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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칼럼] 운동권 정치 청산없이 경제·민생 회복 없다
김대호 필진페이지 + 입력 2024-01-31 06:30:40
 
▲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 소장
운동권 정치 청산 주장이 사방에서 들끓는다. 하지만 본질과 핵심을 꿰지 못하고 있다. 운동권 정치가 저지른 죄악의 깃털에 불과한 도덕적 허물 들추기에 머물고 있다. 현재 청산의 선봉장인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운동권 정치의 허물로, ‘민주당을 숙주 삼아 수십년간 썼던 영수증 또 내밀며 대대손손 국민 위에 군림하고 가르치려 드는’ 행태와 ‘수십년 전의 일(민주화운동 공적)만 갖고 평생 대대손손 전 국민을 상대로 전관예우를 받으려 하는’ 행태를 주요하게 거론했다. 지난 12월 비대위원장직 수락 연설에서는 ‘운동권 특권 정치’와 ‘운동권 특권 세력’이라는 말을 합쳐서 7번이나 사용하며 강하게 질타했다.
 
운동권 정치 청산을 부르짖는 사람은 한 위원장 외에도 많은데, 이들이 주로 거론하는 허물은 △특권 △오만·독선 △무례함 △위선 △타락 △변질 △부패 △고인물(국회의원 자리 장기 독점), 그리고 △숨기고 있는 과거 주사파 전력(前歷) 등이다. 물론 비판받아 마땅한 허물이다. 그런데 이는 총선 때마다 항상 나오는 과거사 혹은 도덕성 시비요, 그 본질은 인물 교체론이다. ‘나는 새롭고 깨끗한 사람, 쟤는 낡고 더러운 사람’이라는 상투적 주장의 변주곡으로 울림이 크지 않다. 물론 반드시 필요한 일이기에, 특권·변질·타락·부패할 기회 자체를 가져 본 적이 없는 젊은 정치인이 앞장서면 될 것이다.
 
운동권 정치를 청산해야 하는 핵심 이유는 시대착오적 철학과 정책으로 경제·민생을 망쳐 왔다는 사실에 있다. 저성장·취업난·고비용·저출산, 불평등·양극화, 노동시장의 불공정과 이중 구조(직장의 계급화·노조의 귀족화·공공의 양반화), 산업 인재의 양적 감소와 질적 저하 등 대한민국의 총체적 쇠락·퇴행·소멸 위기의 주범이기 때문이다. 이런 과오를 바로잡기 위해선 개명된 운동권과 정책 전문가들이 나서야 할 일이다.
 
운동권 정치가 밀어붙인 대표적인 정책이 소득주도성장 정책이다. 최저임금 폭등-공공부문 폭증-고용의 경직화·철밥통화-주 52시간제와 경직된 근로시간 운영-친노조(노조원 늘리기와 노조에 대한 견제 장치 제거) 등이다. 뿐만 아니라 불법 파업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를 제한하는 노란봉투법과 중대재해 발생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하기 힘든 산업(건설업 등)의 기업 경영은 물론 소유조차 교도소 담장 위를 걸어가는 위험천만한 일로 만든 중대재해처벌법도 빼놓을 수 없다. 탈원전을 통한 원전생태계 고사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 함운경·주대환·민경우 씨 등 1970~1980년대 대학가 운동권 인사들이 2023년 8월15일 민주화운동동지회를 결성했다. 이들은 “민주화운동의 상징 자산을 주사파가 사취해 독점 이용하는 어이없는 사태에 책임을 지고 잘못을 바로 잡자”며 “우리가 만든 쓰레기는 우리가 치우자”고 주장했다. 스카이데일리
 
 
이 시대착오적 정책들의 근저에 흐르는 철학·가치는 무엇일까? 생산성과 임금·위험과 이익·비용과 편익·부담과 혜택·노동권과 재산권 등 여러 가치 개념 간의 조화와 균형감의 부재다. 단지 임금과 이익·편익·혜택·보호 등을 늘리는 것을 진보요 개혁이요 정의라고 생각한다. 노조는 약자의 권익 쟁취를 위해 사용하는 무기가 아니라, 생산성에 비해 월등한 권익을 누려 온 강자가 더 많은 권익을 쟁취하기 위해 써먹는 무기가 된 지 오래인데, 노조에 대한 견제 장치를 제거하고, 노란봉투법 등으로 무기를 늘려 주려 하니 결과가 어떻겠는가?
 
노조는 주주의 몫·협력업체의 몫·비정규직의 몫·미래 투자 재원 등을 빨아 가면서 능력 있는 기업들의 국내 투자와 고용 의지를 고사시킨다. 사회적 표준, 즉 통념상 정상(正常)으로 인정되는 수준을 한참 높여 놓고, 승자 기득권(정규직 고용보호 등)을 공고하게 해 버리니 패자 부활전(=승자 재신임전)이 사라졌다. 
 
작고·낮고·주변적인 곳에서 크고·높고·중심적인 곳으로 올라가는 사다리가 없어진 것이다. 직무가 아니라 직장이 계급이 되어 버린 것이다. 결국 첫 직장을 좋은 곳으로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갖춰야 할 스펙의 기준도 올라가고, 대학 재학 연한은 물론 직장 탐색 기간도 길어지고, 직장 진입 연령과 결혼·출산 연령도 계속 올라갔다. 연애 결혼 기피자나 탈락자도 엄청나게 늘어나면서 한국 특유의 초저출생 현상을 초래했다.
 
운동권 정치인의 뇌리에 깊이 박힌 이 철학·가치는 도대체 어디서 온 것일까?
△노동과 자본 △가계와 기업 △하청과 원청 △프랜차이즈 가맹점과 본사를 피착취·착취의 관계로 보는 것은 맑스주의에서 유래한 것이다.
사람과 돈, 생명·안전과 이윤을 대립 관계로 보며 공공은 공익을, 민간(기업)은 사익을 추구한다는 허구적 이데올로기와 집은 '사는 것(Buy)'이 아니라 '사는 곳(Live)'이라면서 펼친 부동산 정책, 즉 세금폭탄 정책은 주자의 성리학에서 온 것이다.
 
경제·민생을 포괄적으로 규율하는 정치는 또 어떨까? 국회의 다수 폭정(국정 발목잡기 등)과 대선 불복 행위·사법 방해·가짜뉴스와 편집 조작의 언론 테러 등 적대와 증오의 정치는 어디서 왔나? 세계 보편적인 좌·우파 대결을 선-악·정(正)-사(邪)·항일-친일·민주-독재·평화-전쟁의 건곤일척의 대결로 간주하는 흑백의 논리에서 비롯된 것이다.
 
운동권 정치 청산 없이는 경제·민생 회복도 정치의 정상화도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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