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앞 출입통제 논란… "경찰이 민주당 사설 경호대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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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이수정 ‘신원확인 안됐다’며 헌재 앞 입구서 막아

야당 재선 의원 출입에 90도 인사하며 호위무사 자처
자유우파 시민들 적극 통제, 종북좌파는 자유 통행
재선 출신 與원외 위원장 “매번 신분증 확인 하는 警”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3-28 09:42:29

▲이수정 국민의힘 수원시 정 당협위원장(왼쪽에서 세 번째)이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경찰에 출입이 불허되어 자신의 신분증을 확인하며 1인 릴레이시위를 위해 이곳을 찾았음을 확인 시켜주고 있는 모습이다. ⓒ스카이데일리

헌법재판소 앞에서 경찰이 정치인과 시민들의 출입을 통제하는 과정에서 형평성 논란이 불거졌다. 여당 인사와 보수 성향 시민들에게는 신원 확인과 출입 제한을 강하게 적용하면서도, 야당 의원들에게는 출입을 허용하고 심지어 호위까지 했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경찰이 민주당의 사설 경호대냐”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27일 오후 6시 20분쯤, 국민의힘 이수정 수원정 당협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탄핵반대당협위원장모임(탄반모)’의 릴레이 1인 시위를 위해 헌재 앞에 도착했다. 그러나 현장 경찰 5명은 “신원 확인이 필요하다”며 그의 출입을 막았다. 경찰은 “출입증 없이는 들어갈 수 없다”고 했고, 이 위원장이 “1인 시위를 하러 왔는데 출입증이 왜 필요하냐”고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위원장이 "나는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이며, 이미 여러 차례 이곳을 방문했다"고 설명했으나, 경찰은 “내부에 확인해야 한다”며 길을 막았다. 결국, 탄반모 하종대 언론홍보담당 부간사가 경찰 측과 연락한 뒤에야 고위급 경찰이 나와 출입을 허용했다.

탄반모 소속 한 재선 출신 국민의힘 원외위원장은 “불과 며칠 전 민주당 재선 의원이 같은 장소에서 시위를 하겠다고 방문했을 때, 경찰들이 90도로 인사하며 안내까지 해줬다”며 “국민의힘 인사는 무조건 저지하고 야당 정치인만 배려하는 것이 말이 되냐”고 비판했다. 해당 위원장은 "2주 넘게 헌재 앞에 올 때마다 신분증을 확인받았다"며 "출입 기준이 매번 달라진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현장에서는 "출입증을 목에 걸어야 한다", "사전 리스트에 이름이 있어야 한다" 등 경찰이 적용하는 기준이 제각각이라 현장에서 혼선이 계속되고 있다.

경찰의 출입 제한은 시민들에게도 불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날 오후, 윤 대통령 지지자인 A 씨는 사진을 찍었다는 이유로 경찰의 저지를 받았다. 그는 “경찰이 민주당과 진보당 지지자들에게는 아무런 제한을 두지 않으면서 우리에게만 불필요한 제약을 가한다”며 “누구를 위한 경찰이냐”고 반발했다. 한 시민은 태극기 배지를 패딩에 달고 헌재 앞을 지나가려다가 경찰의 제지를 받았다.

경찰이 그를 "윤 대통령 지지 집회 참여자로 보인다"며 출입을 막았다는 것이다.

또 다른 시민은 기자회견에 참여하려다 출입이 제한되자, "카페를 가겠다"고 둘러대야만 통과할 수 있었다. 그러나 경찰은 그가 실제로 카페에 가는지 따라다니며 확인했다. 그는 “범죄자 취급을 받는 기분”이라며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