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알아크사 홍수’ 작전은 이란이 벌인 대(對)이스라엘 전쟁의 서막이었다. 이후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하마스, 서안지구 하마스, 레바논 헤즈볼라, 이란, 예멘의 후티 반군, 시리아의 알아사드 정권과 알라위 민병대, 이라크의 시아파 민병대 등 일곱 전선에서 ‘7면초가(七面楚歌)’의 전쟁을 지금까지 치르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 전쟁에서 승자로 부상했다. ‘기적’이 아닐 수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스라엘을 도왔지만 기적을 주도한 것은 이스라엘이었고 결말도 그러할 것이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와 헤즈볼라를 초토화하고, 시리아의 알아사드 정권은 내전에서 반군에 패해 붕괴됐다. 2024년 4월·10월, 2025년 6월의 ‘12일 전쟁’ 등 세 차례에 걸쳐 이스라엘과 격돌한 이란은 이스라엘의 공군력과 미사일 파워에 당했다. 이란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래 ‘이스라엘 소멸’을 국가 목표로 삼고 하마스, 헤즈볼라, 이라크 민병대, 후티 반군, 시리아의 알아사드 정권 등에게 돈·무기·훈련을 제공하며 대리 세력으로 키워 이스라엘을 포위하는 ‘시아파 벨트’를 구축했다.
하마스는 수니파이지만 이란은 이들을 이스라엘 타도의 선봉장으로 키웠다. ‘시아파 벨트’의 붕괴는 이스라엘이 거둔 최대의 기적이었다. 이스라엘은 자국의 75배에 달하는 165만㎢의 국토에 8600만 인구를 가진 이란과 교전했고, 미국과 합작해 이란의 핵시설들을 타격하고 지금도 ‘최종적인 하마스 해법’을 고민하며 싸우고 있다.
그럼에도 이것을 ‘절반의 기적’으로 봐야 할 이유도 있다. 이스라엘은 ‘선제·정보전, 단기전, 외교적 결말’을 군사 작전의 교본으로 삼는다. 즉, 항상 적에 앞서 선제공격하며, 사전에 확보한 정보와 치밀하게 준비된 암살·파괴 공작으로 적의 허점을 찌르고, 교전이 시작되면 최단 시일 내에 승리를 끌어낸 후 외교적 마무리를 한다. 이는 ‘전략적 후퇴’가 허용되지 않는, 단 한 번의 패전이 곧 국가 소멸이라는 약점을 가진 이스라엘로서는 불가피한 선택이며 이런 작전은 빈번히 큰 성공을 거두었다.
하지만 ‘알아크사 홍수’ 작전은 이스라엘에 뼈아픈 실패를 안겨 주었다. 무선호출기에 폭탄을 심어 헤즈볼라 요원들을 공격하고 족집게 정보력으로 이란의 핵 과학자들과 군사 지도자들을 암살하는 이스라엘의 정보력이 하마스의 공격 준비를 알아차리지 못했고, 선제공격을 당했으며, 2년이 가깝도록 전쟁이 지속되고 있다.
팔레스타인 처리를 둘러싼 서방국가 간 이견으로 외교적 결말도 요원해 보인다. 이란 핵시설 타격에 대한 평가도 분분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개발 능력이 완전히 파괴되었다고 했지만 이란의 핵 개발을 수개월 또는 수년 동안 연기하는 데 그쳤다는 평가도 만만치 않다. 핵 보유를 통해 자신들이 지배하는 새로운 중동 질서를 원하는 이란의 야망과 능력이 살아 있다는 사실 자체는 이스라엘에 대한 도전이 끝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한국은 중동을 보면서 쿠르드족과 이스라엘의 사례를 교훈 삼아야 한다. 쿠르드족은 4000만 명의 인구를 가졌고, 튀르키예·시리아·이라크·이란 등에 흩어진 ‘중동의 집시’가 되어 수세기 동안 독립국가 건설을 위해 어디서든 피를 흘렸지만 그들의 좌절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반면, 경상북도보다 조금 큰 면적에 서울과 비슷한 1000만 명 인구의 이스라엘은 남녀노소 없는 국가 수호 의지로 ‘7면초가’의 전쟁에서도 생존과 번영을 지켜 내고 있다. 그들의 ‘절반의 기적’에도 한국이 교훈 삼아야 할 것이 수두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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