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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택 칼럼] “사법개혁” vs “사법장악”
황종택 필진페이지 + 입력 2026-02-26 11:03:14
▲ 황종택 주필
정국이 극한 대치 중이다. 쟁투(爭鬪)의 칼 부딪치는 쇳소리가 여의도에 가득하다. 왜일까. 여당 더불어민주당이 ‘사법개혁 3법(재판소원·법 왜곡죄·대법관 증원)’ 의 국회 본회의 처리 강행에 나서면서다.
 
국민의힘은 전면적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나서는 한편, 상임위원회 일정 전면 보이콧으로 맞불을 놨다. 다음 달 3일까지 최대 7박 8일간 쟁점 법안 처리를 놓고 여야가 무한 대치를 벌이는 ‘필리버스터 정국’이 펼쳐지게 됐다. 한·미 관세 협상 후속 입법인 ‘대미투자특별법’이 여야 대치의 유탄을 맞아 뒷전으로 밀려날 위기에 처했다.
 
‘사법개혁 3법’의 당위성과 비판에는 나름 근거가 있다. 잠시 상서(尙書) 여형편을 보자. 여형편은 법 쓰는 법을 담은 보물 상자다. 뚜껑을 열어보자. “치우가 난을 일으키자 주위 사람들이 그를 닮아갔다. 그리하여 깡패들처럼 타인들을 괴롭혔다”고 말문을 연다. 이에 황제(黃帝)는 무고한 사람들마저 살육당하는 것을 불쌍히 여겨 군대를 동원해 이를 진압했다.
 
여형의 스토리는 이어진다. “그 후 황제가 덕으로 금하게 하는 것을 백성들은 두려워하며 삼갔다. 또 덕으로 백성들의 생활을 자유스럽게 하니 모두 환한 모습이었다”고 소개돼 있다. 법치와 덕치의 적절한 병행 필요성을 뒷받침한다.
 
그럼 법 제정 취지는 어떻게 살릴 수 있을까. 만민 공평이 생명이다. 또한 법은 사안의 무겁고 가벼움에 따라 적용돼야 한다. 그래야 법 정신이 살아 숨 쉰다. 그렇다. 법은 무조건 ‘극형’만 적용해선 안 된다. 그렇다고 무질서와 방종을 부르는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중용’은 “양극단을 잡아 그 중간을 백성에게 쓰라(執其兩端 用其中於民)”고 가르치고 있다. 순임금이 명군이 된 이유를 설명한 대목이다. 치세나 배움, 법리 적용 등에서 양극단을 이해하되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지혜롭게 처신하는 게 중요하다는 내용이다. 공직자가 갖춰야 할 필수 덕목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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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과 그 일당의 반헌법적 12.3 비상계엄과 내란이라는 반역사적 범죄에 추상같은 법의 심판(1심)이 내려진 것은 권력자라도 국민의 뜻에 반하면 형벌을 받아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의 재확인이다.
 
 
오늘 대한민국 현실은 어떠한가. 전국 법원장들이 민주당이 추진하는 ‘사법개혁 3법’ 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대법원은 사법개혁 3법에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내비쳐 왔다. 특히 재판소원과 법 왜곡죄 도입은 위헌 소지가 크다는 입장이다.
 
재판소원법(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은 확정된 법원 판결이 기본권을 침해 당한 당사자가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해 다퉈볼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법 왜곡죄 도입법(형법 개정안)은 수사·기소·재판에서 법리를 왜곡한 판사, 검사 등을 처벌할 수 있는 형벌 조항을 신설하는 내용이다. 국민에게 엄청난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라 충분히 논의해야 될 사안이다. 다수 헌법학자들은 폐해를 심각하게 표한 바 있다.
 
하지만 법원도 자성해야 한다. ‘사법개혁 3법’은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 결여가 주요 이유 가운데 하나다. 사법부의 관료화, 정치적 중립성 의구심, 그리고 국민의 법 감정과 동떨어진 판결 등이다. 특히 행정·입법부와 달리 사법부는 헌법소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사법부에 대한 외부 견제가 어렵다는 인식도 있다.
 
이런 상황인데 쟁점 법안 처리 과정에 대화와 타협이라는 의회 민주주의의 원칙이 실종돼 참으로 개탄스러울 따름이다. 민주당은 ‘사법개혁’이라며 강행통과를, 제1야당 국민의힘은 '사법장악 악법'으로 규정하고 강력히 반발하고 있지만 필리버스터 외 뾰족한 대처 수단이 없다. 집안 자체도 ‘극심한 내홍’ 상태여서 결집력마저 없다.
 
여하튼 법은 중립과 공정성이 요청된다. ‘법불아귀(法不阿貴 繩不撓曲)’라고 했다. 법 적용은 권력자에게 아부해서 안 되고, 목수는 굽은 나무라고 먹줄을 구부려 그어서는 안 된다는 뜻으로 ‘한비자’의 충고다. 사법개혁은 필요하다. 다만 특정 권력자를 보호하려거나, 당파적 이익을 얻기 위해 사용하지 말 것을 가르치고 있다. 여권이 경책으로 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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