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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대의 사기, 반역의 메달
김대중의 노벨상 프로젝트 [67] 현대그룹 통한 대북 송금… 결국 북핵 개발 ‘돈줄’
2002년 대선 앞두고 국회서 5억 달러 극비 송금 쟁점화
당시 박지원 靑실장 “1달러도 안 보냈다” 새빨간 거짓말
김기삼 필진페이지 + 입력 2025-01-10 06:30:45
2000년 12월10일, 대한민국 현직 대통령 김대중은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한 공로, 그리고 남북화해와 평화에 대한 노력’으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그것은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온 게 아니라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는 핵탄두로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김대중이 전 세계를 상대로 어떻게 가짜 평화를 만들어 노벨상 사기극을 벌였는지, 어떻게 노벨평화상과 핵무기를 뒷거래했는지…. 양심 증언으로 미국에서 정치적 망명을 허락받은 유일한 한국인 김기삼 변호사와 한반도 전문 국제 저널리스트 도널드 커크가 밝히는 아찔하고도 끔찍한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편집자 주]
 
 
▲ 김기삼 전 국정원 내부고발자
▲ 도널드 커크(Donald Kirk) 국제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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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정 이전 공작팀 핵심 최규선의 활약상
 
최규선의 자료는 상당한 폭발력을 갖고 있었다. 그는 김한정이 등장하기 전 노벨상 공작팀의 핵심 역할을 한 사람이었다. 최규선은 DJ의 대통령 선거전이 막바지에 이른 1997년 넬슨 만델라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딸을 한국에 데려와 만델라가 DJ를 지지한다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또한 국제통화기금(IMF) 금융위기 당시인 1998년 초 미국의 억만장자 투자자 조지 소로스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왈리드 왕자를 한국에 초청했다. 1998년 DJ의 대통령 취임식에는 세계적인 팝스타 마이클 잭슨을 초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규선은 어느 날 공작의 핵심부에서 밀려나게 됐다. 노벨상 공작에서 자신의 역할을 지나치게 떠벌리고 다니는 것은 물론 돈 문제까지 일으켰기 때문이다.
 
DJ 유엔 평화상‧아난 총장의 서울 평화상 맞교환 시도
 
임도경의 기사에서는 최규선과 코피 아난 국제연합(UN‧유엔) 사무총장과의 커넥션도 드러났다. 이 기사는 최규선과 아난 총장의 측근 압둘라 타릭 알 만수르 사이의 거래 가능성을 밝히고 있다. DJ의 유엔 평화상 수상과 아난 총장의 서울 평화상 수상 맞교환 시도 가능성이 드러난 것이다.
 
당시 DJ는 유엔이 주는 상을 받지는 못했지만 아난 총장은 1999년 서울평화상 수상에 더해 경희대학교에서 명예박사학위까지 받았다. 그리고 불과 얼마 후 2000년에 DJ가, 바로 다음 해인 2001년에는 아난 총장이 노벨평화상 수상의 영광을 누렸다.
 
2002년 대선 정국에 파장 일으킨 임도경의 기사
 
임도경의 기사는 2002년 대통령 선거 정국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당시 여당 후보 노무현은 DJ의 남북 화해 정책을 계승하겠다고 공약한 상태였던 만큼, DJ가 노벨상 수상을 위해 북한과 밀거래를 했다는 의혹은 선거 판도를 뒤흔들 만한 일이었다.
 
그러자 박지원 청와대 비서실장은 기자회견을 갖고 “청와대와 아무 관련이 없는 사실을 그렇게 공개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부끄러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노벨평화상의 권위를 흔들고, 나아가 그것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행위를 두고 보지 않겠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룬데스타드 노벨위원회 사무총장의 해명
 
한국에서 이런 논란이 벌어지자 게이르 룬데스타드 당시 노르웨이 노벨위원회 사무총장은,노벨위원회의 수상자 선정 과정에 부정이 개입될 수 없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로비가 있었던 것은 사실인데, DJ의 수상을 위한 것이 아니라 그것에 반대하는 내용의 편지 등이 위원회로 계속 발송된 것”이라고 말했다.
 
노벨상 의혹에 대한 그의 해명은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합리화로 가득했다. “나는 2000년 DJ의 노벨평화상 수상에 어떠한 부정한 방법이 개입됐다는 주장에 반대한다”면서 “노벨위원회가 어떤 대가를 받았다는 주장은 대단히 무례한 것이며, 그것은 노벨상 수상자 선정 과정에 대한 무지함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은 DJ의 노벨상 수상 공작 의혹을 본격 제기할 경우 예상되는 역풍을 우려해 이 문제를 이슈로 삼는 것을 피했다.
 
 
▲ 2002년12월23일 김대중(왼쪽)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청와대 현관에서 만나 얘기를 나누며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그룹 통한 대북 불법 송금 의혹 불거져
 
도널드 커크 인터내셔널 해럴드 트리뷴지 기자는 2001년 1월31일자 기사에서 “미국 정부는 DJ가 남북한 화해를 위해 이제 할 일이 거의 없을 것으로 보는 입장이다”고 밝혔다. 이 말은 DJ가 아닌 임동원을 겨냥한 것이었다. 하지만 노벨상 공작 과정에서의 대북 불법 송금 문제는 2002년 대선 정국에서 이슈가 되지 못했다.
 
