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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근의 미디어와 정치] 지역 지상파방송 소유 규제 위반의 문제
방송통신위, ubc울산방송과 대구MBC 대주주 고발 의결
두 사업자에 각각 네 차례씩 시행명령 내렸지만 실행 안 해
위반 행위에 대한 소극적 행정 처분과 집행 한계가 더 문제
황근 필진페이지 + 입력 2025-03-25 00:02:59
▲ 황근 선문대 교수·언론학
지난주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의미있는 결정이 있었다. ubc울산방송 대주주인 ㈜삼라와 대구MBC 지분 32.5%를 보유한 ㈜마금을 고발 조치하기로 의결한 것이다. ㈜삼라는 지분이 대기업 소유 한도인 10%를 넘었고, ㈜마금은 방송법 제15조의2 제1항 제2호에 의한 방송통신위원회의 출자자 변경 승인을 받지 못했음에도 지분을 처분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울산방송 지분 30%를 소유하고 있는 ㈜삼라는 2021년 모기업인 SM그룹의 자산총액이 10조 원을 넘어 방송법 제8조 제2항 위반 상태임에도 매수자가 없다는 이유로 매각하지 않고 있었다. 또한 ㈜마금은 방송통신위원회가 투기 목적이 의심된다며 승인하지 않았지만 시정명령을 지키지 않고 있었다.
 
두 지역 지상파방송사의 소유·지분 변경과 관련된 방송통신위원회 의결은 몇 가지 시사하는 바가 있다. 무엇보다 무선 주파수를 사용하는 지역 지상파방송 위상이 크게 위축되었다는 것이다. 1995년부터 단계적으로 허가된 지역민방들은 출범 당시 기대를 걸었던 풀뿌리 방송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었다. 성과가 전혀 없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수도권 방송을 동시 재송출하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국을 권역으로 하는 위성방송과 케이블TV의 광역화 그리고 지역성과는 거리가 먼 IP(인터넷 프로토콜)TV 출범 등으로 지역방송의 의미는 꾸준히 약화되어 왔다. 여기에 방송사의 존립 자체를 위협하는 유튜브·OTT(Over The Top·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같은 온라인 매체의 급성장으로 지역성을 기반으로 하는 매체들은 설 자리가 소멸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환경에서도 지역방송의 지분을 인수하는 기업이 있었다는 사실이 놀랍다. 물론 제한적이지만 보도 편성이 가능하다는 점이 고려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마금의 주장처럼 지분을 인수할 사람이 없다는 것도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코바코)라는 공영 미디어랩의 광고 분배가 없었다면 지역 지상파방송이 존립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여기서 제기될 수 있는 의문은 지상파방송의 소유 제한 40%와 대기업 10%의 한도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 하는 것이다. 지상파방송의 지분 제한은 30년 전 유료방송도 인터넷도 없던 시절 독과점 방송 체제의 유산이라 할 수 있다. 여론 독점과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방송을 반(反)공익적 자본이 장악(?)하는 것을 막기 위한 ‘공익적 소유론’에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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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평균 시청점유율 3~4%대인 지금 이런 소유 규제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의문이다. 시장 경쟁력은 없지만 지역성을 담보하기 위해 꼭 필요한 방송이라면 정부가 공적 재원을 투입해 공익적 차원에서 운영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국가가 방송을 직접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면, 진입 장벽을 대폭 확대해 안정적 재원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차선책이다.
 
아울러 이번 조치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방송통신위원회의 행정 조치들이 여전히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두 사업자에게 각각 네 차례씩 시행명령을 내렸지만 실행하지 않았다고 한다. 물론 이런 위반 방송사업자들의 시행명령 불이행 사례가 처음은 아니다. 실제로 2000년 현행 방송법이 제정된 이후 지분 소유와 관련된 위법 사항에 대한 행정조치들이 무기력했던 사례들은 여러 차례 있었다.
 
2004년 방송사업자 재허가 심사에서 G1강원민방은 ‘1대 주주의 주식 차명 소유로 방송법상 소유 지분 한도 30% 초과’와 ‘3년간 주식 이동 금지 조항 위반’을 이유로 허가 취소 사유가 있었음에도 조건부 허가 승인을 받았다. 또 2019년 MBN은 매일경제 임직원들의 명의를 이용한 차명주주 명의로 556억 원의 자본금을 허위 조성해 지분율을 29.96%로 낮췄다는 것이 드러나 방송통신위원회가 ‘업무정지 6개월’을 의결한 바 있다.
 
하지만 협력사들의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이유로 처분을 6개월 유예하였고, 이에 불복한 MBN이 취소 소송을 제기해 2월13일 대법원이 “재량권 일탈 남용과 관련해 직·간접적 영향을 고려하면 영업정지라는 외관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는 영업 취소에 이르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고 판결한 2심 판결을 받아들여 MBN 6개월 업무정지 처분은 최종 취소되었다.
 
강원민방에 대한 처분은 지역독점 방송사업자 폐방에 대한 부담이 작용한 결과이고, MBN에 대한 방송정지 유예는 보도 편성이 가능한 종합편성채널의 정치·사회적 영향력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소유 제한 규정의 문제점보다 위반 행위에 대한 방송통신위원회의 눈치보는 소극적 행정처분이 더 큰 문제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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