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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익현의 허허실실] 베네수엘라 사태 막전막후
강익현 필진페이지 + 입력 2026-01-08 00:02:59
 
▲ 前 싱가포르 대사관 공사국제정치학 박사
 
미국의 베네수엘라 침공에는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이 마두로 정권의 마약 밀매 단죄 필요성과 세계 최대 매장량을 자랑하는 베네수엘라 석유 자원 확보, 중국·러시아 등 미 적대국들의 중남미 내 영향력 확대 거점 제거가 많이 거론되었다.
 
그런데 마약 밀수를 개전 명분으로 삼기에는 무리가 있다. 유엔 마약범죄사무소(UNODC)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는 인접 콜롬비아와는 달리 코카인 생산국이 아니기 때문이다. 2025년 미 마약단속국(DEA) 보고서도 에콰도르, 중미, 멕시코에 초점을 두었고 베네수엘라에 대해서는 언급이 거의 없다. 그리고 마약 운반도 베네수엘라의 경우 미군에 의해 격침된 선박들이 주요 수단이 아니고 항공편을 주로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네수엘라 석유도 문제가 있다. 기본적인 유지 보수를 하면 올 연말까지 원유 생산량을 하루 120만 배럴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나 여전히 베네수엘라의 최대 잠재 생산량에 한참 못 미치고 세계 18위 산유국 리비아에도 뒤처지는 수준이다. 원유 생산을 늘리려면 베네수엘라가 자금난, 전문 노동력 부족, 포화 상태에 있는 세계 시장이라는 3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3년 남짓이면 트럼프가 백악관을 떠날 텐데 그 전에 관심이 사라질 수도 있다.
 
그런데 마두로의 선거부정 관여 문제는 차원이 다르다. 트럼프는 마두로가 지난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바이든의 승리를 도왔다고 믿고 있다. 도미니언 투표 시스템과 스마트매틱이 애초에 차베스 전 대통령에게 유리하도록 선거를 조작할 목적으로 설립되었으며, 바이든의 당선을 도울 때도 같은 수법이 사용되었다고 트럼프는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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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의 미국 선거 개입 정도라면 충분한 개전의 명분이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여름 CIA의 비밀작전을 승인한 것도 마두로 소재 파악을 위한 정보 수집도 했겠지만, 그 무엇보다 스마트매틱 프로젝트에 관여한 프로그래머들의 신병을 확보하는데 주목적이 있지 않았겠나 하는 추측이 든다.
 
미국 내 메이저 언론을 중심으로 대부분이 선거부정은 음모론으로 치부하는 상황에서 트럼프가 관련 증거 등을 확보한다면, 이는 성배나 다름없다. 게다가 친중 정권인 마두로가 중국과 선거 조작을 통해 글로벌 영향력 확대 공작을 벌인 흔적이 나타나기라도 한다면 그만한 성과가 어디 있겠는가.
 
트럼프의 베네수엘라 공세 개시 후 베네수엘라 최대 일간 엘 나시오날(El Nacional)지 사설을 보면 상황 파악이 가능하다. 1월4일자 ‘마두로의 종말’ 제하 사설은 미국이 마두로를 첫 번째 공격 목표로 삼은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면서 마두로는 2024년 7월 추악한 부정선거의 수혜자로 세계 각지에서 환호했던 베네수엘라 국민들의 염원은 베네수엘라의 사회·경제·민주적 회복, 정치범 석방 및 국가 제도의 재건이라고 적고 있다.
 
1월5일자 ‘그날 이후’ 제하 사설에서 마두로를 제거한다고 해서 베네수엘라의 불법 통치가 종식되는 것이 아니므로 트럼프 행정부는 베네수엘라 정권에 지속적으로 압력을 가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1월6일자 사설에서는 27년간의 차베스·마두로 통치 기간 중 800만 명의 난민이 발생하고 수백 명의 정치범들이 투옥되고 사망하는 등 고통의 최근 역사를 되짚었다.
 
한마디로 베네수엘라 국민 정서는 선거부정으로 권력을 유지한 마두로를 미국이 제거한 것은 잘한 일로 하루빨리 베네수엘라 국가의 정상화와 민주주의 회복을 바란다는 것이다.
 
▲ “정치범을 석방하라”는 베네수엘라 ‘엘 나시오날‘ 지 1.6일자 만평. 필자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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