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º
습도 85%
대전 4º
습도 65%
)
“한국기자협회 회원이 대한민국 정식 기자다.” 몇 해 전 한국기자협회 회원사 소속 기자에서 비회원사 매체로 이직한 후 ‘내려치기’ 당했다며 울분을 토하던 한 기자가 잊히지 않는다. ‘기사’와 ‘곤조’로 먹고산다는 기자 업계에 정규직·비정규직 같은 신분제가 현현하다. ‘기자협회 회원(사) 여부’가 이를 증명한다.
1964년 창립되어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 위치한 기자협회는 지상파·10대 일간지·3대 통신사 등 이른바 ‘주류 언론’만 총망라한 209개 회원사로 구성돼 있다. 2022년 기준 대한민국에는 5000개가 넘는 언론사가 있는데 이들 중 상위 4.18%만 기자협회 회원사의 영예를 안고 있다. 회원사가 되는 방법도 쉽지 않다. 해마다 기자들의 신상정보와 이력이 담긴 이력서를 받고 회원사들이 투표를 통해 일정 수의 득표를 한 언론사에 ‘회원 가입’의 자격을 준다. 그해에 기자협회장이 소속된 매체의 논조가 회원사 가입 여부를 좌지우지한다는 후문이 있을 정도로 복불복 가입 기준에 악명이 자자하다.
전 세계에서도 한국과 일본에만 있다는 폐쇄적인 부처 ‘출입기자단’ 시스템과 이기주의의 정점에 놓인 게 기자협회인 셈이다. 오죽하면 정·관계에서는 ‘기자협회’가 발행하는 ‘기자수첩’에 기재된 ‘언론사 리스트’로 짝퉁 언론사 진위 감별을 한다는 말이 돌 정도다. 기자협회는 대한민국 ‘퓰리처상 급’의 명성을 가진 한국기자상을 수여하고 매달 ‘이달의 기자상’도 시상한다. 물론 회원사에서 열외된 언론사 소속의 기자들에게 이 같은 상을 받을 기회를 바란다는 건 언감생심의 일이다.
문제는 이들의 일관되며 일방적인 좌편향성 논조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전국언론노동조합(전국언론노조) 기관지나 다름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윤석열 대통령 12.3 비상계엄 시국선언 사태’와 관련해 기자협회보에 게재된 기사를 샅샅이 봤다. 아니나다를까 ‘좌로 기운 정치 편향성’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박근혜 대통령을 사냥하듯 몰아붙였던 언론은 윤 정부 탄핵 국면을 이의 연장선상에서 취재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19일 ‘서부지방법원 사태’ 이후 윤 대통령 지지자를 ‘극렬지지자’ ‘폭도’로 규정한 기자들은 ‘취재진에 집단·조직적 폭력을 가하고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이들’이라는 주장을 동어 반복하듯 수일에 걸쳐 지속했다. “마지막 한 명까지 찾아내 엄벌을 가해야 한다”고도 했다.
주류 언론에서 이들 국민저항권을 발동했던 20·30 청년들은 타협과 협의의 대상이 아닌 처벌과 배제의 대상이 됐다.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과 서울서부지법 및 헌법재판소 등에서 멸공봉을 든 20·30 청년을 ‘극우’로 몰아가던 주류 언론이 민낯을 드러낸 것이다.
그뿐만 아니다. 이들은 윤 대통령 탄핵 인용을 사실상 ‘기정사실’로 상정해 놓고 검찰 못지않은 ‘끼워 맞추기식 보도’의 행태를 보인다. 익명의 법조기자들을 인터뷰해 ‘탄핵이 인용될 것’이라는 표현을 기사 곳곳에 집어넣는 것이다. ‘탄핵 인용’이라는 정해진 결론을 합리화하기 위한 검경발(發) 기사가 매체 1면을 연일 장식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였을 것이다.
가장 황당한 건 우파 진영에서 ‘조작 방송 논란’을 빚었던 1.19 서부지법 사태 당시 법원 내부를 취재한 JTBC 취재진이 ‘이달의 기자상’을 수상했다는 것이다. JTBC는 ‘롯데리아 계엄 모의’로도 기자상을 거머쥐었다. 애국시민에겐 태블릿 PC 조작 전과자인 JTBC가 한국기자협회에서는 언론계의 희망인 셈이다. 이런 가운데 JTBC는 보수 정부를 두 번이나 넘어뜨린 제4의 권력으로 등극할 것을 꿈꾸고 있다. 이에 반해 우파의 거성인 매일신문 데스크는 기자협회보에서 몰매의 대상이다. ‘윤 대통령 결사옹위 첨병이 됐다’며 저연차 기자들의 사내 대자보 시위와 규탄의 대상이다.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70년 헌정사에 대통령 탄핵 소추 의결이 3번 이뤄진 국가는 없다고 했다. 언론 개혁 없이는 우파 정부의 탄핵이라는 비극은 반복을 피할 수 없는 미래가 될 것이다.
후원하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1
좋아요1
감동이에요0
화나요3
슬퍼요1
연재기획 ‘반대세의 비밀’ 
연재소설 ‘최초의 당신’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