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찬종 소장(이삭애견훈련소/이웅종 동물매개치료센터)
몇 년 전 나고야대학교(名古屋大学)의 하야시 히로후미(林 博史) 박사가 재미있는 논문 하나를 학계에 발표했다. 1분당 심장 박동수에 20억에서 23억 사이를 나누면 자신의 남은 수명을 분 단위로 알 수 있다는 것이다.
하야시 박사에 의하면 인간이 일생동안 움직이는 심장 박동수는 안정 시에 15억회, 활동 시에는 20억회라고 한다. 이는 종에 관계없이 어떤 포유류든 일생동안 뛰는 심박수다. 즉, 모든 포유류는 심장박동수가 이렇게 세팅된 상태로 태어난다는 것이다.
모든 포유류는 체중의 1/4 제곱에 비례해 심장이 뛰기 때문에, 체중이 10배 커지면 심장은 2배 천천히 뛴다. 크기에 맞춰 호흡수·혈액 순환 시간·수명·대동맥의 굵기 등은 일정한 비율을 가지고 있다. 쥐에서 코끼리까지 모든 포유류에게 적용되는 법칙이다. 모든 포유류는 15억이라는 숫자를 공유한다.
포유류에 대한 수명에 관한 이야기를 지금 꺼내는 이유는 바로 애완동물을 키우면 필연적으로 겪게 되는 애완동물의 죽음 즉, 펫 로스(pet-loss)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다.
1975년에 태어난 남자를 기준으로 향후 기대수명은 94.38세라는 연구결과가 있다. 의학기술이 발전함으로써 매 2년 마다 1년씩 평균수명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는 것이다. 바야흐로 인간의 평균수명이 100세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이다.
지난 사반세기 동안 인간들이 기르는 애완동물의 수명도 늘어왔다. 특히 우리 인간들이 가장 많이 기르는 개와 고양이 등 애완동물이 그동안 비약적인 생명연장의 길을 걸었음을 알 수 있다.
일반적인 개는 평균적으로 10세 이상은 살 수 있다. 하지만 요즘은 의학기술이 발달한데다가 충분한 영양을 공급할 수 있기 때문에 15세 이상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심지어 20세 이상도 가능하다는 연구까지 나온 바 있다.
고양이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고양이 사료가 등장하기 이전까지 고양이의 평균 수명은 5세 내외였다. 평균적으로 3세에서 5세 정도가 고양이의 수명이었다. 그러나 고양이 사료의 등장과 의학기술의 발달로 고양이도 기본적으로 10세 이상을 살 수 있게 됐고, 최장 15세 이상의 수명을 생각할 수 있게 됐다.
개와 고양이를 기르는 사람들이 늘어남에 따라 관련 의학기술이 발전한데다가 수많은 예방접종과 균형 잡힌 식사의 공급으로 애완동물의 수명이 크게 늘어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수명과 비교해 보면 상대적으로 짧은 수명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때문에 인간은 지금 기르고 있는 개나 고양이를 언젠가는 떠나보내야만 한다.
개나 고양이는 10살을 넘어가면서부터 뚜렷한 노화의 징후를 보이기 시작한다. 이 시기부터는 주인이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그 수명이 차이가 난다. 개나 고양이 가릴 것 없이 주인이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느냐와 정기적인 건강검진과 균형 잡힌 영양공급을 얼마나 하느냐에 따라 수명은 달라진다.
뱐려동물이 최후의 순간을 맞이하기 전에 보호자는 크게 두 가지를 사항을 결정해야 한다. 자신의 애완견 또는 애완묘를 안락사 시킬지 말지와 애완견 또는 애완묘가 최후를 맞이할 장소를 집으로 할 것인가 아니면 병원으로 할 것인가다. 당연히 개인의 선택에 따라 애완동물의 최후는 결정된다.
우선 안락사에 관해 보호자가 먼저 결정하고 요구할 수도 있지만, 궁극적으로 안락사는 수의사의 판단이다. 만약 수의사가 만약 안락사를 권한다면 그 결정을 존중해 주는 게 좋다. 수의사가 안락사를 권할 때는 고심을 거듭해서 애완동물이 회생이 어렵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즉, 지금 하고 있는 치료가 연명치료 그 이상은 되지 않으며 애완동물을 고통스럽게 한다는 의미이다.
한마디로 말해, 더 이상의 회생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의학적으로 충분히 검토한 후 고민에 고민을 한 다음에 말을 하는 것이다. 때문에 더 이상의 고집은 당신의 애완동물을 더 고통스럽게 만들 수 있다. 그러므로 수의사의 의견을 존중하는 것이 좋다.
물론 10여 년 간 동거동락했던 애완동물의 죽음 앞에 보호자는 충격과 상실감, 심리적 공황상태를 경험한다. 실제로 한 연구에 따르면 펫 로스를 극복하는데 걸리는 평균 회복기간이 반년에 가깝다고 한다.
이런 펫 로스는 사람의 건강에도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는데, 그 동안 반려동물과의 생활로 유대감이 형성되고 면역력이 향상돼 건강했던 신체가 일거에 무너져 내리는 경우도 있다.
만약 보호자가 면역력 저하에 따른 잔병치레가 늘어나고, 극심한 우울감과 불안증세가 보인다면 주저 없이 심리 상담을 받아야한다. 만약 신체적 변화가 없더라도 이런 우울감이 1달 이상 가면 심리 상담이나 치료를 받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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