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환경연합은 오세훈 서울시장을 향해 "대규모 녹지인 용산공원을 지켜야 한다는 원칙에 동의한다"면서도 "용산공원 보전을 말하기에 앞서 서리풀지구 개발제한구역 해제와 종묘 앞 세운4구역 개발 추진에서 드러난 이중잣대를 해명하라"고 요구했다.
서울환경연합은 21일 성명을 내어 "원칙을 말하는 사람이 다름 아닌 오 시장이라는 점에서, 그가 보여 온 정책적 태도의 모순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가 용산공원 부지를 활용한 청년·신혼부부 주택 공급 방안을 검토하자, 오 시장은 용산공원 부지를 주거 용도로 전용하는 데 강경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환경연합은 "오 시장은 지난 2024년 11월, 윤석열 정부의 서초 서리풀지구 개발제한구역 해제와 신규 택지 공급 발표에 맞춰 '미래세대를 위한 이번 조치의 핵심은 신혼부부를 위한 장기전세주택 공급'이라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약 1년 9개월 뒤 정부가 수도권 주택 시장 안정을 위해 그린벨트 추가 해제를 검토하자, 오 시장은 '주택 공급을 위한 실효적인 방법이 눈앞에 있음에도 미래세대에게 물려줘야 할 소중한 녹지부터 훼손하는 방식에는 신중해야 한다'며 반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개발제한구역 해제가 미래세대를 위한 주거 안정 대책인지, 미래세대에게 남겨야 할 녹지를 훼손하는 일인지는 정책의 결정 주체에 따라 달라질 수 없다"며 "원칙을 정치적 유불리와 사업 주체에 따라 뒤집는 도구로 삼아서는 안 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서울환경연합은 종묘 앞 세운4구역 정비사업에 대해서도 앞뒤 다른 이중잣대라며 오 시장을 비판했다.
서울환경연합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오 시장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조선왕릉과 인접한 태릉골프장 공공주택 개발에 반대하며 ‘태릉골프장 개발계획 전면 중지 및 재검토’를 공약했다"며 "문화유산과 녹지 보전의 가치를 앞세운 결정이었으나, 자신의 재임 기간 추진되는 종묘 앞 세운4구역 정비사업은 계속해서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1월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응답자 69%가 ‘세계유산 종묘의 경관과 가치 보전을 위해 개발 제한이 필요하다’고 답했고, 국가유산청과 유네스코도 세계유산영향평가를 마칠 때까지 사업승인을 중단하라고 서울시에 권고했다. 지난 5월에는 국가유산청이 영향평가를 먼저 실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사업시행변경계획을 보완·조정할 것을 명령했다.
서울환경연합은 "현재 종묘 앞 초고층 개발은 영향평가 없이 강행 중"이라며 "정부 사업을 비판할 때는 세계유산과 녹지를 내세우면서, 자신의 시정 사업이 문화유산 보전의 원칙과 충돌할 때는 개발을 밀어붙이는 이중잣대"라고 비판했다.
서울환경연합은 오 시장이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 관련 여론조사 비용 대납 혐의로 기소된 사건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것과 관련해서도, 오 시장이 2004년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간사로서 정치자금법·정당법·공직선거법 개정, 이른바 ‘정치개혁 3법’의 통과를 주도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오 시장에게 벌금 1000만 원과 추징금 2100만 원을 선고했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100만 원 이상 벌금형이 확정되면 시장직을 상실하게 된다.
서울환경연합은 "용산공원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 자체는 옳지만, 그 주장이 정당성을 가지려면 최소한의 일관성이 전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래세대를 내세워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통한 주택 공급을 추진해 놓고, 다른 주택 공급 논의에는 미래세대를 위한 녹지라는 논리만을 앞세울 수는 없다"며 "문화유산 보전을 외치면서도 종묘 앞 초고층 개발 논란에는 책임 있게 답하지 않는다면 그 원칙은 시민을 설득할 힘을 잃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녹지와 문화유산의 가치를 선택적으로 내세우는 행태를 중단하고, 서울시장에서 즉각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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