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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형의 아침 동화
꽃이 되고 싶은 미미 <72> 뿔 속의 왕국
최문형 필진페이지 + 입력 2022-06-15 08:40:59
 
 
 
아래에 아카시아나무가 몇 그루 보였다. 블루는 아카시아나무 옆에 미미와 빅, 이호와 세로를 내려 주었다. “고마워 블루~ 잘 가게!” 빅이 블루에게 인사했다. “이 나무예요. 여기로!” 외교대신 세로의 인도로 그들은 새턴 왕국으로 향했다. 몇몇 개미들이 나무줄기 위로 나와 있었다.
 
“여왕님은 어디 계신가?” 세로가 물었다. “미미와 친구들이 왔다고 여왕님께 전해 주게.” 시종들을 거느리고 여왕이 나타났다. 여왕은 새턴 부족의 지도자답게 당당한 어깨와 큰 턱이 멋졌다. 전투복을 갖추어 입은 여왕은 나무의 가장 아래에 있는 잎 위에 앉았다.
 
“미미, 백년의 동물! 환영합니다. 당신이 오기를 기다렸답니다.” 여왕이 미미를 반갑게 맞이했다. “새턴 여왕님을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미미가 인사했다. “이레니아 부족의 빅과 이호와 함께 왔습니다.” “잘 오셨어요, 이호, 빅!” 여왕이 미소를 머금고 인사했다.
 
“외교대신 세로에게 들었겠지만 우리는 얼마 전부터 위기를 맞았답니다. 아무래도 이 정든 집을 떠나야 할 것 같아요. 우리는 아카시아를 위해 최선을 다했는데 어찌된 일인지 모르겠어요.” “여왕님, 제가 아카시아와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이 많은 가족이 이사를 한다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고, 아카시아한테 무슨 문제가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미미가 공손하게 대답했다.
 
“그렇게 해주세요, 미미. 우리도 아카시아와 얘기해 보았지만 백년의 동물이 나서주면 또 다르겠지요.” 여왕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새턴 여왕님, 저희들이 새턴 부족을 좀 돌아봐도 될까요?” 빅이 물었다. “물론이지요. 우리 가족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살펴봐 주세요. 요즘 영양실조가 와서 아주 힘들어 하고 있답니다.”
 
이호와 빅은 여왕의 인도로 아카시아 나무줄기를 타고 새턴 왕궁 내부로 향했다. 혼자 남은 미미는 찬찬히 주위를 돌아보았다. 왕국이 자리한 나무는 다른 아카시아나무와 달리 뾰족하고 강한 뿔을 가지고 있었다. 나무는 평화로워 보였다. 그때 어디선가 풍뎅이 한 마리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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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색의 풍뎅이는 나무줄기를 타고 올라가 나뭇잎을 갉아 먹으려고 했다. 갑자기 뾰족한 뿔에서 새턴개미들이 나오더니 풍뎅이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머리를 공격하는 개미도 있었고 등을 공격하기도 하고 다리를 감아버리기도 했다. 열 마리도 넘는 개미들의 무차별 공격을 받은 풍뎅이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풍뎅이는 버둥대다가 뒤집어졌다. 새턴의 용사들은 뒤집힌 풍뎅이를 나무 가지 아래로 밀어 던져버렸다. 미미는 순간 자기도 모르게 손뼉을 쳤다. 전설의 새턴 부족이 자기 몸의 몇 배인 풍뎅이를 물리치는 장면을 본 것이다. 그때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렸다. “미미, 어때! 내 군사들의 실력이?”
 
아카시아였다. “아카시아야, 넌 훌륭한 군사들을 두었구나.” “그럼! 나와 새턴 부족은 대대로 계약을 맺고 있어. 미미, 좀 전에 네가 본 것은 작은 풍뎅이에 불과하지만 새턴들은 나를 위해 무슨 일이든지 할 수 있단다.” “그래? 한 번 봤으면 좋겠네.” “여기 좀 있다 보면 볼 수 있어. 내 주위를 둘러 봐, 주변에 다른 식물이 없지?”
 
“응.” 미미가 대답했다. “얼마 전에 바로 내 옆에서 자라는 아이가 있었는데 새턴의 용사들이 다 갉아서 없애 버렸어. 그래서 나는 항상 햇빛을 충분히 받는단다.” “정말 좋겠구나!” 미미가 감탄했다. “그게 다가 아니야, 사슴이든 산양이든 내 잎을 먹으려고 하면 새턴 부족이 달려들어서 혼내주지. 덩치 큰 그들도 새턴은 못 당해.”
“그런데 미미, 여기에는 무슨 일이야?” 아카시아가 그제야 생각난 듯 물었다.
 
[글: 최문형 / 그림: 정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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