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권’은 1980년대를 풍미한 비제도권 정치 세력의 아명(兒名)이다. 나이 든 운동권은 재야(在野)라 불리웠다. 족보를 찾아 올라가면 조선 중기 이후 정치를 좌지우지한 사림(士林) 혹은 산림(山林)에 가닿는다.
운동권은 민주·자유·정의·민족·진보·노동 등을 기치로, 자신들이 독재 정권이라 규정한 박정희·전두환·노태우·김영삼정부와 싸운 사람들을 말한다. 당연히 반독재가 아니라 반국가 투쟁을 한 사람도 부지기수다. 운동권의 시각적 이미지는 붉은 머리띠·데모대·화염병·최루탄이다. 긍정적 가치는 소신·용기·강단·희생·헌신 등이고, 부정적 가치는 투쟁·타도·쟁취·독선·종북 주사·시대착오 등이다.
업그레이드 되지 않은 화석(化石) 운동권은 386컴퓨터처럼 한때는 시대를 앞서 갔으나 지금은 박물관이나 고물상에 보내야 할 유물이다. 운동권은 재야인사 및 운동권 학생과 더불어 2000년대 초반쯤 사라진 단어였다. 성찰을 아는 운동권 상당수는 1987년 6월 항쟁과 12월 대통령 선거, 노태우·김영삼 정부의 순항, 한국 정치와 경제에 대한 운동권식 전망(88올림픽 후 대대적인 공안 탄압·외채 망국·독점 강화·종속 심화 등)의 빗나감, 동유럽 민주화와 소련 해체, 결정적으로 소련·중국·북한 사회의 민낯을 보고 경악했다. 그래서 1990년을 전후하여 재야와 운동권은 자신들이 세계와 인간·기업과 기술·자본주의 시장경제에 대해 너무 무지한 존재라는 사실을 절감했다. 혁명을 꿈꾸던 열혈 운동권 학생·청년들은 제각기 소질·적성·전공을 살려 대학원 진학·회사 입사·고시 응시·창업 등을 통해 사회 속으로 들어갔다.
운동권은 질풍노도의 시대·이념적 편향·열정의 과잉·견문의 부족·전문 지식의 부재 등과 같이 엮인 단어였다. 그런데 망각의 지층 깊숙이 파묻혀 있던 사어(死語)를 부활시킨 것은 문재인정부와 이재명의 민주당이다. 늦어도 2000년대 초반쯤 사라졌어야 할 운동권이 이렇게 엄청난 정치·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하며 패악질을 할 줄은 정말 몰랐다. 개인적으로 운동권의 사상 이념적 후진성과 위험성을 깨달은 것은 1990년대 말이라 스스로 책임감을 느끼며 집단적 성찰 반성과 업그레이드를 부르짖어 왔다. 그 과정에서 ‘한 386의 사상 혁명’(2004)과 ‘진보와 보수를 넘어’(2007)를 집필해 출간했다.
운동권 정치는 운동권식 정치(이념과 행태)와 운동권 출신 정치인(사람)의 결합이다. 본질은 운동권식 정치다. 이는 대학 시절 열혈 운동권이 아니었던 문재인·조국·이재명·김남국·개딸들이 386·운동권의 사고방식과 행동 양식을 전형적으로 체현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운동권에 의한·운동권을 위한·운동권의 정치는 운동권 출신들이 노화되면 사라질 것이다. 하지만 그 본질이자 유전자인 운동권식 정치는 정치·역사·문화·이념·교육 등 다방면의 조직적·체계적 청산 투쟁이 없으면 수백 년을 갈 지도 모른다. 청산을 위해 반드시 국민들에게 알려야 할 진실이 있다.
첫째, 지난 30~40년 동안 운동권과 민주당이 팔아먹던 가치·이념과 비전·정책이 완전히 파탄 났다는 것이다.
둘째, 김대중·노무현의 민주당과 문재인·이재명의 민주당은 완전히 다른 존재라는 사실이다. 훨씬 부패화·저질화·좌익화·종북화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과거에는 민주당의 주변적인 위치에 있던 운동권이 문재인·한명숙과 이재명을 통해 민주당의 중심으로 진입하고, 핵심 당원과 열성 지지층도 자영업자 중심 호남향우회에서 공공 부문과 규제 산업의 화이트칼라 운동권 대중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셋째, 민주노총은 전태일 정신과 전혀 상관이 없는 존재라는 것이다. 한국에서 노조는 약자의 권익을 지키는 무기가 아니라 강자 약탈(지대 추구)의 무기로서, 좋은 일자리 분쇄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넷째, 운동권식 정치는 외교·안보와 경제·민생에 문외한이면서도 자신은 군자임을 내세우며 상대는 소인으로 몰아 척살하고, 자기 일족들을 공신·유공자로 만들어 권력을 독점하면서 자자손손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한 조선의 위선 정치의 계승자라는 것이다. 따라서 문재인과 이재명이 주도하는 저질 운동권 정치는 역사와 현실을 항일 민주-친일 독재(검찰 독재), 선-악, 정의-불의, 개혁-적폐, 민족-외세, 노동-자본, 환경·생명-돈·이윤, 가계-기업, 약자-강자, 진보-보수의 이분법으로 재단하기에 부정과 파괴·분열과 대립·쟁취와 타도·위법과 떼법·독선과 위선·거짓과 조작을 동반한다는 것이다.
한동훈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운동권의 패악으로 특권을 주로 거론했지만 그에 못지 않게 부패·타락·건달 행각·위선·독선·가짜뉴스·거두절미 막말 시비(언론 테러) 등도 심각하다. 가장 큰 패악은 안보·경제·민생·통합·미래세대를 파괴하는 시대착오적 철학과 가치·이념과 정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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