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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칼럼] 운동권 정치 청산의 처음이자 끝
김대호 필진페이지 + 입력 2024-02-14 06:30:50
 
▲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 소장
건국 대통령 이승만에 대한 거짓과 왜곡, 그리고 지독한 무지를 바로잡는 영화 ‘건국전쟁’이 절찬리에 상영되고 있다. 개봉 열흘 만에 18만 관객을 돌파하더니 12일 기준 누적 관객 수가 32만 명을 넘었다. 흥행 지표인 좌석 판매율도 10일 기준 37.7%로 1위다. 영어 제목이 ‘The Birth of Korea’(대한민국의 탄생)인 데서 보듯이 이승만과 대한민국 건국에 대한 거짓·왜곡과 무지를 바로잡는 영화다. 
 
대한민국 건국의 진실과 이승만의 진면목은 4·19 이후 60년 넘게 정치적으로 은폐되거나 왜곡되어 왔다. 그 정점에 1980년대 운동권의 성경이나 다름없던 ‘해방 전후사의 인식’(해전사)이 있다. 1979년 10월에 제1권이 출간된 해전사 시리즈는 이해찬이 기획·출판하고 유통시킨 책이다.
 
이해찬이 누구인가? 7선 의원에, 2020년 총선 압승의 주역(당 대표)에 노무현정부의 책임총리, 김대중정부에선 교육부 장관이었다. 그는 2022년에 낸 ‘이해찬 회고록’에서 대한민국은 “여야 정치세력이 항일 세력이 아니었고 상층에 친일·친미가 주류”여서 “자주적인 정부”가 될 수 없었고, 여기서 수많은 문제가 발원했다는 대학생 시절의 역사·현실 인식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해전사식 역사 인식의 골자는 대한민국은 권력욕의 화신이자 권모술수의 달인인 이승만과 친일에서 친미·반공으로 변신한 비양심 기회주의 세력이 합작한, 태생이 더러운 나라라는 것이다.
 
또한 박정희 시대의 경제발전이라는 것도, 외채와 민중 수탈 및 억압으로 이룬 모래성으로 보았다. 외국 자본(외자) 의존·수출 지향 공업화는 경제적 불균형과 대외 종속을 심화시켜 저(低)발전을 구조화할 것이라 보았다. 박정희 시대의 경제발전에 대한 무지와 중상모략은 한국 경제의 놀라운 성과에 의해 산산조각 났으나, 이승만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았다. 
 
북한·필리핀·미얀마·태국·동유럽·인도·중국·중동 등 출발 조건이 월등히 좋았던 많은 나라와 대한민국을 비교해 보면, 이승만이 주도적으로 깔아 놓은 자유 민주 체제와 한미동맹이 얼마나 대단한 위업인지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1960년 4·19혁명, 1985년 2.12총선, 1987년 직선제 개헌 투쟁과 그 누구도 거역하지 못한 민주화·자유화·세계화·지식정보화도 자유 민주 체제가 사회적 공준으로 정착되었고, 한미동맹이 안보 위협을 해소해 주었기 때문이라는 것은 상식이다.
 
그럼에도 이승만에게 씌워진 누명을 벗기는 일은 극히 일부의 역사학자와 언론인들의 고군분투 사안이었다. 이는 한반도의 근대화·문명화 혁명 주도 세력 혹은 자칭 자유·보수·우파·애국 세력의 역사 전쟁에 대한 무지·회피 또는 패배의 후과(後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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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주간지 ‘여의도통신’이 국회의원 299명을 대상으로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 누구입니까?’(답변 263명·미 답변 36명)라는 설문 조사를 했는데, 백범 김구가 압도적인 1위였다. 당시 한나라당 의원 수가 120명이 넘었지만 이승만·전두환·노태우를 선택한 의원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김구를 1순위로 선택한 의원은 79명이었는데 한나라당을 포함한 모든 정당·성별·지역·연령의 지지를 골고루 받았다. 이 조사에서 존경하는 인물 1순위 선택자는 이순신 31명·정약용 16명·세종대왕 10명·아버지 8명·링컨 7명·간디 6명, 그리고 안창호·전태일·장준하·안중근·루즈벨트 각 4명, 문익환·박정희·신채호·김대중·정조대왕·만델라·대처 각 3명 순이었다. 대한민국 건국 과정에서 김구가 한 일의 진실을 안다면 부조리도 이런 부조리가 없다.
 
민주당은 오욕으로 얼룩진 대한민국을 바로 잡기 위해 피 흘리며 싸워 온 정당이라는 서사(라이프 스토리)를 근간으로 정체성을 구축했다. 건국과 산업화 초기 대한민국은 절대 빈곤과 낮은 민도, 부실한 제도와 인습으로 부조리가 오죽 많았겠는가? 그러니 숱한 부조리에 맞서 싸운 민주당이 각광을 받고, 김구가 정몽주나 조광조처럼 지조와 의리의 화신이 되었던 것이다. 조선 시대 최악의 패륜은 환부역조(換父易祖)인데 대한민국이 그 짓을 한 것이다.
 
영화는 그것을 바로 잡는다. 대한민국 부조리에 대한 가장 집요하고 날카로운 공격수는 북한이었다. 하지만 호응을 받지 못했다. 대안이 영 아니었기 때문이다. 2017년 이후 행정·입법·사법·지방과 노조·방송·문화·시민단체 권력을 한 손에 거머쥐었던 민주 진보도 북한과 같은 처지에 몰렸다. 야심차게 실행한 대안, 햇볕정책·소득주도성장 정책·탈원전 등이 거의 다 파탄 났고 서사 역시 김일성의 항일 무장 투쟁처럼 거짓과 과장으로 점철되어 있다는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지금은 민주 진보의 서사와 정책의 폐허 위에 새로운 서사와 대안을 우뚝 세워야 할 때다. 핵심은 이승만의 인생이 뒷받침하는, 한반도 150년 문명화=근대화 주도 세력이 주류·자유·보수·우파라는 것이다. 이것이 운동권 정치 청산의 처음이자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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