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가(朴哥)’ ‘박씨(朴氏)’처럼 성씨의 의미를 더하는 접미사로 ‘-가’나 ‘-씨’를 쓴다. 그런데 이 두 가지는 가려 써야 할 때가 있다. 초면인 손윗사람을 만나면 간혹 “자네 성씨는?” 하고 물어올 때가 있다. “박씨입니다”라고 대답하면 결례이다. “박가입니다”가 겸양의 표현이다.
과거 언론사 재직 시절 신문 기사에 ‘구가(具家)’라는 표현이 독자에게 노출되고 말았다. 당연히 그 다음 날 신문에 ‘구가(具家)는 구가(具哥)의 오류입니다’라는 내용의 정정 기사가 나갔음은 물론이다. 이처럼 한자를 오해하는 경우가 더러 눈에 띈다.
예를 들면 다른 사람을 포용할 만한 도량을 나타내는 단어 ‘금도’는 ‘禁度’가 아니라 ‘襟度’이고 임금이 내리는 ‘사약’은 ‘死藥’이 아니라 ‘賜藥’이다. ‘지천으로 깔린’처럼 쓰이는 ‘지천’은 ‘地天’이 아니라 ‘至賤’이고 ‘균열’은 ‘均裂’이 아니라 ‘龜裂’이다. 마지막으로 ‘거래선’은 ‘去來線’이 아니라 ‘去來先’이지만 이 말은 일본어식 표현이라 ‘거래처’로 순화해서 쓰는 게 바람직하다.
한국어문교열연구원 원장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