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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승룡의 와인이야기] 고급 와인잔으로 마시는 와인의 우아함
어승룡 필진페이지 + 입력 2025-12-05 00:02:50
 
▲ 어승룡 와인 컬럼니스트·문화평론가
와인 초보 딱지를 떼고 나면 눈을 뜨는 게 하나 있다. 고급 와인잔에 대한 욕구가 생기는 것이다. 마트나 다이소에서 2000~3000원에 구입해서 마시던 와인잔이 어느 날 갑자기 무겁게 느껴지고 더 좋은 와인잔에 마시고 싶어지는 날이 있다.
 
이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고급 와인잔을 찾게 된다. 필자도 다양한 모양과 다양한 브랜드의 와인잔을 사용해 비교하며 마시고 있다. 유리 제품이기 때문에 씻다가 종종 깨뜨리기도 해서 늘 여유있게 와인잔을 구매한다.
 
처음에는 한 종류의 와인잔으로 마시다가 이때가 되면 화이트와인잔, 레드와인잔, 스파클링와인잔을 구입해서 와인 종류에 따라 다른 와인잔의 묘미를 찾기 시작한다. 그 다음 단계는 레드와인 잔을 와인 스타일에 따라 보르도 와인잔, 부르고뉴 와인잔으로 다양성을 넓혀간다.
 
부르고뉴 와인잔은 볼의 넓이가 가장 넓어 에어링하기 매우 좋다. 와인을 스왈링(swirling : 와인을 잔에 따른 뒤, 공기와 섞어 향과 맛을 발산시키기 위해 잔을 돌려주는 행위)하기 매우 쉽다.
 
최근에 유행하는 고급 와인잔들은 대부분 핸드메이드로 만들어 무게가 매우 가볍다. 그런 와인잔으로 마시면 와인맛이 다르게 느껴지는가. 맛의 차이는 미묘하게 조금 느껴지는데 종이처럼 가벼운 와인잔으로 마시면 왠지 내가 대접받는 듯한 느낌이 든다.
 
와인 시음회에 가면 기본적으로 싸구려 와인잔을 사용하지 않는 게 불문율처럼 되어있다. 호텔에서 하는 행사이다 보니 호텔 이미지에 어울릴만한 괜찮은 레드와인잔을 사용한다.
 
좋은 레스토랑에 가면 와인잔이 메뉴에 나와 있다. 그만큼 고급 와인잔을 사용하는 애호가가 많다는 것이다. 메뉴판에는 와인잔을 깨뜨렸을 경우 물어야 할 배상액도 적혀 있다. 고급잔으로 서빙을 한다는 자부심은 곧 와인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고급 레스토랑이라는 이미지를 의미한다.
 
집에서도 고급 와인잔에 와인을 마시면 왠지 내가 우아해지는 느낌이 든다. 고급 접시에 음식을 담아서 먹는 것과 같은 느낌이다.
 
이번 칼럼에는 고급 와인잔 브랜드 몇 종류를 소개하고자 한다.
 
▲ (왼쪽부터) 잘토 유니버설잔, 지허 화이트와인잔, 스피켈라우 보르도 데피니션, 쇼트즈위젤 테이스트 화이트와인잔, 알브레 샤를 호텔 와인잔. [사진=필자 제공]
 
와인 매니아들 사이에 무척이나 유행했던 와인잔 브랜드가 있다. 잘토(Zalto) 잔이다. 오스트리아 명품 핸드 블로운(Hand-blown) 방식으로 만든 크리스탈 와인잔으로 단순한 디자인도 무척 좋지만, 무엇보다도 수공으로 만든 가벼움이 예술이다.
 
‘죽은 와인도 살린다’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와인의 맛과 향을 극대화하는 잔으로 유명하다. 너무 얇아서 잔을 씻을 때 종종 터트리는 경우가 꽤 많아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한다.
 
비슷한 종류의 잔으로 지허(Zeher)가 있다. 스템이 보울을 약간 누른 듯한 독특한 디자인으로 잘토잔처럼 무척 얇은 잔이다.
 
가장 대중적인 고급잔으로는 스피켈라우(Spiegelau)가 있다. 적당한 가벼움과 가성비로 와인패키지로 자주 선택받는 잔이다. 최근에 데피니션 시리즈로 잘토와 비슷하면서도 절반의 가격으로 사랑받고 있다.
 
날씬하고 부드러운 직선적 디자인으로 사랑받는 쇼트즈 위젤(Schott Zwlesel)은 내구성과 투명도가 뛰어나 전 세계 특급 호텔과 레스토랑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다. 다양한 시리즈의 제품군을 갖고 있는 브랜드다.
 
알브레 샤를(Albret Charles) 호텔 와인잔은 최근에 유명세를 얻고 있는 와인잔으로 0.5mm 두께, 무게 120g으로 ‘세계에서 가장 얇고 가벼운 와인잔’이라는 별명을 가진 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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