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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훈의 지피지기 일본어
“이 사람은 나의 세컨드입니다”
잘못 발음했다가 큰일 날 수 있는 일본어
이재훈 필진페이지 + 입력 2021-11-12 10:14:13
▲ 이재훈 생활경제부장 
우리나라 말과 일본어는 어순(주어+목적어+활용어(동사나 형용사)이 같고 비슷한 한자를 많이 쓰지만 간혹 단어에 따라 의미가 완전히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 
 
우리나라와 중국은 각별한 애정(?) 속에 굳건히 같은 한자를 써왔지만 섬나라 일본은 국제 간 교류가 적어 자신이 편리한 대로 말을 만들어 썼다.   
 
따라서 일본에서 우리나라 말에 맞춰 아무 생각 없이 말했다가는 교양 없는 사람으로 오인당할 수도 있다.  
 
일례로 우리나라 말로는 남녀 사이에 애인(愛人, あいじん, 아이징)이라는 말을 많이 쓰지만 일본에서는 애인이라는 말이 전혀 다른 뜻이다. 
 
일본에서의 애인은 ‘불륜 상대’로 우리가 흔히 말하는 ‘세컨드’다. 일본에서 우리나라 애인에 해당하는 말은 연인(戀人, こいびと, 고이비토)이다.
  
일본의 톱 가수 이츠와 마유미(いつわまゆみ)가 부른 엔카(일본적인 애수를 띤 가요곡, 演歌, えんか) ‘고이비토요(こいびとよ, 연인이요)’를 듣고 고이비토를 아이징이라고 바꿔 ‘아이징(세컨드)요’라 부른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일본어로 애인을 소개할 때는 남자친구, 여자친구를 의미하는 카레시(彼氏, かれし, 남자친구), 카노죠(彼女, かのじょ, 여자친구), 보이프렌드(ボーイフレンド), 걸프렌드(ガールフレンド) 단어를 사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일본에서 남자가 ‘내 애인’이라고 말할 때는 ‘보쿠노 가노죠(ぼくのかのじょ)’라고 하며 여자는 ‘와타시노 가래(ゎたしのかれ)’라고 말한다.
  
또 한국에서 실내운동시설을 의미하는 ‘헬스장’을 일본어에 적용해서는 안 된다. 일본에서 ‘헬스(ヘルス, 헤루스라 발음)’는 성매매 점포를 뜻한다. 한국인이 생각하는 운동하려고 가는 헬스장은 일본에서는 영어의 짐(gym)을 일본어로 발음한 ‘지무(ジム)’라고 한다.
  
우리가 화장품으로 쓰는 ‘스킨’이라는 단어도 일본에서는 조심해야할 발음이다. ‘스킨’은 일본어로 ‘콘돔’이라는 뜻이 있어 오해를 받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얼굴에 바르는 화장품 스킨일 경우에는 게쇼스이(化粧水, けしょぅすい)라고 말하는 것이 좋다.
 
▲일본어의 훈민정음 격인 히라가나 50음도. 일본어는 모음이 부족한데다 받침도 4개밖에 없어 외래어나 한자를 자신이 편리한대로 만들어 썼다. 따라서 뜻을 정확히 알고 올바로 써야 실수를 하지 않는다. [SNS 캡처]
   
세계인이 가장 궁금해하는 말은 ‘당신을 사랑합니다’일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 대부분은 일본어로 ‘아나타오아이시데이마스(ぁなたをあいしています)’라고 알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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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본 사람은 ‘스키데스(好(す)きです)’를 많이 쓴다. 따라서 “당신을 사랑한다”고 할 때는 “아나타가스키데스(あなたがすきです)”라고 말하면 된다. 
 
참고로 일본어에서 좋거나 싫다는 감정을 나타내는 형용동사 앞에는 목적격 조사 오(を, 을) 대신 주격 조사 가(が, 가)가 붙는다.  
 
만약 매우 사랑한다면 “아나타가다이스키데스(あなたがだいすきです)”하면 된다. ‘아이(愛)시데이마스’나 ‘아이시데루(あいしてる)’는 고루하게 인식, 잘 쓰지 않는다. 
  
또 하나 꼭 주의해야 하는 말은 가와이이(귀엽다라는 뜻, かゎいい)라는 단어다. 가와이소우다(불쌍하다, かわいそぅだ)라는 말 때문에 혼선이 빚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어에서 조동사 소우다(そぅだ)가 형용사 어간에 붙으면 ‘~할 것 같다’는 뜻이 되는데, 불쌍하다는 ‘가와이소우다’라는 형용동사(동사처럼 쓰이는 형용사를 말함. 일본에만 있는 특수한 품사)가 있어 헷갈리기 쉽다. 
  
따라서 ‘귀여워’라고 말하고 싶을 때는 “가와이이데스네(かわいいですね)”하면 된다. 만일 ‘귀엽게 생겼다’는 표현을 쓰겠다며 ‘가와이소우다’라고 하면 불쌍하다는 뜻으로 전달된다. 듣는 상대방이 아이라면 아마 울음을 터트릴 것이다.
  
이렇게 일본어는 우리와 같이 쓰는 말도 많지만 전혀 다른 단어를 쓰는 경우도 많다. 일례로 우리나라는 약혼(約婚)이라고 쓰지만 일본에서는 혼약(婚約, こんやく, 곤야쿠)이라고 쓴다. 약혼이라는 말 자체가 없다. 우리가 일본에 가서 어림잡아 ‘야쿠콘’이라고 아무리 말해봐야 일본 사람은 알아듣지 못한다.
  
일본어가 우리나라 말과 어순이 같고 쓰는 한자가 비슷하다고 해도 외국어는 외국어다. 우리나라는 중국의 한자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였지만 일본은 자신들이 편리한대로 고쳐 썼다.  
 
일본인에게 중화(中華) 사상은 딴 나라 얘기다. 자국의 문화에 철저하다. 로마 사람은 로마법을 따라야 하듯이 일본어를 잘 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정신과 문화를 이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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