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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근칼럼] “중국은 적”이라고 말한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
이춘근 필진페이지 + 입력 2025-02-28 00:02:59
 
▲ 이춘근 국제정치아카데미 대표 
냉전에서 승리함으로써 소련을 붕괴시키고 유일 초강대국으로 남은 미국은 패권국으로서의 특별한 국가 대전략을 수립하고 시행하는 대신에 넋 놓고 쉬는 일을 택했었다. 케이건 박사는 냉전 종식 이후 수십 년의 미국 외교를 ‘역사로부터의 휴일(Holidays from History)’이라고 묘사했다. 미국을 당할 만한 국력을 보유한 국가가 없었으니 미국은 자신의 막강한 지위를 그저 향유하고 즐기면 되었다. 
 
2001년 9월11일 대규모 테러 공격을 당한 후 전통적인 적국이라고 볼 수 없는 테러리스트들을 소탕하기 위해 이라크·아프가니스탄 등을 상대로 작은 전쟁들을 치르던 미국은 진짜 무시무시한 적의 출현을 간과하고 있었다. 무시무시한 적의 출현이란 중국의 급속한 국력 증대를 의미한다.
 
미국은 강대국으로서 중국의 등장을 간과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다수의 글로벌리스트들은 중국의 성장은 미국이 오히려 환영해야 할 것이라고 믿었다. 중국은 미국인의 소비생활을 풍요하게 만들어 주는 공장이 될 것이며 두 나라는 경제적으로 사실상 한 나라가 될 것이라 믿는 바보들도 있었다.
 
그들이 상상한 미국과 중국의 융합된 모습은 차이메리카(Chimerica)라는 근사한 경제공통체였다. 중국이 부강해질 경우 미국에 도전하는 중대한 위협이 되리라는 경고는 중국이 부유한 나라가 되면 중국도 민주화가 될 것이니 ‘괜한 걱정하지 말라’는 사람들에 의해 일축되어 버렸다. 이 같은 엉터리 국제정치학이 미·중 관계의 험악한 본질을 분칠해 주던 시절이 상당 기간 지속되었다.
 
2008년 가을 미국 뉴욕의 월가가 붕괴되는 놀라운 일이 발생했다. 리먼 브라더스라는 대형 금융회사가 무너지고 전 세계가 혼란의 와중에 빠지는 동안 중국 경제는 혼자 튼튼한 것처럼 보였다. 엉터리 국제정치학과 경제학은 미국의 시대는 종말을 고하게 되었고, 중국식 경제체제가 패러다임이 될 새로운 세계, 즉 중국 패권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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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는 좋은 것이라는 단순 논리에 빠져 있는 이들에게 미국의 몰락·중국의 부상 등은 그다지 걱정하지 않아도 될 일이었다. 잘 먹고 잘살면 되지 사장님이 중국인이면 어떻고 미국인이면 어떻냐는 일부 세계화주의자들은 국가의 흥망과 관계없이 터무니 없는 부를 축적해 억만장자가 될 수 있었다. 아마존·구글·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화 시대의 수퍼 엘리트들은 미국이라는 국가의 존재를 자신들의 힘을 휘두르는 데 방해가 되는 피곤한 정치 체제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글로벌리스트들의 다문화주의·다인종주의·국경 허물기 등은 전통적인 국가를 파괴하는 데 일조했다. 오늘의 영국·프랑스·독일·캐나다는 더 이상 우리들이 알던 서구 문명을 유지하는 나라가 아니다. 미국도 그렇게 될 뻔했다. 이번에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지 못했다면 말이다.
 
세계화의 좋은 점만 강조되는 시대에 이러다간 미국이 망하게 될 것이라며 가장 빨리 경종을 울린 사람 중의 하나가 바로 트럼프였다. 트럼프는 2011년 간행된 ‘미국이 터프해져야 할 때(Time to Get Tough)’ 라는 책에서 더 이상의 세계화는 미국이라는 국가를 망치게 될 것이며, 세계화의 시대가 차이메리카를 불러오기는커녕 중국 패권의 시대·미국의 몰락 시대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미국의 글로벌리스트와 정치가들이 중국에 대해 아무리 좋은 말을 한다 해도 “중국은 미국의 적이다!(China is our Enemy!)”고 단언했다.
 
트럼프는 누구보다도 먼저 중국이 세계화의 파도를 활용해 더욱 막강한 국가가 되고 있는 동안 미국은 세계화의 파도 위에서 오히려 국가가 해체되고 있다는 사실을 간파했던 것이다. 트럼프의 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는 세계주의에 대한 국가주의의 도전장이며 중국의 부상에 대한 도전장이 되었다.
 
트럼프는 역사의 진행 방향을 거스르기 위해 직접 미국의 대통령이 되어야겠다고 결심했다. 대통령 출마의 변(辯)을 ‘불구가 된 미국’이라는 책에서 잘 요약해서 미국 국민들에게 제시했다. 다시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자고 호소한 것이다.
 
2016년 놀라운 승리를 거둔 트럼프는 미국을 강하게 만드는 방법은 궁극적으로 중국의 약화를 통해서 가능하다는 국제정치의 철칙에 충실했다. 2018년부터 본격화된 트럼프의 중국 주저앉히기 정책들은 중국 부상의 원동력을 차단하는 데 성공했다. 사실 중국은 공정한 게임을 벌이지 않았다. 트럼프가 보기에 중국은 반칙왕이었다. 트럼프는 반칙왕 중국의 등뼈를 분질러 버릴 작정이었다.
 
애석하게도 2020년 대선 이후 트럼프는 4년간 백악관을 비웠지만 지금 훨씬 강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중국 주저앉히기의 마지막 작업을 시작했다. 우선 파나마·그린랜드·멕시코·캐나다·이란 등 중국의 주변부를 먼저 건드리던 트럼프는 중국에서 제조된 선박들이 미국의 항구에 입항할 경우 최대 100만 달러까지 항만 사용료를 부과한다는 조치를 발동했다. 트럼프가 보기에 반칙이 만연한 중국의 산업 중 하나인 조선업에 칼을 대는 것이다.
 
중국 붕괴 작전이 본격적으로 가동되고 있다. 그동안 21세기는 중국의 시대라고 믿고 중국의 모든 것에 충성하던 사람들이 정신 차려야 할 시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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