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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철의 글로벌 포커스] 국가주도 성장 vs 기업주도 성장
소득주도성장과 국가주도 성장은 시대 전환에 부적합
산업화·민주화·선진화 달성은 기업주도 성장이 해답
김상철 필진페이지 + 입력 2025-04-16 00:02:59
▲ 김상철 글로벌비즈니스연구센터(GBRC) 원장
글로벌 싱크탱크들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1%에도 미치지 못하리라는 비관적 전망을 속속 내놓고 있다. 마침내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는 한국 경제가 0%대 성장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를 발표했다. 혼돈의 정치 상황에 트럼프발(發) 보호무역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한국 경제를 강타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현재 우리가 당면한 위기를 조기에 극복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 보인다. 사회 전반적 분위기도 정치 이슈에 함몰되어 경제적 현실은 묻히거나 뒷전으로 밀려나 있다. 경제의 젖줄이라고 할 수 있는 제조업 생태계는 무너지고 모두가 해외로 나가야 살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대로 방치했다가는 한국에 남아 있을  기업이나 인재가 있을까 하는 극단적인 위기감이 엄습한다.
 
조기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여야 후보들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엄중한 경제 상황을 인식한 듯 저마다 경제 회생과 관련한 비전과 정책을 내놓는 중이다. 상대적으로 대권에 근접해 있고 나름대로 준비 기간이 길었던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행보가 가장 빠르다. 
 
이재명 전 대표는 출정 선포식에서 경제 문제에 대해 양극화 해소를 위해 ‘국가주도 성장’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던졌다. 그러면서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기본사회’ 대신 ‘잘사니즘’이라는 용어로 갈아탔다. ‘국익 우선’ ‘K이니셔티브’ ‘실용주의’ 등 미사여구를 최대한 동원하면서 국부의 원천이 기업임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정부 주도로 지원·투자·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나름대로 고심한 흔적은 보이지만 선뜻 동의하기는 어렵다.
 
이 전 대표는 최근 지지율 정체로 우클릭을 하면서 중도층 표심에 어필하고 있다. 하지만 그러다가도 진영의 반발이 거세면 다시 유턴하는 모습을 보여 과연 그가 주장하는 것들이 진심인가 하는 의구심을 사기도 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이를 의식이라도 한 듯 두 진영을 아우를 수 있다는 ‘국가주도 성장’을 꺼내 든 것으로 이해된다. 
 
하지만 국가주도 성장이라는 게 과연 이 시대에 맞는 성장 키워드인지는 냉정하게 짚어 볼 일이다. 우리는 지난 1960년대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내야 했던 시절에 시작되었던 국가 주도의 경제성장으로 가장 모범적인 신흥공업국을 넘어 선진국 문턱에 진입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그러나 현재는 성장 동력 고갈과 중국 등 후발주자들의 추격으로 한국 경제가 정점에 도달했다는 평가가 많다. 올라가기보다는 내려갈 수밖에 없는 징조를 보이는 객관적 지표들이 우후죽순처럼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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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는 지난 문재인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이 기억에 떠오른다. 이는 부(富)가 한쪽으로 치우쳐 있다는 인식을 근거로 국가가 개입하여 이를 적극적으로 시정해야 한다는, 일종의 사회주의적 접근 방식이다. 따지고 보면 소득이 주도하는 성장은 이론적으로나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기형적 성장 논리이다. 
 
이처럼 논리에서 벗어난 대중영합적 정책 남발은 성장을 더 정체시키고 국가의 채무를 더 늘리기 마련이다. 문 정부는 원전 생태계를 파괴하고 태양광 발전을 무리하게 추진하면서 온갖 비리를 양산했다. 노인 일자리 정책으로 단기 일자리만 늘려 교용 효과도 없었고 청년 실업률은 더 늘어났다. 
 
이재명표 ‘국가주도 성장’도 경제 양극화 문제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 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 약자를 돕는다는 명분은 좋지만 국가가 지나치게 개입하면서 오히려 성장의 파이를 줄어들게 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최근 들어 세계 경제 위기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문제는 이 위기가 매우 복합적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기업이나 가계 등 경제 주체들이 정면으로 위기에 노출되고 있다. 당연히 국가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중요성이 그 여느 때보다 높다. 그렇지만 국가가 제반 문제를 다 해결할 수는 없고 기업 등 민간과의 공동 대응이 필수적이다. 
 
지금 전개되고 있는 글로벌 경제 전쟁의 최전선에는 기업이 나서고, 각국 정부는 기업이 이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고 필요한 지원을 하고 있다. 특히 특정 외국으로부터 불이익을 받지 않게 하거나 더 나은 조건에서 외부 기업과 경쟁하도록 규제를 풀고 세금 감면·보조금 등과 같은 유인책을 제공한다. 제대로 된 국가는 자국 기업에는 물론 외국 기업에도 당근을 제시하면서 기업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뛰어넘어 이제 선진화가 세간의 화두다. 경제의 발목을 잡는 정치 제도의 개혁을 위한 개헌 요구가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성장 엔진 재가동을 위한 경제 패러다임의 변화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한국 경제가 추락하고 있는 배경에는 압축성장 시대의 프레임에 갇혀 국가 개조의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산업화 시대에는 그 당위성이 인정되었지만 이제는 수명을 다한 정부 기관이나 공공 조직들이 곳곳에서 세금 먹는 하마처럼 버젓이 연명하고 있다. 또다시 국가가 성장을 주도하면서 시대착오적 사상누각을 짓거나 지나친 개입으로 경제가 역주행하지 않을까 두렵다. 
 
경제는 역순환이 아닌 선순환이 되어야 하고 전환기적 시대에 걸맞은 ‘민간(기업)주도 성장’이 되어야 한다. 정부가 아닌 기업이 성장의 상단에 위치해야 총체적 위기의 한국 경제를 극복해 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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