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핵무장 대신 '광물협정'으로 안보”… 美·우크라 서명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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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젤렌스키, 나와 서명하고 싶어 한다… 나도 좋다"
루비오 "우크라 핵무장 요구 비현실적… 핵보유국 줄여야"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2-26 17:43:19

▲ 2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광물협정 최종 서명 임박을 알렸다. 그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의 28일(현지시간) 방미와 공동 서명식을 예고하며 '미국 기업 투자를 통한 우크라이나 안보'를 거듭 강조했다. 한편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브라이트바트뉴스 인터뷰에서 우크라의 나토 가입이나 핵무장을 "비현실적"인 요구로 일축했다. AFP

우크라이나 평화협상 논의 과정에 최대 변수로 부상한 미국·우크라이나 간 광물협정이 28일(현지기간) 양국 정상에 의해 공식 서명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행정명령 서명식을 하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금요일(28일) 온다고 들었다. 난 당연히 좋다"고 밝혔다. 이어 "(협정 서명을) 젤렌스키가 원한다"며 "나도 이게 매우 큰 거래임을 안다. 협상은 거의 마무리 단계"라고 전했다.

"협상이 합의점에 도달했으며 28일 서명할 수 있다"는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 말을 AFP 통신이 앞서 보도한 상태다. AFP에 따르면 이 관계자는 "광물협정의 조건에 양국이 합의한 뒤 양측 정부 인사들이 세부 사항을 둘러싼 작업을 진행 중"이며 양국이 협상을 벌인 초안에 우크라이나 안보에 관해 언급돼 있지만 미국 역할이 명시되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협정 초안엔) 미국이 안정돼 번영하게 될 주권국 우크라이나에 투자해 지속 가능한 평화에 힘쓰며 안전보장 노력 또한 지원한다 등 일반적 조항뿐"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미국이 당초 기대한 '5000억 달러(약 716조 원) 규모의 광물 자원 제공' 등 우크라이나 측이 향후 250년간 상환 부채를 짊어지게 될 일부 조항은 협정문에서 빠졌다고 이 관계자가 덧붙였다. 이 '5000억 달러'란 개발 수익 5000억 달러에 이를 때까지 미국이 기금의 100% 지분을 갖겠다는 취지로 전해진 것을 말한다. 미국은 그간 우크라에 건네 온 무기 등 군사지원과 현금 제공 대가로 희토류 광물 개발 지분 50%를 요구했다.

우크라이나 측에선 공동개발 제안을 받아들이되 러시아 위협으로부터의 안전보장을 확보해 달라고 강력히 주장해 왔지만 '미국 기업들의 현지 소재' 자체로 '대러 억지력'을 발휘한다는 게 트럼프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다. 미국·우크라이나가 함께 현지 희토류 광물 자원을 개발해 수익을 공동기금화한다는 점엔 양측이 합의한 것으로 보도됐다. 트럼프는 그간 우크라에 지원했던 만큼 돌려받길 원한다고 강조해 왔다. 미국 지원 없이는 공무원 월급도 주기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을 위해 핵무장을 허용해 달라는 젤렌스키의 최근 언급을 비현실적인 희망이라고 단언했다. 루비오 장관은 25일(현지시간) 공개된 강성 보수 매체인 브라이트바트뉴스(Breitbart News) 인터뷰에서 "아무도 그런 제안을 진지하게 받아들일 것 같지 않다. 핵무기 보유가 문제의 해결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렇게 답변했다.

젤렌스키가 이달 초 영국 언론인 피어스 모건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 나토 가입이 오래 걸린다면 "핵무기를 돌려 달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은 러시아로선 '수용 불가' 대목이지만 '나토 가입' 추구가 아예 헌법에 적시돼 있어 젤렌스키 역시 물러서기 어렵다. 젤렌스키의 인터뷰 발언은 1991년 소련 해체 후 우크라가 1994년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를 통해 서방의 안전보장을 약속 받으며 옛 소련 시절 핵무기를 포기한 사실을 일깨운 것이다.

그러나 루비오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그런 말 하는 것을 들어본 적 없다. 현실적 요구라고 여겨지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온 세계가 핵무장 국가를 줄여야 할 마당에 그것(핵무장)이 문제의 해결책일 수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미국이 우크라이나 평화협상 과정에서 러시아 편향적이라고 비판하는 사람들에 대해 "위선적"이라고 반박했다.

심지어 이런 "위선적 비판자"들을 루비오는 "(가자전쟁에서) 휴전을 요구하며 '적대행위 중단' '하마스 생존 허용'을 외치는 사람들"에 비유했다. 또 "우크라전쟁 몇 년 더 계속하자, 수십억 달러 계속 보내 무수한 사람들이 죽고 나라가 파괴되도록 놔두자는 얘기"라며 목소리 높였다. 이어 "전쟁과 갈등을 끝내려면 타협이 있어야 하고 그게 성숙한 외교 정책"이라며 "비판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어차피 트럼프 대통령이 무엇을 하든 비판할 것 아니냐" 되묻기도 했다.

루비오와 인터뷰한 브라이트바트뉴스는 2007년 A. 브라이트바트가 설립한 미국의 인터넷 언론사로 '허핑턴포스트의 보수판'을 자임한다. '여성·외국인 혐오' '인종차별적 시각' '음모론 부추긴다' 등으로 매도돼 왔으나 이런 매체와 미 국미장관이 인터뷰를 가지는 현실에서 기존 언론 지형의 비정상정을 확인하게 된다. 트럼프의 측근 스티브 배넌이 브라이트바트뉴스 회장직을 맡아 "대안 우파 플랫폼"을 선언하며 2016년 대선 때 트럼프 지지자들의 온라인 결집장소로 떠올랐다. 당시 반(反)트럼프 진영의 공세로 2000곳 넘는 개인·조직으로부터 광고 철회를 당하기도 했다. 로스엔젤레스에 본사, 텍사스·런던·예루살렘에 지부를 두고 있다.

임명신 기자 imm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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