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의학과 한의학은 서로 대립하며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서양의학은 병균과 같은 외부의 나쁜 균이 인체에 침입하여 병을 일으킨다고 보는 외인론이 지배적이다. 발암물질이나 세균·바이러스 같은 것이 원인이 되기 때문에 치료 역시 약이나 수술과 같은 외적인 방법을 써서 세균과 바이러스를 공격하고, 발암물질을 찾아내는 데 집중되어 있다.
반면 한의학은 우리 몸이 외부의 나쁜 기운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하거나 음식·일상생활 등에서 지켜야 할 원칙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병이 생긴다고 보고 있다. 외부 요인은 병을 만드는 조건일 뿐 그것을 받아들여 병을 만드는 것은 바로 인체 내부의 문제라는 관점이다.
이런 점에서 한의학의 입장에선 개인의 수양이 우선이고 그다음에 약을 써야 하는 것이다. 한의학은 외인론이 아니라 내인론에 중점을 두고 있는 예방의학이다. 보통은 예방이라고 하면 국가 차원에서 하는 조기 검진을 떠올린다. 조기 검진이란 조기 치료를 위한 것이다. 이미 병이 된 것을 조기에 찾아내 절제 및 약물 복용을 하는 것이다.
예방을 하려면 병의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 알고 실질적인 대책을 세워 조기 검진에서도 이상이 발견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암·당뇨·고혈압을 빨리 찾아내는 것보다 이들 병에 걸리지 않게 해야 하는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뛰어난 의사는 병이 들고 나서 치료하지 않고 병들기 전에 치료한다”고 말한다. 환자들을 상담하다 보면 조기 검진을 받았더니 △고혈압 전 단계 △당뇨 전 단계 △고지혈증 전 단계 등의 이유로 예방 차원에서 미리 약을 복용한다는 사례가 많았다.
이렇게 미리 복용하는 약은 병을 예방할 수 있을까. 사람들은 의사가 처방하는 대로 약을 복용한다. 그 약이 인체에 어떤 해를 끼치게 될지 고려할 여지조차 없다. 그것이 질병 예방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동의보감 서문에 나와 있는 것처럼 ‘병을 고치는 방법으로 사람을 죽이는 치료’가 되는 것이다. 수술을 전문으로 하는 현대의학은 암·결절·종양·물혹·용종·폴립·담석·근종 등은 모두 절제해야만 치료가 된다고 본다. 침과 뜸·한약과 음식·절제된 생활로 칼을 대지 않고도 치료되는 사례가 많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이러한 질병을 일으키는 근본 원인을 보려고 하지 않고 분석만 하기도 하다. 진정한 예방으로 100세 시대의 건강을 챙기는 것은 각자의 노력과 의지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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