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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영의 아트&컬처
인간과 사회를 연결한 회화성 강한 무대
무용단 알티밋(Altimeets) ‘3rd ALTIMEETS’
이주영 필진페이지 + 입력 2021-12-31 09:50:20
 
▲이주영 공연칼럼니스트・문학박사
雜像 통해 인간 군상 포착한 백진주의 ‘無:舞’
매미 소리에 담은 자유의 몸짓, 추세령의 ‘맴’
‘혼돈 속 룰’ 안상화 안무 ‘RULE-말하고 있다’
 
예술은 사회를 담는다. 결국은 인간을 말한다. 관계를 풀어낸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실기과 한국무용 전공생들이 주축이 된 ‘무용단 알티밋(Altimeets)’이 이번 공연에서 천착한 화두다. 정기공연에서 풀어낸 세 작품은 춤 잘 추는 무용원 무용수들의 움직임을 넘어 ‘인간과 사회’라는 영원한 고리를 춤으로 다시 한 번 연결시킨 무대였다. 12월 8, 9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개최된 세 번째 정기공연은 백진주, 추세령, 안상화 안무자가 각각의 담론을 명징한 메시지로 담아냈다.
 
첫 번째 작품은 백진주 안무의 ‘무무(無:舞)’. 이 작품은 조화 속 갈등을 안무자의 독창적 시선으로 바라본 작품이다. 최근 활발한 창작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백진주는 작품의 모티브를 ‘잡상(雜像)’의 이미지에서 가져왔다. 잡상이란 기와지붕의 추녀마루 위에 놓이는 토우(土偶)들이다. 살(殺)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도 배치된다. 여러 인물들과 동물 형상이 존재한다. 그 중 ‘서유기(西遊記)’에 등장하는 10개의 신상(神像)에 주목해 그 특징적인 부분을 이미지화 했다. 잡상을 통해 다양한 인간 군상을 포착한 점이 이채롭다.
 
▲무무(無:舞)  [사진=필자 제공]
 
작품은 단단한 군무로 시작된다. 공간을 크게 쓴다. 여자 무용수의 날카로운 솔로춤 후, 후방에서 앞으로 나온다. 사선에서 풀어내는 견고함이 잡상을 통한 인간 사회의 갈등을 보여준다. 남자 듀엣 시, 둘의 부딪힘이 격렬하다. 남자 한 명이 쓰러진 후, 여자 군무가 이어진다. 남녀 군무를 통해 이원화와 집단성을 효과적으로 보여준다. ‘집단’, ‘원초’, ‘대결’이라는 키워드를 역동적인 움직임으로 다양하게 제시한 무대다. 안무자가 말한 ‘다름의 조화’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인간 사회다.
 
두 번째 무대는 이번 세 작품 중 출연자 세 명으로 이루어진 무대다. 추세령 안무의 ‘맴’ 작품이다. 막 사이로 무용수 한 명이 고개를 내밀고 들어온다. 무대 좌측 후방에 인간형상 나무 가 서 있다. 무용수 세 명은 탐색하는 움직임을 이어간다. 비트 있는 음악 속에 군무의 밀도는 상승된다. 인간형상 나무가 무대 중앙으로 이동한다. 마지막 여운이 짧지만 크다. ‘매앰’ 소리 내며 마무리된다.
  
▲ 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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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날 들려오는 매미 울음소리에 대한 기억은 누구나 지니고 있다. 슬픈 듯 기쁜 듯 다양한 감정선을 채우는 소리다. 안무자는 개개인이 가지는 가슴속의 고립된 감정을 매미의 울음에 대입한다. 매미 소리는 자유의 몸짓을 담는다. 지독한 울음은 찬란한 울음으로 이어진다. 울음이 지닌 본연의 소리가 인간형상 나무에 매달린 세 마리 매미처럼 귓전을 여전히 맴돈다.
 
마지막 작품은 안상화 안무자의 ‘RULE-말하고 있다’. 자신만의 색깔을 구축해 온 안무자 특유의 무용지성이 논리적이되 감성적이다. 움직임은 살아 있음을 증명한다. ‘카오스-큐브-혼돈’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질서와 무질서라는 정형과 비정형의 경계를 순식간에 해체시키고, 결집시킨다.
 
▲ RULE-말하고 있다
 
공연이 시작되면 레이저 빛줄기가 객석으로 투사된다. 어둠 속에서 빛이 문을 연다. 여자 군무가 무대 중앙에 일렬종대로 서 있다. 큐브들이 무대 위에서 오르락내리락 거린다. 군무가 서서히 일렁거린다. 전통적인 가락이 흐른다. 신체 선의 유동이 밀도를 더한다. 전통 장단의 흐름 속에 피어나는 몸의 줄기가 경이롭다. 몸의 파동도 교차된다. 8명이 그려내는 몸의 회화성, 조형성이 시선을 끈다. 무대 중앙 레이저 빛 속에 여자 2인무가 펼쳐진 후, 다양한 빛의 변화 속에 군무가 이어진다. 전통성 강한 음악과 모던함이 직조된다. 조화롭다. 이 작품은 미디어아트와 한국무용을 콜라보했다. 움직임을 조명, 영상과 매치시켜 몰입과 이완을 동시에 이끌어 낸다. 군무가 무대에서 숨 쉬듯 룰(rule)을 말한다. 혼돈 속 룰이다. 움직임을 통해 살아있음을, 생명의 근원을 환기시키는 맥락이 편안하게 읽힌다.
 
‘알티밋(Altimeets)’은 합성어다. Artist(예술가), Ultimate(궁극적인), Meets(만남)으로 이루어진다. ‘예술가의 궁극적인 만남’을 의미한다. 예술이 추구하는 궁극성을 이번 무대는 인간 본질을 사회라는 관점에서 바라본 휴먼성 강한 무대였다. 알티밋의 내년 행보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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