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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골프 문화 ‘내기’
유억윤 필진페이지 + 입력 2012-03-26 01:34:35
 ▲ 유억윤 건국대 교수
 ▲골프칼럼니스트협회 이사
“60타 대를 치는 골퍼는 국가를 먹여 살리고, 70타 대를 치는 골퍼는 가정을 먹여 살리고, 80타 대를 치는 골퍼는 친구들을 먹여 살리고, 90타 대를 치는 골퍼는 골프장을 먹여 살리고, 100타 대를 치는 골퍼는 골프공 회사를 먹여 살린다”

우리나라 사람들만큼 내기 골프를 좋아하는 골프문화를 가진 나라도 드물 것이다. 물론 외국인들이라고 해서 내기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뽑기라고 하는 것은 일명 라스베거스라는 것인데, 서양식 카드 4장으로 같은 종류를 뽑은 골퍼끼리 점수를 합산해서 편을 갈라서 승자를 정하는 방식이다. 이를 응용한 여러 방식도 있다.

스킨스 게임을 리모델링해서 일명 ‘조폭 스킨스’라는 도박게임도 골퍼들 사이에서 많이 애용된다. 버디를 잡은 플레이어가 그 홀까지 진행되고 있던 모든 상금을 싹쓸이해서 가져가는 황당무계한 방식이다.

원래 정상적인 스킨스 게임은 북한식 용어처럼 빼먹기라고 하는데, 상금을 적당히 거두어서 만들어 놓고 매 홀마다 승자가 일정금액을 가져가는 방법이 그것이다.
 
어떤 면에서 보면 내기골프를 통해서 매 홀마다 자신의 멘탈을 강화시켜 집중력 유지에 기여를 하기도 한다. 당연히 매 스윙마다 신경써서 경기에 임하게 되고 상대방 동반자의 스윙까지 주의 깊게 분석하게 된다. 이런 노력들이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

 ▲ ‘조폭 스킨스’는 버디를 한 사람이 동반자의 돈을 한번에 모두 따올 수 있다는 점에서 일거에 상황을 반전시킨다. 또 벌칙으로 더블보기는 스킨(딴 돈)의 절반을, 트리플보기는 스킨의 전부를 토해내야 한다. 18홀이 끝날때까지 승자를 가늠하기 어려워 일면 흥미진진하기도 하지만 골프 보다는 내기에 너무 집착하게 만든다.

하지만 타당 금액이 커지고 각종 보너스인 더블(배판),  따따블(배판x2), OECD(OB·벙커·트리플보기·트리플퍼터·해저드), 칠거지악(OECD에 옆그린·로스트볼 추가), 후세인(독립군(2위) vs 다국적군(1·3·4위) 방식) 등으로 뻥튀기가 되면 단순한 내기가 아닌 준 도박으로 번지게 된다.
 
필자가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의 교환교수로 미주 한국일보에 데일리 칼럼을 연재하면서 한국 교포들과 라운딩 할 기회가 제법 있었는데 한국인들의 내기근성은 미국 땅이라고 시들리가 없는 것이었다.

LA모 골프장에서 한국인들끼리 내기골프 중에 권총을 든 강도가 나타나서 현금을 모조리 털린 사건은 너무나 잘 알려진 사건이다. 내기 골프에는 현금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게 되므로 이는 강도들이 총들고 나타나게 만드는 미끼로 작용했던 셈이다.

집중력을 키우기 위해서 내기가 꼭 필요하다면 필자는 ‘OECD 캐디피 방식’이란 것을 권하고 싶다.

이 방법은 상금은 없고 OB나 해저드, 벙커, 더블보기 이상, 3퍼트이상 등의 규정을 정하고 작은 액수의 벌금을 정해서 하는 내기게임이다.

이 게임을 하다보면 동반자들이 결국 비슷하게 벌금을 내게 되고 이를 캐디피로 계산하게 되면 서로 얼굴 붉힐 일 없이 즐거운 라운딩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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