金여사 특검법 거부권 의결… 野, 재표결 연기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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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원게시판’ 친윤·친한 대립에 반사이익 노리는 듯
민주당 관계자 “韓, 특검법으로 출구 찾으려 할 수도”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1-26 14:08:32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의원 공부모임 ‘지방시대, 지속가능한 대한민국 성장 동력’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야당 주도로 세 번째로 발의된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안건을 의결했다. 28일 재표결을 벼르던 더불어민주당은 당원게시판 논란을 둘러싼 국민의힘의 적전분열에 재표결 연기 검토에 돌입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26일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깔끔하게 김 여사 특검법에 협조하라”며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가 사는 길도 김 여사 특검 수용 외엔 없다”고 주장했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친윤계가 한 대표를) 국민의힘 당원게시판 댓글 공작 게이트로 대표 자리에서 쫓아내려는 속셈을 모르는 것이냐,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는 것이냐”며 한 대표의 특검법 재표결 협조를 촉구했다.

이날 정부는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세 번째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권 행사 안건을 의결했다. 14일 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번 특검법은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가담 의혹 및 국정 농단 의혹 등을 특검이 수사하도록 했다. 또 대법원장이 특검 후보 4명을 추천하되 야당이 4명을 부적격이라고 판단하면 비토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한 총리는 “제3자 (특검) 추천의 형식적 외관만 갖췄을 뿐 실질적으로 야당이 특검 후보자 추천을 좌지우지할 수 있도록 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14일 특검법 처리에 불참하는 등 김 여사 특검법 반대를 당론으로 정했다. 그러나 한 대표와 그의 가족이 당 홈페이지 당원게시판에 윤 대통령 부부 비방 글들을 올린 것 아니냐는 의혹을 두고 친윤계·친한계는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다. 친윤계는 한 대표가 무고하다면 진상 조사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급기야 친윤계인 김민전 최고위원과 한 대표가 2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개 설전을 벌이는 상황도 벌어졌다. 한 대표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원게시판 논란에 대해 “어떻게든 나를 공격하기 위한 이슈 띄우기다. 당대표를 흔들고 끌어내리겠다는 것 아닌가”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당은 반사이익을 노리고 특검법 재표결 연기를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 친윤계에 대한 친한계 불만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재표결함으로써 친한계의 이탈표를 끌어내려 한다는 추측이다. 국민의힘에서 8표의 ‘반란표’만 나오면 특검법 재표결 처리가 가능해진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원게시판 논란에 끌려 다니는 한 대표가 특검법으로 출구를 찾으려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