加 새 총리, 트럼프와 대립한 채 영국행… 찰스3세, 은근한 편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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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실 소식통 “국왕의 빨강 넥타이·劍선물 등 모두 의미심장”
전임 트뤼도와 비슷한 기조… 다가올 총선에 유리할 것 없어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3-18 16:08:23

▲ 캐나다 신임 총리 마트 카니(오른쪽)가 통상분쟁 중인 미국에 불쾌감을 표시한 채 영국으로 날아가 17일(현지시간) 캐나다 국가원수이기도 한 찰스3세 국왕를 예방했다. 카니 총리는 키어 스타머 총리와도 회담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와의 관계가 난제로 남아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갈등을 겪는 캐나다의 마크 카니 신임 총리가 17일(현지시간) 영국을 방문해 찰스3세 국왕을 예방하고 키어 스타머 총리와 회담했다. 캐나다의 국가원수이기도 한 찰스3세는 이날 런던 버킹엄궁에서 카니 총리를 맞았다. 카니는 쥐스탱 트뤼도 총리의 퇴진으로 집권 자유당 총재로 뽑혀 14일 총리직을 계승한 상태다. 차기 선거 10월이든 그보다 앞선 조기총선이든 자유당 상황은 그리 좋지 않다. 그나마 도널드 트럼프 상대로 경제통인 카니가 유리하다는 판단 아래 6개월 미만 임기의 총리로 선출한 것이다.

국왕이 "다시 만나 대단히 기쁘다"고 인사하자 카니 총리는 "따라잡아야 할 것(소식)이 많다"며 화답했다. 카니는 2008년 세계적 금융위기 때 캐나다 중앙은행 수장으로 상황을 잘 넘기면서 능력을 인정 받아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 총재로 영입된 동안 왕세자 시절의 찰스3세를 여러 차례 만난 바 있다. 이후 접견은 30분간 비공개로 이어졌다. BBC방송이 이날 만남에 대해 "찰스3세가 캐나다에 지지를 보낸 또 하나의 상징적 제스처" "말로 설명하진 않지만 암호화된 신호" 등으로 평가했다.

이날 찰스3세의 빨강 넥타이가 캐나다 국기 상징을 통한 지지의 뜻이라고 해석하는 매체도 있다. 지난달 캐나다 국기 탄생 60주년 때 영국 왕실이 그냥 지나칠 법한 일이었지만 찰스3세가 성명을 통해 캐나다를 "자랑스럽고 회복력 있으며 애정 있는 국가"로 칭했다. 앞서 2일엔 카니의 전임자인 쥐스탱 트뤼도 총리를 샌드링엄 영지로 초청해 만났고, 4일 영국 해군 항공모함 HMS프린스오브웨일스 승선시 제복에 캐나다 메달을 달았다. 13일에도 캐나다의 상원 인사들을 만났으며 캐나다 상원을 위한 새 의례용 검을 전달했다.

왕실 소식통들이 BBC에 이 모든 게 캐나다에 대한 찰스3세의 헌신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현 미국 정부에 대한 캐나다 편들기로 풀이될 수 있다. 캐나다는 트럼프 행정부와 통상 분쟁을 겪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소셜미디어에 이를 언급하며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는 게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썼다. 작년 11월 대선 승리 때부터 반복한 주장이다. 트뤼도 총리를 향해 "캐나다 주지사 하라" 제안하기도 했다.

카니 총리는 이어 다우닝10번지로 이동해 스타머 총리와 회담을 가졌다. 양국 및 주요 7개국(G7) 내 협력관계 강화가 역설된 이 자리 모두발언에서 스타머는 "주권국인 두 동맹(영국과 캐나다)이 역사·가치·국왕 등 여러 공통점을 가지고 영연방 안에서 함께한다"며 "경제적으로도 훌륭한 연결이 있다"고 짚었다. 그는 또 올해 주요 7개국(G7)회의 의장국인 캐나다의 역할에 기대감을 표하며 우크라이나 전후 안보를 위해 추진 중인 연합체 '의지의 동맹' 논의에 캐나다가 참여한 것을 감사했다.

카니 총리 역시 두 나라는 "공유된 가치 위에 세워졌다"며 "세계가 재편되는 역사의 한 순간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로에게 최대 교역 파트너이자 투자자 중 하나인 우리 두 경제는 동일 방향을 향한다"며 "안보 협력 또한 필수적" "G7을 통한 세계 재편"을 강조했다. 영국 총리실이 이후 낸 자료에 따르면 "두 정상은 관계 강화를 고대"하고 "우크라이나를 가능한 최강 위치에 두도록 협력할 것에 동의했다."

임명신 기자 imm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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