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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재헌 주중대사가 20일 “남북은 통일을 지향하는 특수관계”라며 “북측의 ‘적대적 두 국가론’에 동요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노 대사는 이날 중국 상하이총영사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김기웅 의원이 북한의 ‘두 국가론’ 주장에 대한 정부 입장을 묻자 “개인적인 견해를 떠나 대사관과 정부의 입장은 명확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일부에서 제기되는 ‘중국이 북한의 두 국가론을 양해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중국의 한반도 정책은 연속성과 안정성을 기조로 하고 있으며, 한반도 문제에 대한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중국이 남북통일을 지지하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표명하느냐”는 질의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자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노 대사는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관련 회의 준비 상황과 관련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성공적으로 실행·이행하기 위해 대사관 차원에서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며 “중국 측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한국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와 내년 중국 개최 회의를 계기로 한중 간 고위급 경제교류를 지원하고, 실질적 협력사업 발굴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경제 분야에서는 공급망 안정 관리가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노 대사는 “대중(對中) 공급망의 안정적인 관리를 위해 중국 정부와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며 “주요 소재와 원재료의 원활한 수급을 도모하고, 교란 요인을 선제적으로 파악해 적시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 기업의 중국 내수시장 진출 확대를 위해 각종 전시·박람회 정보를 공유하고, 기업 애로 해소를 위해 기업지원센터를 통한 상시 소통체계를 강화하겠다”며 “중국의 법규·정책 변화에 대응하는 설명회와 세미나도 지역별로 개최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홍기원 의원이 “최근 한국 내에서 확산되는 ‘혐중 시위’가 한중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하자 노 대사는 “당연히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며 “한중 협력을 발전시키려면 양국 간 우호 정서 함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답했다.
그는 “근거 없고 음모론에 기반한 행위에 대해서는 필요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며 “양국 관계를 감정이 아닌 이성으로 바라보는 성숙한 인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9일부터 시행된 중국인 단체관광객 한시적 비자 면제 조치와 관련해 “범죄 증가를 우려하는 시각이 있다”는 질의에는 “입국 중국인들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불법 체류나 범죄에 대비한 단속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같은 자리에서 김영준 상하이총영사는 “인적 교류와 상호 이해 증진이 가장 중요하다”며 “비자 면제 정책은 양국 간 우호 증진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윤후덕 의원이 “주중대사를 하면 반쯤은 정치권에 들어온 것인데, 정치할 생각이 있느냐”고 묻자 노 대사는 “아닙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노 대사는 한중 수교를 이끌었던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으로, 지난 16일 제25대 주중대사로 취임했다. 그는 취임 나흘 만에 이재명 정부 첫 국정감사에 출석했다.
이날 국정감사는 상하이에 위치한 총영사관에서 열렸으며, 베이징의 주중대사관과 화상으로 연결돼 동시 진행됐다. 노 대사는 “역사·문화·사회 등 민감한 사안에서는 우리 정부의 단호한 입장을 견지하되, 미래지향적 협력의 틀을 강화하겠다”며 “한·중 관계를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발전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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