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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직해병 사건의 외압·은폐 의혹을 수사 중인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비롯한 주요 피의자 5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수사의 정점을 향해 가고 있다. 특검은 이들이 조직적으로 수사에 개입해 초동 조사 결과를 왜곡하고 책임자를 축소하는 데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민영 특검보는 20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 전 장관과 박진희 전 국방부 군사보좌관, 김동혁 전 국방부 검찰단장,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 등 5명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특검은 이 전 장관에게 직권남용, 허위 공문서 작성 및 행사, 공용서류 무효, 공전자기록 위작, 모해위증 등 다섯 가지 혐의를 적용했다.
이 전 장관은 2023년 7월 채상병 순직 사건의 초동 조사 결과를 보고받은 직후 윤석열 전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보고를 받은 뒤 해병대 수사단의 경찰 이첩을 보류·회수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은 이른바 ‘윤 격노설’을 실체적 근거로 삼아 이 전 장관이 수사 라인에 직접 외압을 행사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박 전 보좌관은 이 전 장관과 긴밀히 연락을 주고받으며 수사단과 국방부 검찰단의 수사 방향에 영향을 미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이 전 장관과 함께 ‘대통령 개입은 허구’라는 취지의 허위 공문서를 작성·배포해 여론을 호도한 혐의도 적용됐다.
김 전 단장은 경찰에 넘어간 해병대 수사 기록을 위법하게 회수하고 국방부 조사본부의 재검토 과정에 압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다.
유 전 법무관리관과 김 전 사령관 역시 해병대 수사 라인에 압박을 가해 혐의자 범위를 축소하도록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김 전 사령관은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에게 ‘윤 격노’ 사실을 전달하며 회유성 지시를 내렸다는 진술이 확보된 상태다.
특검은 이들이 조직적으로 수사 방해와 증거 인멸을 시도했다고 보고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민영 특검보는 “사건 발생 이후 주요 피의자들이 물적 증거를 없앤 정황이 확인됐고 언론을 통한 입장 표명으로 진술 맞추기 시도가 반복됐다”며 “구속 상태서 수사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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