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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헌의 스포츠 세상] 부진 겪는 ‘명가’ 맨유 언제 다시 뜨려나
박병헌 필진페이지 + 입력 2025-01-07 06:30:01
 
▲ 박병헌 취재본부장
‘축구 종가’로 불리는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는 한국 팬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구단이다.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가장 이름나 있다. 
 
팀 창단 140년을 넘긴 맨유는 EPL 팀 가운데 인기가 가장 많고 전 세계적으로도 팬층이 두터운 팀이다. 준우승을 해도 팬들이 실망하는 팀이 바로 맨유였다. 구단의 역사와 업적 등에서도 EPL 20개 구단 가운데 최고 명문 구단이라는 데 이론의 여지가 없다.
 
잉글랜드 북서부에 위치한 맨체스터는 18세기 산업혁명의 중심지였으며 현재 산업·문화·교육·스포츠 등의 분야에서 활동이 활발하다. 유명한 축구 클럽인 맨체스터시티와 함께 축구 열정이 매우 높은 도시다.
 
조지 베스트(잉글랜드)·에릭 칸토나(프랑스)·로이 킨(아일랜드)·웨인 루니(잉글랜드)·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와 같은 맨유 출신의 스타 플레이어들은 뛰어난 기술과 리더십 등으로 팬들의 큰 사랑을 받은 게 사실이다.
 
2002년 한
·일월드컵때 맹활약했던 박지성이 2005년부터 7년간 맨유의 유니폼을 입은 것도 맨유의 인기도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당시 박지성은 한국 축구의 아이콘으로 불렸으며 맨유 경기가 늦은 밤이나 새벽에 열려 한국 축구 팬들의 밤잠을 못 이루게 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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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에서 주목할 만한 플레이를 펼쳐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UCL 우승컵을 들어 올린 박지성은 2011~12시즌 런던의 스탬퍼드브리지에서 열린 첼시와의 EPL 원정 경기에서 맨유 200번째 경기 출전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맨유가 고공비행을 한 것은 박지성이 맨유의 붉은 유니폼을 입었을 때와 궤를 같이 한다.
 
1990년대부터 2010년대 초까지 맨유의 전성기를 이끈 것은 박지성을 네덜란드 프로축구 에인트호벤에서 영입한 스코틀랜드 출신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부임하면서부터다. 선수 시절 이렇다 할 유명 선수로 활약하지 못했지만 그는 지도자로서는 대성공을 거뒀다.
 
퍼거슨은 잉글랜드 축구단의 감독으로 처음으로 트레블(EPL·FA컵·UCL 등 메이저 축구 3관왕)을 달성한 공로를 인정받아 1999년 국왕 탄생일 공식 기념행사에서 엘리자베스 여왕으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았다. 80세를 넘겼으면서도 맨유의 홈인 올드 트래퍼드 구장을 종종 찾는 퍼거슨은 ‘써(Sir·기사 작위에 붙이는 존칭)’라고 불린다. 그는 감독으로 활동하던 28시즌 동안 무려 48개의 우승 트로피를 획득하며 2024년 10월 기준으로 축구 역사상 가장 많은 우승을 차지한 감독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주장 해리 맥과이어(왼쪽)가 1일(한국시간) 뉴캐슬과의 리그 홈경기에서 0-2로 패한 뒤 침울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나서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맨유는 퍼거슨 감독이 여생을 스트레스 없이 부인과 함께 지내고 싶다는 이유로 팀을 떠난 이후 격동의 시간을 겪으며 사령탑을 수없이 바꿨다. 퍼거슨 이후 EPL 에버튼을 지휘했던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7개월 만에 경질되고 ‘맨유의 레전드’로 꼽히는 라이언 긱스 대행 체제로 팀을 꾸렸다. 이것으로도 모자랐다. 
 
이후 루이 판 할(네덜란드)·조제 무리뉴(포르투갈)·올레 군나르 솔샤르(노르웨이) 감독에 마이클 캐릭(잉글랜드) 감독대행 이후 에릭 텐하흐(네덜란드)에게 지휘봉을 맡겼으나 도통 성적을 내지 못했다. 지난해 11월 포르투갈의 명문 클럽 스포르팅 CP의 ‘젊은 사령탑’ 후벵 아모링을 영입했지만 사령탑 교체의 약발도 신통치 않았다.
 
퍼거슨 감독이 사령탑에서 물러나고 10년 넘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맨유는 우승컵과는 거리가 멀었다. EPL 4위 이내 팀에게 주어지는 유럽 클럽축구 국가대항전인 UCL 티켓을 차지한 경우도 가뭄에 콩나듯 했다.지난 시즌 최종 8위를 기록, 1989~90시즌(13위) 이후 EPL에서 가장 낮은 순위를 기록한 맨유는 이번 시즌에는 설상가상의 형국이다. 과거의 명성을 뒤로하고 망가지는 것은 한 순간이다.
 
맨유는 12월에 치른 공식전 8경기(EPL 6경기·유로파리그 1경기·리그컵 1경기)에서 6패(EPL 5패·리그컵 1패)를 당하는 수모를 맛봤다. 맨유가 한 달 동안 공식전에서 6패를 당한 것은 무려 94년 만의 일이라고 한다. 순위도 13위(승점 23·6승5무9패)로 강등권인 18위와 멀지 않다. 
 
미국의 글레이저 가문이 지배하고 있던 맨유 구단을 2023년 겨울에 인수한 짐 래드클리프(영국) 구단주가 과거의 영광을 되찾아 명가 재건에 나서려면 감독 교체로만 끝내서는 결코 안 될 일이다. 보다 본질적인 우수 선수 영입등 과감한 투자가 뒤따라야 함은 당연하다. 세계 최고 구단의 구단주로 취임하면서 “팀이 우승할 수 있는 세계적인 환경을 만들겠다”던 취임 일성을 지켰으면 하는 바람이다. 맨유의 비상을 보고 싶다. 
 
박병헌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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