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 생활로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여러 병증을 치료할 수 있을까? 얼마든지! 허버트 벤슨·존 카밧진·래리 도시 등 수많은 의학자는 명상을 활용한 스트레스성 질환·만성질환 치료의 연구 사례와 효과성을 수없이 보고하고 있다. 이와 같은 연구 성과는 소위 대체의학·자연의학·원격 치료 등의 용어가 일반화돼 가는 배경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명상을 통해 몸과 마음의 질병에 대한 ‘예방’은 어느 정도 가능할까. 몸 안 어딘가에 자리 잡은 염증이나 질병의 징후를 사전에 알 수 있을까? 물론이다.
과학에서는 확인된 사실이지만 우리가 잊고 살기 쉬운 것이 있다. 갓 태어난 쥐를 흰 벽에 넣고 오랜 기간 성장시키면 이윽고 눈이 멀게 된다는 사실. 실험 쥐를 소리가 없는 곳에 넣고 키우면 귀머거리가 된다. 파리 조개는 원래 가지고 태어난 뇌를 스스로 먹어치워서 무뇌 기간을 거친 후 다시 뇌를 갖는다. 해파리는 뇌가 없다. 몸의 촉수만으로 생명 활동을 영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생명계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이런 현상은 무엇을 시사해 줄까. 모든 생명과 각 기관은 필요에 따라서 스스로 발달하거나 퇴화한다는 것이다.
사람의 감각 또한 마찬가지다. 쓰지 않으면 퇴화하고 자주 쓰면 발달하고 강화되는 신경가소성이 바로 그것이다. 칭찬과 지지라는 경험이 넉넉한 사람은 성인이 되어 부정적 조건에서도 상대에 대해 칭찬 거리를 찾는 데 익숙하다. 사람 간의 관계성 또한 마찬가지다. 가족 관계 훈련이 잘 된 사람의 두뇌는 그것을 관장하는 뉴런과 시냅스가 촘촘하고 복잡하게 발달돼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관계성이 중요한 성인 사회에서 그의 출발선은 한참 앞서 있는 셈이다.
좋은 소식은 ‘신경 가소성의 유연성’이다. 뇌과학에 의하면 명상과 같은 의도적인 훈련은 퇴화된 뇌의 역할을 다시 회복시킬 수 있다고 한다. 뇌의 회복은 마음의 회복이기도 하다. 마음 근육 단련, 혹은 알아차림의 근육을 단련시키면 그동안 쓰지 못했던 여러 기능과 건강까지도 활성화시킬 수 있다.
명상을 통해 병을 예방할 수 있다
알아차림의 근육을 단련시키는 일은 왜 필요할까. 이 질문은 왜 몸 근육을 단련시키는 게 중요하냐고 묻는 것과 같다. 알아차림의 근육 단련 즉, 지속적인 명상은 ‘자기 관찰에 따른 자기 발견의 힘’을 강화시킨다. 육체적 근육이 강해지면 그만큼 무겁고 큰 물건을 가볍게 들고 옮길 수 있게 되듯이 알아차림의 근육 또한 마음을 고요하고 평화롭게 쓸 수 있도록 돕는다.
‘마음이 고요하고 평화롭다’를 한마디로 축약하면 ‘행복’이다. ‘알아차림에 대한 알아차림(Being aware of being aware)’이란 책을 쓴 루퍼트 스파이라는 어떠한 상황에서든 행복은 ‘고요하고 평화로운 마음’을 수반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고요하고 평화로운 마음’의 속성을 쉽게 느끼기 위해 축구 스타 손흥민을 떠올려 보는 게 어떨까. 그 선수가 후반 막판에 역전 골을 넣는 순간이 있다. 생각만으로도 얼마나 행복한가.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은 그 영상을 돌려 볼 때마다 행복감이 차오를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바로 ‘고요하고 평화로운 순간’이라고? 바로 그렇다. 영상으로 다시 한 번 그 기분을 되살려 보면 당신은 아마 그 장면에 자신의 의식이 집중한 상태임을 알게 될 것이다. 이것이 ‘고요와 평화의 상태’다. 영상을 아무리 되돌려 봐도 당신은 산만할 수 없다.
반면에 눈을 감고 척추를 꼿꼿이 세우고 앉아서 지옥을 경험하는 사람이 있다. 눈을 감았는데 어제 나한테 야비한 눈초리를 보낸 상사의 얼굴이 떠오르거나 나의 친한 친구를 사랑한다고 한 여자 친구 생각이 난다면? 유럽 축구 경기장과 돌부처처럼 앉아 있는 당신. 몸의 자세만 놓고 보면 어떻게 유럽 축구 경기장의 난장판과 비교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이런 역설이 가능한 이유는 ‘고요와 평화’는 순전히 당사자의 마음 현상이기 때문이다.
알아차림 명상은 이 ‘고요와 평화의 마음’을 강화 훈련하는 일이다. 기본적으로 ‘고요와 평화의 감정’을 개발하는 것이 명상인 것이다. 당신이 지극한 고요와 평화의 시간, 즉 명상의 시간을 더 자주 갖게 된다면 자신에 대한 평정심과 민감성·기쁨·행복감을 확장시켜 나갈 수 있다. 당연히 자신의 몸 안에서 일어나는 여러 현상 또한 예민한 촉수처럼 알아차리기 쉬운 조건을 갖추게 되는 셈이다. 알아차림 명상은 몸과 마음의 병에 대한 민감성을 한층 강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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