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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월가 시위와 촛불
김영 필진페이지 + 입력 2011-10-17 17:29:59
미국 월스트리트 금융자본의 탐욕과 빈부격차 해소를 주장하는 반(反)월가 시위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지난 15일 80여개 나라, 1500여개 도시에서 산발적으로 시위가 있었다고 한다. 이탈리아 로마에서는 부상자만 135명이 발생했으며 미국에서는 수백 명이 경찰에 연행됐다고 한다.
 
물론, 이런 전 세계적인 연대 시위가 처음은 아니다. 지난 1999년 11월,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를 막기 위한 반세계화 시위가 80여 개국에서 열렸고 2003년 2월에는 전 세계 800여개 도시에서 3600여만 명이 이라크전쟁 반대 시위를 벌인 바 있다.
 
같은 날 우리나라에서도 규모는 작지만 탐욕적 금융자본을 규탄하는 시위가 있었다.
 
FTA반대 등 다소 정치적 구호들로 인해 성격이 퇴색되기는 했지만 자본과 권력의 유착으로 인해 발생한 저축은행 사태,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청년실업 문제 등으로 민심이 어수선한 이즈음에 금융사 임원들의 과도한 성과급 지급, 막대한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 수입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우리도 이 문제를 더 이상 이 문제를 간과할 수 없게 됐다.
 
13일(미국시각) 미국 맨해튼 지방법원은 내부자정보를 활용한 주식투자로 막대한 이익을 거둔 혐의로 지난 2009년 기소된 라지 라자라트남 회장에게 징역 11년형이라는 중형 선고와 함께 벌금 1000만 달러, 재산 5380만 달러 몰수명령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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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방 지방법원은 14일 4억1300만 달러에 달하는 다단계 금융사기 혐의로 재판을 받아오던 아가페 머천트 어드밴스의 니콜라스 코스모(40) 전 대표에게 징역 25년형을 선고하면서 1억7900만 달러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미국 언론들은 법원의 잇따른 중형 선고가 반월가 시위와 무관하지 않다고 풀이하고 있으며, 실제로 미국 법원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제범죄에 대해 처벌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한국 법원은 아직도 경제범죄에 대한 처벌 수위가 집행유예 수준에 머물고 있어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가진 자들의 시장 질서를 해치는 행위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이렇게 계속된다면 사회적 약자들의 불만이 커지면서 세력 간 충돌 양상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김인호 시장경제연구원 이사장은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반월가 시위에 대해 “시장이 실패한 게 아닙니다. 시장의 법칙을 지키지 않아 위기가 온 겁니다.”라고 진단했다.
 
자본주의 시스템의 위기가 아닌, 서브프라임 모기지 같은 반 시장적 정책, 즉 소득과 자산이 적은 사람에게도 집을 가질 수 있게 만든 정책의 오류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그는 또, 미국과 유럽의 무분별한 복지 확장 정책, 즉 버는 것 이상의 지출이 이어지면서 국가 재정위기가 초래됐으며 이는 정치 리더십이 실종됐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탐욕스런 금융 자본과 갈수록 심화되는 빈부격차,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청년실업 문제로 인한 반월가 시위가 시장경제의 위기로 이어지지 않게 하기 위한 해법으로는 부족해 보인다.
 
돈 많은 경제사범들이 유능한 변호사를 고용해 솜방망이 처벌을 받는 관행이 이어진다면, 정부와 금융권의 진솔한 반성이 없다면, 시장주의의 중요한 한 축인 서민들은 사회를 지탱하는 정의가 무너진다고 느낄 것이고 우리는 다시 광화문을 밝히는 무수한 촛불을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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