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위즈데이타
교향곡 3장
잠든 숲을 적시는 밤비
소리
그 소리가
자연을 깨운다.
산야(山野)를
초록색으로 물들이는데
풀벌레
기지개켜며
꿈틀댄다.
코끝을 스쳐가는 꽃향기
마음에 따사로운 바람이
파고든다.
<深頌(심송) 안호원>
☞ 눈·코·귀 3악장
봄비 내린 어느 산야의 밤 풍경은 생명의 교향악이 수놓아진 자연의 아름다움 그 입체적인 전경이다. 생명의 단비가 내리고 있는 숲을 시감으로 얻은 시인은 “잠든 숲을 적시는 밤비 소리”가 자연을 깨운다고 귀를 댔다. 이렇게 귀를 울린 빗소리가 금세 “산야(山野)를 초록색으로 물들여” 눈으로 응시되어 들어온 풍경과 협주(協奏)가 시작된다. 시인의 뇌가 눈과 귀에서 들어오는 스테레오 반주들을 적절히 처리하면서 가슴(생명)을 흥건히 적셔 자연과 하나되어 운다.
▲ 시와 시평 ⓒ스카이데일리
뒤이어 “풀벌레 기지개켜며” 꿈틀대는 소리가 협주를 보태니 숲이 선율이 됐다. 숲과 동화된 시인의 뇌가 눈과 귀만으로는 2악장에 불과하다며 코맹맹이 볼멘소리를 한 모양인지 이내 “코끝을 스쳐가는 꽃향기”로 코의 선율을 협주에 끼워 넣었다. 비가 내린 숲속의 신선함은 코로 그것을 들여 쉬는 상상만으로도 자연과 어우러진다. 꽃향기가 함께 부니 코로 들어온 연주는 절정에 이른다.
눈, 코, 귀의 연합 선율들이 날개를 펴 그 어떤 지상의 교향곡 보다 아름답게 오선지(五線紙) 위를 난다. 소박하지만 단아한 신이 내려준 시인의 교향곡 3장이 “잠든 숲을 적시는 밤비 소리”로 그렇게 만들어졌다.
생명의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그것도 아름다운 선율로 진실하게 듣기 위해서는 가슴을 열고 마음을 비워야 한다는 메시지가 상큼한 숲속에 퍼진다. 자연에 대한 경건함(무욕)으로 얻어진 풍경은 삶의 고단한 눈 속에는 들어오지 않고 또한 그 속에서 연주되는 교향곡은 이기적인 귀에는 들리지 않는다. 킁킁거리는 물욕의 코 끝을 버리지 못하면 신이 내린 향기를 맡을 리도 없다.
<스카이데일리 문화팀=안호원 시와 시평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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