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개인투자자 자금이 은행 예금보다 국내외 증시와 ETF를 포함한 자본시장으로 더 빠르게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국내 증시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단기 급등에 따른 변동성도 커진 만큼, 개인투자자는 개별 주식 직접투자보다 ETF 같은 간접투자 수단을 더 선호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하나금융연구소는 13일 발간한 ‘2026년 자금흐름 및 개인투자자의 자금운용 전망’ 에서 반도체 경기 호조와 기업 실적 개선, 금융당국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이 맞물리며 증시로의 자금 유입이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올해 개인투자자의 자금 운용 키워드로 ‘증시 활황’, ‘ETF 확대’, ‘해외주식 선호’, ‘변동성 관리’를 제시했다.
자금은 예금과 부동산에 머무르기보다 자본시장으로 더 빠르게 이동하겠지만, 개인투자자의 선택은 공격적 직접투자보다 분산과 유동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다만 연구소는 주가가 단기간에 가파르게 오른 만큼 조정 가능성도 함께 커졌다고 진단했다. 한국 증시 변동성을 나타내는 VKOSPI 지수가 미국의 VIX보다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며, 실제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거나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될 경우 큰 폭의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연기금의 국내주식 비중 확대,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 도입, 스튜어드십 코드 개편 같은 제도 변화도 국내 증시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자금흐름 측면에서는 은행권보다 증권과 자산운용업으로의 이동이 더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주식과 ETF 거래가 활발해지고 발행어음, IMA 등 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이 늘어나면서 은행으로의 자금 유입은 둔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또 부동산 거래 위축과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자금이 가계대출보다 기업대출과 자본시장으로 옮겨가는 흐름도 더 빨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개인투자자의 국내 주식 직접투자 축소와 ETF 선호 확대를 핵심 변화로 제시했다. 개인투자자는 2023년부터 코스피 주식을 순매도하기 시작했고 2025년에는 순매도 규모를 키운 반면, ETF 순매수는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연구소는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 욕구와 변동성 확대 우려, 자산운용사들의 다양한 ETF 상품 출시가 맞물리면서 개인의 투자 행태가 직접투자에서 간접투자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주식 선호도도 더 강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 보관잔액은 1735억달러로 늘었고 이 가운데 미국주식 비중은 94.3%에 달했다. 연구소는 미국 증시에 대한 높은 기대수익률과 투자 편의성, 글로벌 AI 산업 주도력을 감안할 때 미국주식 순매수 흐름이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국내 상장 해외 ETF에 대한 선호도 함께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해외주식 직접투자가 익숙하지 않거나 거래 편의성을 중시하는 개인투자자들이 국내 상장 해외 ETF를 대안으로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 것이다. 증시가 더 오르더라도 개인 자금이 개별 종목 순매수로 대거 돌아오기보다는 ETF를 통한 분산투자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ISA와 퇴직연금에서도 ETF 비중 확대 흐름은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투자중개형 ISA 투자금액이 2021년 2조6000억 원에서 2025년 29조9000억 원으로 늘었고, 같은 기간 투자중개형 ISA 운용자산에서 국내외 ETF 비중도 크게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퇴직연금 역시 원리금보장형보다 실적배당형 선호가 강해지고, 펀드보다 ETF를 활용한 운용이 확대되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연구소는 이런 변화가 금융회사들의 영업 전략도 바꿔놓을 것으로 진단했다. 단순한 수수료 경쟁보다 파킹형 상품과 브로커리지 서비스를 결합한 복합상품, ETF 중심 자산관리, 해외주식 관련 심층 정보 제공 역량이 핵심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동시에 주가 급등 국면에서 투자자 손실 위험과 불완전판매 가능성에 대비한 자문과 내부 통제도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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