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안정에도 체감물가 높아… 정부 ‘물가 억제·변수 통제’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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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전기요금 ‘일단’ 산업용만 인상… 유류세 인하도 연장·인하 폭 축소
대외변수 여전… 중동 정세 불안에 국제유가 오르고 환율 1300원대 후반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0-24 13:30:03

▲ 8월 폭염 영향으로 배추 등 채소가격 고공행진이 이어진 지난달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시민들이 배추를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물가가 1%대로 내려왔음에도 생활물가지수 등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물가는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나 정부가 물가 억제 및 변수 통제에 총력을 가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은 24일부터 산업용 전기요금이 평균 9.7% 오른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대용량 고객 대상인 산업용(을) 전기요금은 1kWh(킬로와트시)당 165.8원에서 182.7원으로 10.2% 상승하고 중소기업이 주로 쓰는 산업용(갑) 전기요금은 164.8원에서 173.3원으로 5.2% 인상된다.

다만 일반 가정에서 쓰는 주택용 전기요금과 상점 등 자영업자들이 쓰는 일반용 전기요금은 동결하기로 했다. 한국전력 등 에너지 공기업의 만성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전기요금 등 에너지 공공요금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지만 체감 물가가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 산업용 전기만 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부득이하게 대기업을 중심으로 산업용 전기요금을 인상한 부분은 민생과 서민경제에 어려운 부분이 있어 고육지책 하나로 방안을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21일 “전체 물가는 안정세지만 김장재료 등 국민이 체감하는 생활 물가는 여전히 높다”고 지적한 바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는 40개월여 만에 1%대 상승률을 기록해 안정세를 보였다. 하지만 장바구니 물가 품목인 채소류 물가가 10% 이상 뛰었고 김장철을 앞둔 가운데 배추는 1년 전보다 50% 넘게 급등하는 등 불안한 흐름을 보였다.

대외 변수도 여전하다. 최근 중동 정세 불안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산되면서 국제유가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22일(현지시간) 기준 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은 전날 대비 배럴당 1.53달러 상승한 72.09달러를 기록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2월물 브렌트유는 1.7달러(2.43%) 오른 배럴당 71.74달러로 집계됐다.

세수 부족을 메우기 위해 유류세 인하 조치를 종료해야 하는 정부 입장에선 인하 조치 종료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정부는 유류세 인하 조치를 2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다만 인하 폭은 축소한다. 11월1일부터 유류세 인하 폭은 휘발유 20%→15%·경유 30%→23% 등으로 축소된다.

한편 원·달러 환율도 미국 대선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로 1300원대 후반을 가리키고 있다.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82원에 거래되고 있다. 주간 거래 종가 기준 7월 말(1385.3원) 이후 최고치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로 환율은 내림세를 보이다가 중동 정세 악화와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최근 환율은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환율 상승에 따라 수입 물가도 상방 압력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김기찬 기자 gc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