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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형석 교수의 부동산 진단&분석
대한민국에서 부동산은 정치다
주택 소유자 보수적 사고 가져…표 위해 집 사지 말라는 文 정부
심형석 필진페이지 + 입력 2020-06-21 18:35:57
▲ 심형석 미SWCU교수(우대빵부동산연구소 소장)
 선거가 다가오면 우리들은 정치인들의 입을 바라보게 된다. 이번에는 어떤 공약이 나올까. 우리 동네에 돈이 되는 개발 사업이 발표될까. 부동산정책과 개발 사업은 대선이나 총선 등 각종 선거에서 빠지지 않고 나오는 단골 공약 중 하나이다. 올해 총선에서도 부동산 개발계획이 발표됐다.
 
다만 여당과 제1야당이 바라보는 현재 부동산시장에 대한 시각이 다른만큼 정당공약 또한 상반된 내용이었다.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정당 정책 공약집을 보면 더불어민주당은 ‘실수요자에 대한 보호를 강화하겠다’는 현재의 정부정책 기조에 발맞추고 있다. 또한 핵심지지 계층인 청년 및 신혼부부를 위한 공급정책이 주를 이뤘다. 반면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은 정부의 부동산정책과 상반된 규제 완화에 목소리를 내놨다.
 
부동산과 정치가 얼마나 가까운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선거가 있다. 2008년 총선, 서울 지역에 출마한 후보들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경쟁적으로 뉴타운개발을 공약으로 발표했다. 뉴타운은 종래 민간주도의 개발이 도시기반시설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주택 중심으로 추진돼 난개발로 이어지는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시행하는 새로운 ‘기성시가지 재개발 방식이다’
 
이 개발 사업은 보수정권 후보들에게 유리할 것으로 예상되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서울지역 48개 지역구 가운데 40곳을 당시 한나라당 후보가 싹쓸이 하게 됐다. 이들 중 상당수는 초선이었지만 당시 민주당의 중진의원들을 쉽게 무너뜨리고 당선됐다. 유권자들에게 뉴타운 개발공약은 그만큼 호소력이 컸던 것이다.
 
주택소유자는 보수가 되기 쉬워
 
보수냐 진보냐를 가르는 기준을 명확히 정의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보수는 대부분 가진 것(자산, 학벌, 지연 등)이 상대적으로 많아 기존의 가치를 유지하고 싶어 하는 세력이다. 정치의 계절이 돌아오면 강남좌파라는 말이 회자된다. 손낙구(2010)는 『대한민국 정치사회지도』에서 그렇지 않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강남에는 좌파들이 거의 없다는 말이다. 1659페이지에 달하는 이 책엔 2005년 인구센서스 자료에 각종 선거데이터를 엮은 지역별 정치색깔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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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을 가진다는 것은 단순히 주거를 마련했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누구나 속으로는 내 집값이 오를 것을 기대하며, 부동산 정책에 울고 웃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집을 가진 계층과 그렇지 못한 계층은 정치 성향에서도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다. 자가 보유자는 보수적인 투표성향을 보이며, 그렇지 않는 경우 진보적인 성향을 가질 수밖에 없다. 무언가 바뀌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유주택자냐 무주택자냐만이 투표성향을 가르는 기준은 아니다. 더 세부적으로 파고들면 아파트가 단독이나 연립·다세대에 비해 자산가치가 높기 때문에 아파트가 밀집된 지역의 고소득층은 보수정당에 주로 투표할 것이다. 그 반대의 경우는 진보정당에 투표할 것이다. 단독이나 연립·다세대가 밀집된 지역이 뉴타운이나 재개발사업으로 신규 아파트 단지로 바뀌면 투표 성향 또한 확 달라지게 되는 것도 이런 이유가 크다.
 
집 사지 말라는 문재인정부
 
문재인정부의 부동산정책은 되도록 집을 사지 말라고 한다. 거래(전매), 금융(대출), 세금(중과) 등으로 집을 가진 사람은 고통을 받도록 만든다. 왜 이렇게 혹독하게 집을 가진 사람을 괴롭히는지 의문을 가진다면 당신은 부동산정책이 정치 행위의 한가운데 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보수는 집을 가진 사람들을 양산해야 하고 진보는 집 없는 무주택자가 많아져야 한다.
 
보수정당은 유권자들이 집을 가지는 순간 보수에 가깝게 변하기 때문에 모든 수단을 동원해 집을 사도록 만든다. 박근혜정부 때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부동산규제완화 정책이 대표적이었다. 이 정책의 핵심은 빚내서 집을 사라는 것이다. LTV를 70%로 상향했으며 DTI도 60%로 단일화했다. 외국 선진국과 비교하면 이것도 엄청난 규제이지만 지금의 대출 규제를 생각한다면 공짜로 돈을 빌려주는 느낌이다.
 
이의 반대 방향에 있는 것이 현재 문재인정부의 부동산정책이다. 조이고 틀어 막어 집을 사지 못하게 만든다. 무주택자를 양산해서 진보성향의 유권자를 많이 만들려는 의도가 의심된다. 단순히 무주택자를 만드는 것으로는 정권의 충성고객을 만들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최후의 카드는 집값을 올리는 것이다. 상대적 박탈감으로 불만이 가득한 사람이 늘어나게 되면 진보정당이 선거에 이기기 유리하다. 특히나 강남, 다주택자 등 가진 자들을 구분해 규제 정책을 많이 사용하면 이들이 가진 불만을 해소하고 대리만족의 느낌을 줄 수도 있다. 하지만 대리만족은 지나고 나면 곧바로 허탈감으로 바뀔 것이다. 상위 20%의 집값과 하위 20% 집값의 차이인 5분위 배율은 문재인정부 들어 계속 벌어져 현재는 7.36배이며 이는 2010년 하반기 이후 최대다.
 
문재인정부의 21번째 부동산대책이 발표되었다.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여 서민들이 집을 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졌다. 이제 많은 사람들이 문재인정부가 부동산가격이 떨어지기를 바란다고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다. 오히려 집값을 올려 세금을 많이 거두는 것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결론짓고 있다. 자본시장에 찬바람이 불 것을 예상하면서도 2023년부터 주식에도 양도세를 도입한다는 발표는 부족한 복지예산을 확보하려는 진보정권의 허울 좋은 민낯일 따름이다. 부동산도 정치를 봐야 하지만 정치 또한 부동산을 살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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