커크의 의혹 제기 후 1년여가 지난 2002년 3월 미 의회조사국(CRS)의 한반도 담당 래리 닉시 연구원은 한‧미 관계 보고서에서 “한국 정부가 현대그룹이 북한에 송금한 돈의 상당 부분을 보상해 주었다”고 주장했다. 닉시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현대가 북한에 5억 달러에 이르는 비밀 지출을 했으며 그 돈은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 직전에 넘어갔고, 이에 대해 정부가 현대에 상당 부분을 변제해 주었다는 점을 현대와 김대중정부가 올 초 인정했다”고 밝혔다.
 
현대그룹 통해 넘어간 자금 북한 고농축우라늄 무기 개발에 쓰여
 
또한 그는 “현대가 북한에 지급한 현금이 북한의 고농축우라늄(HEU) 무기 프로그램 가속화를 도운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닉시 연구원은 2005년 한‧미 관계 보고서에서 1999∼2003년 현대의 대북 송금 규모를 “금강산 관광과 다른 2개 사업의 대가로 공개 지불한 현금 6억 달러”와 “비밀 송금 5억 달러”라고 추산했다. 닉시 연구원은 “가장 심각한 것은 이 돈이 HEU 무기 개발 가속화를 도왔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나 “이는 미 중앙정보국(CIA) 등 정보기관의 판단이 아니라 현대그룹의 자금이 북한에 들어간 시기와 북한이 HEU 부품.자재를 대량 구입한 시기가 일치하는 등 매우 강력한 정황 증거에 기반한 나의 추론”이라며 “정황 증거이지만 매우 객관적인 결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터넷에 공개된 닉시 연구원의 보고서를 보면 2003년까지는 현대 자금의 ‘군사 전용’을 주장했으나 2005년 1월판부터 HEU 프로그램 가속화 전용을 주장하고 있다. 그는 “2003년 말∼2004년 초 보고서에서 이 문제를 제기했지만 그 보고서들은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대그룹의 북송 자금 북한 노동당 39호실로 유입
 
보고서에서 닉시 연구원은 현대의 자금이 김정일이 직접 관장하는 북한 노동당 39호실로 유입됐다고 밝혔다. 39호실은 김정일의 하사품용 사치품 외에 대량살상무기의 부품과 자재를 구입하는 등의 역할을 맡은 부서이다. 닉시 연구원은 1999∼2000년 현대에서 넘어간 자금이 해당 년도 북한 외환 수입의 최소 30%를 차지하고, 북한이 1999∼2001년 해외에서 HEU 관련 자재와 부품을 ‘대량’ 구입했다는 등 미 정보기관 관계자 등의 말을 인용한 각종 언론보도를 추론의 근거로 제시했다.
 
2002년 대선 앞두고 문제가 된 대북송금 의혹
 
대북송금 의혹은 2002년 대선을 앞두고 국회에서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당시 엄호성 한나라당 의원은 대선을 두 달가량 앞두고 열린 국회에 산업은행 엄낙용 전 총재를 증인으로 불러 이 문제를 따졌다. 당연히 여당과 김대중정부는 모든 의혹을 부인했다.
 
청와대 박지원 실장은 가장 강하게 반발했는데 그는 “단 1달러도 북한에 보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가 이렇게 강하게 부정하는 것은 실제로 한국에서 북한으로 돈이 흘러 들어간 것을 반증하는 것으로 보였다. 문제는 이러한 의혹에 대해 돈이 얼마나, 어떤 방법으로 흘러갔는지를 밝히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고농축우라늄 프로그램 논란으로 수명 다한 햇볕정책
 
그러나 DJ의 임기가 끝나 가며 그동안 북한이 속여 온 전모가 드러날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2002년 10월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미 정부 특사로 외교관 등과 함께 평양을 방문하게 됐다. 켈리 특사는 10월4일 평양에서 북한 외무부 강석주 1차관을 만나 북한의 고농축우라늄 시설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강석주는 나중에 부인했지만 켈리와의 회담에서 고농축우라늄 프로그램에 대해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은 켈리 일행이 워싱턴으로 돌아온 후 알려지면서 제네바 합의는 파국을 맞았다. 미국은11월부터 북한에 대한 중유 선적을 중단했고, 이에 대해 북한은 5메가와트(MW)급 원자로 폐쇄 감시를 위해 북한에 체류 중이던 유엔원자력기구의 사찰단을 추방 조치했다. 이로써 사실상 햇볕정책은 그 수명을 다했다.
 
△김기삼 변호사의 블로그(https://niswhistleblower.tistory.com/)를 방문하면 좀 더 상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정리= 박혜수 편집위원
 
 
프로필
 
김기삼
 
△서울대 법대 졸업
△펜 스테이트 디킨슨 법대 비교법학(LLM) 석사 졸업
△국가정보원 8년 근무
△2003년 미국 망명
△2011년 망명 확정
△(현) 미국 뉴욕주 변호사
 
도널드 커크 Donald Kirk
 
△미 프린스턴 대학 졸업
△1970년대 중반 이후 현재까지 시카고 트리뷴지(Chicago Tribune)·프랑스 파리의 IHT(International Herald Tribune)지를 비롯해 50년간 한반도 문제 전문 최고령 현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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