금세 포기하기 쉽다. 꾸준히, 깊게 풀려면 엎드려서 하는 자세를 추천한다.
필자는 아침과 밤에 최소 30분씩 공(ball)이나 요가링을 배에 깔고 엎드려 깊게 호흡하며 복부를 푼다. ‘방콕’하는 휴일에는 공복에 90분 정도 집중 풀기 강추! 도구의 크기는 상황에 맞춰 선택한다. 침대에서 하거나 복부의 살집이 많다면 최소한 족구공이나 배구공 정도는 되어야 한다. 배가 얇고 바닥에 요를 깔고 한다면 마사지용 볼을 써도 된다. 경침과 같은 반원 모양의 나무 도구나 ‘폼 롤러’도 유용하다.
복부를 풀 때는 도구 위에 엎드린 다음 배꼽을 중심으로 도구를 상하·좌우로 옮겨가며 진행한다. 팔은 팔꿈치를 접어서 포갠 손이나 주먹 위에 이마를 얹는다. 지압 강도를 높이려면 무릎을 구부려 발이 천정을 향하게 하고 도구를 대고 있는 쪽으로 몸을 살짝 기울여 무게를 더 실어 준다. 단 갈비뼈가 압박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때 몸을 좌우로 흔들 듯이 움직여 주는 것도 좋다. 또 들숨에는 배를 도구 쪽으로 밀어냈다가 내쉴 때는 몸이 완전히 늘어지도록 힘을 뺀다. 도구가 배를 누르면서 더 깊숙이 풀 수 있다. 지압 강도를 높이는 또 다른 방법은 양팔을 구부려 팔꿈치와 손을 바닥에 대고 머리·가슴 부위를 들어 올린 자세로 깊게 호흡하는 것이다.
복부를 풀 때 장부의 경직도가 심하면 배에서 팔딱거리는 느낌이 강하게 느껴진다. 단단한 장이 배 속 뒤쪽에 있는 대동맥을 압박해서 맥박이 느껴지는 것이다. 장이 부드러워질수록 이 느낌은 약해진다.
지긋지긋한 뱃살과 변비·소화불량에서 벗어나려면 복부 푸는 일을 게을리하지 말자. 배 속이 풀려야 비로소 ‘숨쉬기 운동’도 가능하다. 숨이 깊어지면 체내 산소 공급이 풍부해지면서 뇌도 편안해진다. 매일 밥 먹듯이 장을 풀어 면역력을 올리면 겨울 감기와 독감은 남의 집 손님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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