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남한을 상대로 해결하거나 성취하고자 하는 목표는 ‘남한 지역에서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을 완수’하여 ‘남북통일을 이룩’하는 것이다. 북한의 대남 전략은 한반도 적화통일과 단일민족국가 성립을 기본 목표로 하고 있으면서도 특정 시점에 따라 ‘북조선 민주기지 건설’ ‘무력에 의한 적화통일 시도’ ‘남조선 혁명 역량 강화’ ‘연방제통일국가 건설’ ‘남북 평화공존의 모색’ 등 다양한 행동 목표로 전개되어 왔다. 하지만 대남 전략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북한이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의 개발·사이버 전력의 증강·특수전 부대의 강화를 추진하는 것은 비대칭 전력의 우위를 바탕으로 보다 효율적인 군사전략을 구사하기 위한 것이다.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전제는 북한의 하이브리드전 수단의 선택을 다양화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쟁의 영역이 군사적인 분야를 뛰어넘어 국가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역량을 통합하고 조정하여 동시에 적용하는 수준으로 확대되었다.
북한의 군사전략은 꾸준히 진화해 왔다. 북한은 기본적으로 대담한 전격전(電擊戰)을 계승하면서도 현실적 여건을 고려하여 평시에는 국지도발을 통해 정치적 이익을 극대화하는 강압 전략을, 전시에는 일부 지역 점령을 통해 신속한 종전을 달성하는 비대칭 제한전 등 계산된 제한전을 보조 전략으로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 핵을 보다 공세적으로 운용하여 대담한 전격전과 배합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북한은 전통적인 배합전 방식에 핵을 추가하여 핵·비대칭전·재래전의 융합 방식으로 다양한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하려 할 것이다.
북한이 구상하는 핵전력과 재래식 전력을 융합하는 군사전략을 판단해 본 결과, 북한은 핵전력을 이용하여 미국 등이 한반도 유사시에 군사적으로 개입하는 것을 억제할 것이다. 우선 단거리 운반 수단을 이용하여 핵전력을 휴전선 이남 지역에 투사할 가능성을 과시하며 전시 한·미 연합군의 운용 견제 및 미국의 증원 전력 투입 및 전개를 차단하려 할 것이다.
북한은 2021년 1월에 개최된 제8차 당대회를 통해 김정은의 군사 업적을 대내외에 과시하고 총비서로 등극한 김정은의 유일적 영도 체계를 공고히 하면서 국방력 강화를 내세우며 자력갱생의 길을 재천명했다. 북한은 남북 경색의 원인을 남측에 전가하면서 ‘조국 통일을 위한 투쟁 과업 부문’에서 “강력한 국방력으로 근원적인 군사적 위협들을 제압하여 조선반도의 안정과 평화적 환경을 수호한다”고 밝혔는데, 이것은 대남 통일 노선이 핵과 미사일 기반의 강력한 국방력을 통한 결전 전략으로 바뀌었음을 시사하고 있다.
2022년 9월8일 진행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7차 회의에서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핵무력 정책에 대하여’(핵무력정책법)를 최고인민회의 법령으로 채택했다. 이 법령은 총 11개 조항으로 구성되었는데 ‘임의의 조건과 환경에서도 즉시에 집행할 수 있게 경상적인 동원 태세를 유지한다’고 명시함으로써 평시부터 적절한 핵 태세를 유지할 것임을 밝혔다.
북한의 ‘핵무력정책법’은 “핵무기의 사용조건”을 5가지(6조)로 상세하게 밝혀 놓았다. ‘핵무기 사용 조건’이 적잖이 포괄적일뿐더러, 핵공격에 대한 대응뿐만 아니라 사실상 ‘선제 핵무기 사용’의 조건까지 적시한 셈이다. 아울러 “국가 핵무력에 대한 지휘통제 체제가 적대 세력의 공격으로 위험에 처하는 경우 사전에 결정된 작전 방안에 따라 도발 원점과 지휘부를 비롯한 적대 세력을 괴멸시키기 위한 핵 타격을 자동적으로 즉시에 단행한다”(3조 3항)고 명시하고 있어 김정은 위원장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핵을 공격적으로 사용할 의지를 갖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북한은 2023년 12월 말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와 올해 1월 개최된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통일 노선, 즉 대남 전략의 전면 전환을 선언했다. ‘우리민족끼리’ 노선을 폐기하고 남북 관계를 ‘교전 중인 국가 관계’라고 재정의한 직후 올해 1월 내내 한반도 주변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무력시위에 집중했다. 이번 대남 정책 전환은 핵미사일 고도화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한 공세적 조치다.
미래의 전쟁은 드론전·사이버전·데이터전·우주전·인지전 등의 양상을 띨 것으로 예상된다. 한반도 군사안보 상황과 연계시켜 보면 한반도에서의 미래전도 핵무기·미사일, 그리고 재래식 무기 경쟁하에서 사이버전·드론전 등의 양상이 예상되고 있으며, 미래전 복합 넥서스, 특히 사이버·핵 넥서스가 전망되고 있다. 우리는 제4차 산업혁명을 견인하는 첨단 과학기술 잠재력을 활용하여 엄중한 북한 위협을 압도적으로 극복하고 불확실한 주변 안보환경과 혁신적 진화를 거듭하는 전쟁 양상에 확고하게 대비할 수 있는 밀리테크 중심의 군사 혁신을 주도면밀하게 추진해 나가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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