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나면 화내야 한다? 누구나 화(火)가 나지만 모두가 화를 내지는 않는다. 화나도 화내지 않고 참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화나도 화내지 않고 계속 참다 보면 병이 되는 경우도 있다. 화병(火病)이다. 대놓고 화낼 수 없어서 만만한 사람이나 엉뚱한 곳에 화풀이하면 비겁한 사람이 된다.
‘화나다’와 ‘화내다’는 둘 다 동사이지만 쓰임이 다르다. ‘화나다’와 ‘화내다’는 각각 ‘화가 나다’와 ‘화를 내다’가 조사가 생략되어 비통사적으로 결합된 합성어이다. 여기서 ‘나다’는 주동사, ‘내다’는 사동사이다. 따라서 ‘화나다’는 ‘화가 생긴다’는 의미로 쓰이고 ‘화내다’는 ‘화를 나타낸다’는 의미로 쓰인다.
한자어 화(火)와 같은 의미로 순우리말 ‘골’이나 ‘성’이 있다. 동사 쓰임도 같다. ‘골나다’나 ‘성나다’는 화가 생기는 것을, ‘골내다’나 ‘성내다’는 화를 나타내는 것을 뜻한다. 화난다고 화내는 사람, 골난다고 골내는 사람, 성난다고 성내는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은 드물다. 엉뚱한 데 화풀이하는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은 더더욱 드물다.
한국어문교열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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