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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대문 상권이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 과거 한국 의류 제조업의 중심지로 불렸던 동대문은 최근 상점들이 대거 문을 닫으며 공실률이 서울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온라인 쇼핑 확산과 중국산 저가 의류 공세로 상인들이 빠져나가면서 유동인구도 급감했다.
2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동대문 상권의 평균 공실률(중·대형 상가 기준)은 14.87%로 서울 평균(8.85%)보다 훨씬 높다. 특히 대형 의류 상가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굿모닝시티‧맥스타일 등 대표적인 쇼핑몰은 공실률이 80%에 달하고 일부 건물은 1층만 운영되는 실정이다. 매출이 급감하면서 관리비조차 내지 못하는 점포가 늘어나 전기 공급이 중단될 위기에 처한 곳도 있다. 한때 ‘국내 최대 패션산업단지’로 불리던 동대문은 원단부터 봉제까지 모든 제조 공정을 갖춘 곳이었다.
하지만 온라인 시장이 주류로 자리 잡으면서 오프라인 도소매업이 설 자리를 잃었다. 과거 동대문을 중심으로 움직이던 패션업체들은 이제 중국 공장에서 직접 의류를 제작하고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쿠팡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자연스럽게 신규 점포 유입도 줄어들면서 동대문 상권의 침체는 더욱 심화됐다.
서울시 상권분석에 따르면 동대문패션타운 관광특구 내 점포 수는 2021년 1만6137개에서 작년 1만3841개로 급감했다. 올해 들어 경기가 더 나빠진 점을 감안하면 점포 수 1만개 수준도 곧 붕괴될 상황이다.
중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신규 임차인을 찾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며 “기존 상인들도 온라인 판매로 전환하거나 업종을 바꾸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서울시는 ‘동대문 K-패션 브랜드 육성’ 사업을 추진해 상권 활성화를 위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단순한 브랜드 육성만으로는 동대문이 다시 살아나기 어렵다고 본다. 전문가들은 온라인 시장과 경쟁할 수 있는 차별화된 유통 구조 개편과 실질적인 창업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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