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부담 여전… 5대 은행 작년 부실채권 7.1조 원 정리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은행

빚 제때 못 갚는 차주 늘면서 부실채권 상·매각 2년 만에 3배↑
연체율도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상승… 은행 건전성 관리 고삐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2-02 11:47:41

▲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작년 5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부실채권 상·매각 규모는 총 7조1019억 원으로 1년 전인 2023년(5조4544억 원) 대비 30.2% 증가했다. 1월8일 서울의 한 은행에서 대출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5대 은행이 작년 한 해 털어낸 부실채권이 7조1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고물가에 따라 빚을 제때 갚지 못한 차주가 늘어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경기 침체 우려가 큰 가운데 금리 인하 가능성마저 줄어들면서 은행권 부실채권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일 은행권 등에 따르면 작년 국내 주요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부실채권 상·매각 규모는 총 7조1019억 원으로 집계됐다. 2023년(5조4544억 원)과 비교해 30.2% 큰 규모다. 2년 전인 2022년(2조3013억 원) 대비로는 세 배 이상 불어났다.

부실채권은 3개월 이상 연체된 고정 이하 등급 채권으로 회수 가능성이 현저히 낮은 ‘떼인 자산’을 뜻한다. 장부에서 지우거나 자산유동화 전문회사 등에 헐값에 파는 방식으로 처리된다.

부실채권이 늘어난 것은 빌린 돈을 갚지 못하는 대출자들이 많아지면서 은행들이 건전성 관리에 나선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은행들은 2022년까지 대체로 분기 말 상·매각을 했지만 대출 연체가 늘면서 2023년부터는 분기 중에도 상·매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대출만기 연장·이자 상환 유예 조치에 따른 부실이 점차 드러나기 시작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대규모 상·매각에 나서면서 건전성 지표는 개선됐다. 5대 은행의 대출 연체율 단순 평균(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작년 12월 말 기준 0.35%로 전월(0.42%)보다 0.07%p 내려갔다. 고정이하여신(NPL) 비율도 한 달 새 0.38%에서 0.31%로 0.07%p 하락했다.

다만 1년 전 대비로는 악화했다. 12월 기준 연체율은 0.29%에서 0.35%로 올라갔지 NPL 비율은 0.26%에서 0.31%로 모두 상승했다. 부실채권 추이가 드러나는 신규 연체율(월 신규 연체 발생액/전월 말 대출잔액)도 작년 11월 0.10%에서 12월 0.09%로 0.01%p 떨어지는 데 그쳤다.

은행권 연체율은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떨어졌다가 다시 5년 전 수준으로 올라간 모습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 원화대출 연체율은 2021년 말 0.21%로 내려갔다가 점차 상승해 작년 11월 말 0.52%에 이르렀다. 코로나19 유행 전인 2019년 11월(0.48%)과 비슷하다.

문제는 고금리 장기화 우려가 크다는 점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정책금리 인하를 멈추면서 한국은행도 통화 완화 속도를 늦출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은행권은 당분간 연체율이 더 오를 수 있다고 보고 건전성 관리에 주력할 계획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환율 상승·글로벌 경기 불안·내수 회복 지연 등 부정적 요소가 있어 연체율은 당분간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후원하기

정기 후원
일반 후원
무통장입금: 하나은행 158-910019-39504 스카이데일리
시대의 금기를 깨는 정론지 스카이데일리는
여러분의 후원으로 만들어집니다.

정기 후원 독자께는
스카이데일리가 주최하는 각종 행사에
초대, 할인 혜택 등을 드립니다.

매월 5만 원 이상 정기 후원 독자께는
스카이데일리 신문과
스카이데일리가 발행하는 최신 단행본을
보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