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형태는 크게 두 가지, 즉 클래식한 것과 클래식하지 않은 것으로 구분된다. 이 둘을 나누는 기준점은 산업혁명이다.
산업혁명 이전엔 건축물의 주 재료가 석재와 목재였다. 대부분의 구조가 석재로 이뤄졌고 지붕이나 내부를 목재로 구성했다. 하지만 산업혁명이 일어나면서 재료에 변화가 왔는데, 철과 유리가 등장한 것이다. 이 두 재료의 공통점은 주물이다. 두 재료는 뜨거운 열에 녹일 수 있고 틀을 만들어 부으면 동일한 형태를 대량 생산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석재나 목재는 그 형태 변화가 다양하지 않다. 그러나 유리나 철은 다양한 형태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여기에 콘크리트가 적극적으로 사용되면서 상세한 부분을 철과 유리로 대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재료가 다양해진다는 것은 다양한 형태를 시도할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산업혁명 이전의 건축 형태인 클래식의 기본은 고대 로마와 고대 그리스에 그 근본을 두고 있다. 로마의 아치와 돔, 그리고 그리스의 삼각지붕과 기둥·단이 공식처럼 따라 왔다. 여기에 조적조, 좌우 대칭이 그 특징으로 담겨 있다. 더욱이 산업혁명 이전의 시대는 바로크·로코코로 연결되어 구조체와 함께 화려한 장식이 등장했다. 이러한 표현이 등장하여 클래식한 건축 형태의 공식처럼 쓰였다. 여기에 모던 이후 등장한 클래식한 형태에는 순수한 형태 요소인 삼각형·사각형·원이 반복적으로 쓰이는 특징까지 보였다. 이를 우리는 포스트모던이라 한다.
클래식한 형태의 특징을 알아야 클래식한 건축을 이해할 수 있다. 반대로 이 특징을 갖고 있지 않은 형태가 바로 클래식한 형태가 아닌 것, 즉 모던이다. 모던은 위의 클래식한 특징에서 벗어나 있는 형태다. 클래식한 형태가 ‘기능은 형태를 따른다’로 대변되는 형태주의라면, 모던은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는 주장을 담은 기능주의이다. 클래식은 고대·중세·근세·포스트모던을 거쳐 왔고, 모던은 모던·레이트 모던·네오 모던·해체주의를 거치며 변화했다.
클래식한 형태주의자들은 모던을 ‘지게를 진 부르주아’라고 부른다. 이는 품위가 없다는 것을 말한다. 시대적으로 보면 클래식은 왕조 시대의 산물이다. 모던은 프랑스 시민혁명 이후 급속도로 발전했다. 시민혁명 때 국회에서 왕조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우측에 앉았고 혁명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좌측에 앉았는데 우파·좌파라는 말도 여기서 시작된 것이다. 기능을 우선시하는 모던이 클래식 형태주의 사람들에게는 싸구려처럼 보였던 것이다. 특히 포스트모던이 등장하고 이에 따라 네오 모던이 등장한 것을 보면 형태에도 치열한 경쟁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모던이 시작되면서 모더니스트들에겐 코드가 있었는데 탈(脫)과거와 장식 배제가 그 주요 포인트이다. 그래서 모던 건축가 아돌프 루스는 장식을 범죄로까지 여겼다. 그는 1930년 체코 프라하의 빌라 뮐러(Villa Müller)를 통해 장식이 없는 건축물이 어떤 것인가를 선보였다. 특히 오스트리아 빈의 화려한 클래식한 건축물로 가득한 미카엘 광장에 1909년도에 선보인 루스 하우스는 장식으로 가득한 클래식한 건축물을 비웃는 듯 보인다.
고대 6000년·중세 1000년·근세 400년의 역사를 통해 클래식한 건축 형태가 만들어졌다. 그러나 모던(근대)과 현대 사이의 시간은 80년이 채 안 된다. 그럼에도 그 종류는 앞의 클래식 3개를 합친 것보다 많다. 이는 새로운 변화에 대한 충족도 있었지만 기술의 발달을 보여 준 것이다.
독일은 산업혁명이 다른 나라에 비해 늦었다. 이에 독일은 무테지우스를 1년간 영국에 파견해 산업혁명을 배워 오도록 한다. 그는 돌아온 후 클래식한 예술가 반 데 벨데와 부딪힌다. 그러나 당시 흐름을 막을 수는 없었다. 무테지우스의 승리로 독일은 규격화를 도입하여 진보와 보수의 중간 단계로 산업혁명에 참여한다.
지금은 건축 형태의 흐름이 클래식과 그렇지 않은 것의 쌍두마차로 흘러가고 있다. 이는 누가 주도하는가가 아니라 누가 선택하는가에 따른 것이다. 산업혁명 이전에는 클래식한 형태만 있었다. 산업혁명 이후에는 모던이 트렌드였다. 하지만 현대는 둘 다 가능하다. 건축물은 이제 단순히 공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홍보를 하며 심리적인 영역이며 랜드마크로 작용한다. 즉 기본적인 기능 외에 더 많은 의미를 부여받고 있는 것이다. 클래식한 형태와 그렇지 않은 형태 둘 다 우리 도시에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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