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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기의 한반도 테라포밍] 강화도조약 150년 후의 한반도 상황
1세기 전보다 더 위태로운 국가 안보 환경
사명감 있는 국가 지도가가 절대적으로 필요
6·3 대선,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지을 모멘텀
박진기 필진페이지 + 입력 2025-06-04 00:02:40
▲ 박진기 K-정책플랫폼 연구위원·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 감사
이제 6개월 남짓 남은 2026년은 쇄국(鎖國)하던 조선이 ‘강화도 조약’이라는 근대적인 국제조약을 체결한 지 150년이 되는 해다. 1876년 2월27일 체결된 이 조약의 본래 이름은 ‘조일수호조약’이다. 
 
당시 강대국들의 ‘제국화’라는 세계사적 흐름에서 조선은 지배 계층의 국제관계 지식과 인식은 물론 국가적 역량도 부족했기에 제국들의 먹잇감이 되었고 결국 서구식 개혁을 한 유일한 아시아 국가였던 일본에 의해 대륙 진출 교두보 역할을 하는 식민지가 된다. 그러한 의미에서 강화도조약은 대표적인 ‘불평등조약’으로 평가된다.
 
조선은 1876년 조일수호조약 이후 1882년 미국과 조미수호통상조약, 1883년 영국과 조영통상조약 등 10여 개 국가들과 차례차례 수호조약을 맺었다. 이와 같이 조선도 형식상으로는 개화의 계기를 갖게 되었으나 당시 ‘위정자들의 심각한 능력 부족’으로 인해 동아시아 끝단의 대륙과 해양을 잇는 ‘페닌슐라(반도국)’를 차지하려는 열강의 혈투장이 되었다.
 
조선은 왜 스페인·포르투갈처럼 해양을 접한 국가들이나 이탈리아와 거의 유사한 ‘페닌슐라’라는 지형적 특성을 가진 국가들과는 달리 그 장점을 극대화시키지 못하고 식민지로 전락했을까. 특히 같은 시기 일본은 ‘메이지 유신’을 성공시키며 근대국가를 넘어서 제국으로 나아간 반면 조선은 왜 개혁이 실패하고 식민지로 전락해야 했는가.
 
그 근본적 차이는 무엇일까. 또다시 그런 일을 겪지 않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알아야 하고 무엇을 해야만 하고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 것일까. 미·중 간 패권 전쟁 속에 점차 각자도생의 시대로 바뀌는 현 세상 속에서 말이다. 그렇다면 조약이 체결된 1876년의 조선은 어떠한 상황이었기에 불평등 조약을 체결해야만 했을까.
 
동학농민전쟁·동학란·갑오농민전쟁 등으로 불리며 ‘서학’이라는 천주교(가톨릭)와 토속신앙의 결합으로 만들어진 신흥종교 ‘동학’의 교도들에 의한 무장봉기는 강화도조약 체결 18년 후인 1894년에 일어났다. 놀란 고종이 왕권 수호 목적으로 동학군을 진압하기 위해 청나라에 지원군을 요청하면서 1895년 발발한 청일전쟁, 얼마 안 있어 아시아 권역에서 ‘일본의 제국화’를 공고하게 만든 러일전쟁이 1904년에 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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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문제는 500년간 지속된 양천제(良賤制)·노비제로 깊숙이 뿌리박은 신분제에 그 근본 원인이 있었다. 또한 국제 정세를 아랑곳 않던 지배층의 오만과 자신들만의 이권을 위한 ‘카르텔’도 문제였다. 아주 단편적 사례를 들어 보자. 
 
개항을 요구하는 외국과의 국제 조약 체결 시 통역은 ‘역관’, 즉 중인 계층이 담당했다. 사대부라 불리는 지배 세력 출신의 고관대작들은 오랑캐와 말을 섞기 싫다며 그 중차대한 일을 자신들이 무시하던 중인 출신의 역관들에 맡겨 놓았다. 국가의 존망이 달린 시기에 능력은 있으나 하대받던 그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모든 성과를 다 빼앗아 가는 양반 밑에서 홀대받으며 자신들의 역량과는 관계없이 신분제로 무시당하던 그들이다.
 
이후 일본제국과는 1904년 대한시설강령 및 제1차 한일협약, 1905년에는 제2차 한일협약, 1907년 기유각서 등을 체결했다. 그리고 이어서 1910년에 ‘한일병합조약’을 체결하고 국권을 일본제국에 넘긴다. 이를 주도한 조선 지배 계층에게 국가와 국민의 개념이나 있었을까.
 
100여 년이 흐른 지금은 어떠한가. 대한민국 안보의 핵심인 미국의 국가안보 정책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근본적 틀의 변화를 요구하고, 인도·태평양 지역 지상 병력의 재배치도 검토 중이다. 다시 말해 이는 대한민국의 존재 가치에 따라 한·미 연합의 결속력과 주한미군 배치도 변경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때를 같이하여 중국은 서해 잠정조치수역(PMZ)내에 무단 시설물을 설치하고 대한민국의 배타적 경계수역(EEZ) 일부를 ‘항행금지구역’으로 지정한다. 이렇게 중국이 우리를 무시하는 행태는 이미 그 수위를 한참 넘었다. 북한 또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러시아와의 협력을 통해 우리에겐 없는 현대전 ‘실전 경험’을 갖춘 병력을 보유하고 핵무기를 더욱 고도화하는 등 전투력을 한층 높여 놓은 상태이다.
 
1910년 조선이 국권을 일본에 넘긴 이래 불과 115년이 지난 지금 우리의 안보 환경은 더욱 위험한 시기를 맞고 있다. 우리 국민은 이 상황을 인식하고 있을까. 이제 운명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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