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을 위한 더불어민주당의 방탄 열차를 멈출 1차 기회는 지난해 9월에 지나갔으나 이제 다시 9월이 오면 분위기는 달라진다. 윤석열정부 등장 이후 처음으로 이재명 피고인에게 구형이 내려질 예정이다.
지난해 9월21일 국회가 이재명체포동의안을 통과시켰을 때 그가 구속수감 되는 것은 거의 기정사실로 여겨졌다. 그러나 뜻밖에도 유창훈 서울중앙지방법원 판사가 영장 기각으로 그를 살려 냈다.
이제 이재명 방탄 정국에 변수가 될 2차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 9월6일 선거법위반 사건의 결심공판이 예정돼 있다. 선거법 사건은 원래 1년 이내에 대법원 확정판결까지 내도록 되어 있는데 2년이 지나서야 1심이 끝난다고 하니 법원 스스로 반성할 일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그동안 재판 지연을 위해 온갖 사법 방해가 총동원된 것을 감안하면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민주당의 요란한 ‘탄핵 열차’에 비해 ‘재판 열차’는 조용하고 느리지만 종착역을 향해 꿋꿋이 갈 길을 가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이번 9.6 결심공판은 이재명 피고인이 재판을 받고 있는 4개 법정·7가지 사건·11개 혐의의 첫 결심공판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중차대하다. 지금까지 그는 재판에 걸려 있는 모든 혐의 사실에 대해 무죄를 주장해 왔기 때문에 도대체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어리둥절한 국민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이번 구형 공판에 이어 10월 중에 1심 판결이 나오면 그런 애매한 상태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할 것이다. 즉 국민에게 이재명 사건에 대한 이해와 심증을 주는 계기가 될 것이고 이에 따라 여론도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재판의 추이에 따라 새로운 국면이 조성될 가능성도 있는데 ‘탄핵 정국’을 ‘이재명 유죄 정국’으로 변환시키는 것은 국민의힘에게 주어진 과제다.
맨 처음 선보일 선거법 위반 재판의 결심(結審)에서는 이재명이 대장동 개발 책임자인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모르는 사람이라고 거짓말을 했다는 것과 백현동 개발이 국토교통부의 강압에 의한 것이라고 했다는 것이 주요 쟁점이다. 김문기는 대장동 개발사업 수사 개시 직후 자살한 사람인데 그의 상사였던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본부장에 의하면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에게 사업 관련 사항을 수시로 보고했으며 호주 여행도 같이 하면서 이재명과 둘이서 같은 골프차를 타고 골프도 같이 쳤다는 것인데 모르는 사람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국토부 압력문제도 당시 국토부 공문과 책임부서 공무원의 증언이 있어 이재명 피고인에게 불리한 상황이다. 선거법에서는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만 나와도 공직선거 츨마 자격이 박탈되므로 이재명의 대선행은 좌절된다.
이 재판과는 별도로 위증교사 혐의 재판도 머지않아 결심공판이 열릴 것이다. 이 혐의에 대해서도 증인과의 통화 내용이 녹음되어 있다. 여기서도 집행유예 이상의 판결이 나오면 그의 대선행은 막힌다. 그리고 이런 재판보다 더 큰 것은 대북송금 사건 재판인데 이재명으로 연결되는 핵심 피고인인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각각 징역 2년6개월·9년6개월 형을 받은 상태다.
이화영 부지사는 그의 직책 수행을 위해 북한에 스마트팜이라는 영농사업과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의 북한 방문을 추진하면서 평소 형님 동생하는 사이인 김성태로 하여금 100만 달러를 북한에 대납토록 했다는 것이다. 이재명의 변호사마저 이화영이 유죄면 이재명도 유죄라고 말했을 정도로 뻔한 사건이다. 이재명은 “쌍방울과의 관계는 내복을 사 입은 것밖에 없다”고 천연덕스럽게 말을 했지만 내부적으로는 비상이 걸려 있을 것이다. 실제로는 더 재판할 것도 별로 없어서 빨리 끝낼 수 있지만 워낙 후폭풍이 커서 재판부도 고심하고 있을 것이다.
이재명이 성남시장으로 재직할 당시 대장동 개발에서만 업자들은 5000억 원 이상의 이익을 얻었다. 주동 인물인 김만배 기자는 ‘이재명 대통령 만들기’를 위해 정진상·김용 등 이재명 최측근들과 함께 종횡무진으로 뛴 인물이다. 대장동사건을 ‘윤석열 게이트’로 만들려 했고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의 선거법위반 사건 유죄 판결이 대법원에서 뒤집혀 대선 출마길을 여는 데 결정적 공헌을 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수없이 많은 증거와 정황이 ‘이재명 유죄’를 가리키고 있다. 대법원에서 집행유예 이상의 형이 선고되면 2027년 대선에 출마하지 못한다. 정상적인 사법절차가 진행된다면 마땅히 그렇다고 봐야 한다. 문제는 우리 사법부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대한민국 헌법 제11조를 제대로 지킬 것이냐, 아니면 국회 과반수 의석을 가진 정당의 위력에 눌려 제 구실을 하지 못하느냐에 있다. 간단히 말해서 정치에 휘둘리지 않고 정상적인 속도로 의연하게 사법의 사명을 지킬 수 있느냐의 문제다. 실로 국가 운명이 달린 문제다. 만약 사법부가 실패한다면 얼마나 무서운 파국이 올지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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